솔리리스, 업린자, 엔스프링 등 시신경척수염 치료제 속속 등장
고가의 약값으로 환자 접근성 떨어져
솔리리스, 1년 치료비 약 5억 ... 엔스프링도 1년 약가 2억 5천만원 정도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희귀질환으로 알려진 시신경척수염(Neuromyelitis Optica) 치료제가 속속 개발되고 있지만 환자들이 접근하기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인다. 

시신경척수염은 데비크병(Devic's disease)이라고도 하는데, 시신경염과 횡단성 척수염이 급성으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신경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아쿠아포린 기능을 파괴하는 자가항체가 주된 병인이다.  

시신경과 척수의 염증으로 비가역적인 신경학적 손상, 시력저하, 시력상실을 유발해 시신경척수염스펙트럼장애(NMOSD, Neuromyelitis Optica Spectrum Disorder)라 불린다.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없어 고용량 스테로이드가 사용되고, 중증환자에게는 면역글로불린이나 혈장분리반출술을 시행하고 있다

FDA 첫 승인받은 솔리리스 

그런데 지난 2019년 6월 미국 알렉시온 파마슈티컬스사의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가 NMOSD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희망을 보이기 시작했다. 

솔리리스는 아쿠아포린-4항체(AQP4-IgG)에 양성인 NMOSD 환자를 대상으로 승인된 이 분야 첫 약물이다. 특히 C5 보체단백질(terminal complement protein)을 신속하게 저해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물은 PREVENT 연구에서 대조군보다 유의미하게 재발 위험을 감소시켰다. 48주 동안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솔라리스군은 입원한 상태로 약 35분 동안 정맥으로 투여받았고, 처음 일주일 동안은 4도즈, 이후에는 2주마다 유지요법을 받았다.

솔리리스는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과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PNH), 아세틸콜린수용체 항체 양성인 중근 근무력증 등 희귀질환에 처방되는 약물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승인받은 제품은 비엘라 바이오사의 업린자(성분명 이네빌리주맙)다. 정맥으로 투여하는 이 약물 역시 아쿠아포린-4항체 양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업린자는 항체를 생산하는 형질아세포 및 형질세포를 포함한 B세포의 표면에 발현하는 CD-19라는 단백질에 높은 친화성을 갖는 모노클로날항체 제제다. 즉 업린자가 CD-19에 결합해 이들 세포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것이다.

또 리툭시맙 또는 오크렐리주맙이 B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광범위하게 B 세포를 공격한다.  

N-MOmentum 연구로 명명된 임상시험에서 업린자는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NMOSD 재발 위험을 77% 감소시켰다. 부작용은 업린자군과 대조군이 비슷했다. 
 

다른 매커니즘을 가진 엔스프링 

세 번째로 승인받은 제품은 로슈의 엔스프링(성분명 사트랄리주맙)이다.

솔리리스와 업린자와 다른 매커니즘을 가진 약물로,  IL-6 수용체를 억제한다. 

엔스프링은 SAkuraStar와 SAkuraSky 등 두개의 무작위 대조군 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FDA 문턱을 넘었다. SAkuraStar에서는 96주 동안 임상 시험을 진행한 결과 엔스프링군이 무재발(relapse-free) 76.5%, 대조군 41.1%였다.

또 AQP4 항체 양성 NMOSD 환자들을 대상으로 면역 억제제 치료아 같이진행한 SAKuraSky 임상 3상에서 무재발률이 엔스프링군 91.1%, 대조군 56.6%로 나타났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환자, 의사 모두 울쌍

기대하던 NMOSD 치료제가 등장했지만 임상에서는 쉽게 처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비싼 가격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 Bruce Cree 박사는 "솔리리스는 효능 측면에서 봤을 때 최고의 치료법이지만 1년 동안 약값이 5억 4000만원 정도는 환자에게 너무 큰 부담"이라며 "2주마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도 환자에겐 어려움 점"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승인받은 엔스프링과 업린자 또한 매우 비싼 가격 때문에 사용에 제한이 있다"며 "아직 제3자 지불기간의 의약품 목록 리스트에 올라가지 못했고, 앞선 의료기관으로 알려진 캘리포니아대학 메디컬센터에서조차 치료 과정(treatment pathways)이 개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솔리리스보다 저렴하지만 엔스프링 가격도 만만치 않다. 15회 복용량이 필요한 첫 해엔 약 2억 5천만원, 13회 복용량이 필요한 다음 해에는 2억 1000만원 정도다.

미국 메사추세추병원 시신경척수염센터 Michael Levy 박사는 이들 세 가지 약물의 효능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임상시험은 세 가지 약물 중 하나를 사용해 시신경척수염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헤드투헤드 임상시험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Levy 박사는 "FDA는 더 이상 실험군 대조군 임상시험을 컨펌하지 않을 것"이라며 "시신경척수염에 대한 원인 등을 알고 있어 앞으로는 연구실에서 면역내성유도치료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솔리리스는 한독이 올해 7월부터 판매를 하고 있고, 엔스프링은 식약처 허가를 받고 있는 중으로 내년 상반기 정도에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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