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암젠·로슈, M&A 체결...'신약 개발' 선언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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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글로벌 제약업계가 신약 개발 트렌드에 발맞춰 인수합병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 투자로 각자 자신들에게 부족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며 글로벌 트렌드로 여겨지는 영역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길리어드·암젠, 면역질환 분야 파이프라인 강화

길리어드와 암젠은 새로운 기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길리어드는 신약 벤처 미로바이오를 현금 4억 500만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미로바이오의 자가면역질환 관련 표적을 발굴할 수 있는 플랫폼과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 전체를 확보하게 됐다.

그동안 길리어드는 자가면역질환 영역에서 좋지 않은 성과를 보였다.

JAK 억제제 필고티닙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에 실패했고, 다양한 적응증으로 개발 중인 IRAK4 저해제는 부작용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커스와 개발 중이던 CD37 억제제 개발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후보물질은 BTLA 작용제인 MB272다. BM272는 T, B 수지상세포를 표적해 활성화를 억제하고 염증성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현재 임상1상을 통해 안전성 입증에 돌입한 상태다.

PD-1, CTLA-4와 유사한 성질을 지닌 BTLA는 새로운 표적 중 하나로,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5개에 불과하다. 주요 경쟁약물은 일라이 릴리의 LY3361237이다. 건선과 전신 홍반성 루프스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로바이오의 I-ReSToRE 플랫폼도 주목받는다. 업계는 길리어드가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자가면역질환 후보물질을 보완하거나 새로운 후보물질 발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암젠은 케모센트릭스를 총 37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번 인수는 오는 2025~2030년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 오테즐라(아프레미라스트) 등 자가면역질환 핵심 품목의 특허만료를 앞두고 성장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테모센트릭스의 유일한 승인 약물인 타브네오스는 경구용 C5aR 억제제로, 작년 FDA로부터 희귀면역질환인 ANCA 관련 혈관염에 첫 보조요법으로 승인됐다.

ANCA 관련 혈관염은 소혈관염증이 있는 다기관 자가면역질환 그룹을 지칭하는 용어다. 대표적으로 육아종증 다발혈관염, 현미경적다발혈관염 등이 있다.

현재 케모센트릭스는 타브네오스를 화농성한선염, C3 사구체병증을 대상으로 임상2상에서 실패했지만, 설계를 변경해 후속 연구 진행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 전임상 단계에서는 PD-L1 저해제 CCX559, 임상1상 단계에서는 궤양성대장염 대상 CCR9 저해제 CCX507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암젠은 "이번 인수로 염증 및 신장질환분야에 ANCA 혈관염에 대한 약물인 타브네오스를 추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달라진 로슈, CAR-T 사들여

그동안 세포 치료제에 시큰둥한 반응이었던 로슈도 변화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어댑티뮨 테라퓨틱스를 통해 TRC-T세포 치료제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최근에는 포세이다 테라퓨틱스와 혈액암을 타깃한 동종유래 CAR-T 치료제를 개발하는 라이선스딜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로슈는 포세이다의 P-BCMA-ALLO1을 비롯한 다양한 CAR-T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게 됐다.

계약 규모는 최대 1억 100만달러, 장기 성과에 따라 이 규모는 최대 60억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

현재 포세이다는 CAR-T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초기 단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포세이다는 추가 개발 및 상업화를 위한 임상1상을 진행하고, 로슈는 이후 모든 후보물질의 후기 임상 개발과 글로벌 상업화를 단독으로 책임진다.

양사는 CAR-T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향상을 위해 자가유래 세포가 아닌 동종유래 세포를 기반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CAR-T 치료제의 고질적인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CAR-T 치료제인 예스카타와 킴리아는 환자에게서 세포를 추출, 약물을 제조하는데까지 빠르면 3주가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약가 역시 초고가로 책정돼 환자 접근성은 여전히 떨어지는 상태다. 때문에 '원샷' 치료제라는 기대와 달리 판매량과 매출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로슈는 "포세이다의 차별화된 플랫폼은 차세대 CAR-T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파트너십의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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