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 병원단위 PBM 지침서 발간
박종훈 병원장, 적정수혈 한국 의료 시대정신 강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6일 병원단위의 환자혈액관리 지침서인 '병원차원의 적정수혈 길잡이'를 발간하고, 기념식을 개최했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6일 병원단위의 환자혈액관리 지침서인 '병원차원의 적정수혈 길잡이'를 발간하고, 기념식을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인구구조 고령화로 인한 헌혈 수급이 빨간불이 켜지면서 환자혈액관리((Patient Blood Management, PBM)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최초로 병원단위 차원의 환자혈액관리 지침서가 발간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26일 병원단위 환자혈액관리 지침서인 '병원차원의 적정수혈 길잡이'를 발간하고 기념식을 가졌다.

이번에 발간된 지침서는 의료진용으로 제작됐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최초로 발간된 병원단위의 환자혈액관리 지침서다.

각 진료과별 세분화된 지침과 함께 아시아 최초로 병원단위 환자혈액관리를 실현한 고려대 안암병원의 경험과 증례를 담아, 적정수혈을 도입하려는 병원의 전반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됐다.

26일 기념식에서 박종훈 병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감개무량하다"며 "2012년 처음으로 적정수혈 개념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2013년 적정수혈을 나부터 시작해 우리 병원으로 확산시키자는 생각을 가져 벌써 8년이 지났다"며 "우리 병원이 완벽한 PBM을 구현했다고 할 수 없지만, 국내를 넘어 아시아에서 선도적으로 PBM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려대 안암병원은 한국의료의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병원이 돼야 한다"며 "적정수혈은 코로나19 시점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한국 의료가 지향해야 하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 고려대 안암병원의 방향"이라고 역설했다.

박 원장은 "PBM의 개념이 국내와 아시아에는 조금 늦게 도입됐으며, 기존 관습을 버리고 병원단위에서 실현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번 지침서 발간으로 많은 병원들이 환자혈액관리 도입에 도움을 주고, 선진국형 PBM 모델이 한국의료에 빠른 시간 내 정착하는데 초석으로 쓰이길 바라며, 국민들의 건강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이번 적정수혈 길잡이발간은 안암병원이 적정수혈의 표이 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 안암병원에서 환자혈액관리와 관련된 많은 연구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정재승 무수혈센터장은 "인구구조의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혈액은 점점 더 부족해질 것"이라며 "병원차원의 환자혈액관리를 통한 적정수혈로 소중한 혈액을 아끼고 과도한 수혈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안암병원이 발간한 이번 길잡이는 안암병원의 환자혈액관리를 위한 활동 성과 및 방향과 진료분야별 가이드로 구성됐다.

안암병원의 활성성과는 △시대정신으로서의 적정수혈 관리와 의료인의 책무(정형외과 박종훈 교수) △혈액성분제제 수혈의 적정성 평가를 위한 알고리즘 개발(진단검사의학과 김대원·남영현 교수) △병원 단위 PBM의 해외 사례를 통한 노하우 습득(산부인과 안기훈 교수) △원내 최소 수혈 문화 구축을 위한 시작:최소 수혈 워크샵(종양혈액내과 박경화 교수) △고려대 안암병원 무수혈센터 소개 및 의료진 교육(흉부외과 정재승) △변화하는 국가 정책에 병원 차원에서 대비하기 위한 고려대 안암병원 환자혈액관리 심포지엄(마취통증의학과 신현주 교수)등이 수록됐다.

또, 각 진료 분야별 가이드는 △혈액내과(박용·이병현 교수) △마취통증의학과(신현주 교수) △정형외과(박종훈·장우영·한승범·신균호·박시영·강태욱 교수) △심장수술(정재승 교수) △산과(안기훈 교수) △신경외과(박경재 교수) △두경부외과(백승국 교수) △상부위장관(강기원·권영근 교수) △중환자(이재명 교수) △패혈증(김종훈 교수) △심혈관질환(김미나·박재형·박성미 교수) △종양내과(박경화 교수) △만성 콩팥병 및 신장내과(김명규 교수) △소화기내과:위장관(금보라 교수) 등에서 적정수혈을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 고려대 안암병원은 2018년 10월  최소수혈외과병원의 준비를 위해 무수혈센터를 개소했다.
무수혈센터는 각 진료부서와 지원부서 등 다양한 파트의 협력으로 이뤄지며, 체계적인 환자혈액관리를 목표로 운영된 후 전 병원으로 확대돼 병원이 최소수혈외과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디딤돌이 됐다.

현재 고려대 안암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기준이 헤모글로빈 수치 7을 적용하고 있으며, 전 병원에 걸쳐 적정수혈률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 내부시스템 구축 등 적극적인 제도 마련과 주요 진료과 컨퍼런스, 신입 의료진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최소수혈외과병원의 기반을 다져왔다.

안암병원은 이미 수혈에 대한 위험성과 가이드라인에 맞게 이뤄지던 관행적 수혈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2013년부터 수혈관리프로그램을 구축하며, 혈액관리에 힘써왔다.

수혈관리프로그램은 의료진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수혈가이드라인을 확인해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혈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정형외과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 결과, 2012년 환자 1만명당 수혈량은 157.5유닛에서 2018년 76.4유닛으로 수혈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안암병원 전체 외래 및 입원환자의 적혈구 수혈 적정률은 2018년 평균 37.5%였으며, 무수혈센터를 개소한 뒤 2019년 평균은 62%로 상승했다.
병원 전체에 무수혈/최소수혈을 적용해 2020년 평균 적정률 80.2%로 크게 상승시켰다.

또, 수술 난이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는 무릎인공관절 치환술에서의 수혈률은 2011년 46%였지만, 2019년에는 3.8%로 12분의 1 순으로 줄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슬관절 치환술에서 수혈률은 7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안암병원의 수혈률과 20배 이상 차이를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