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인암에서 환자혈액관리 및 임상 적용'을 주제로 온라인 좌담회가 개최됐다. 이번 좌담회에서는 김재원 교수(서울의대)가 좌장을 맡았고, 김미선 교수(차의과대)의 강연 후 여러 증례 발표가 진행됐다. 이후 서동훈 교수(서울의대)가 환자혈액관리의 현주소를 고찰했고 발전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본지는 이날의 강연내용을 요약·정리했다.

좌장: 김재원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강연 및 토론: 김미선 차의과대 교수(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태훈 서울의대 교수(보라매병원 산부인과), 서동훈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이신화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이유영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정윤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 임명철 교수(국립암센터 산부인과)

부인암에서 환자혈액관리와 대한산부인과학회 공식입장
-김미선 차의과대 교수(강남차병원 산부인과)

환자혈액관리의 개념
환자혈액관리(patient blood management, PBM)란 첫 번째, 혈색소 수치 유지뿐만이 아닌 red blood cell (RBC) mass의 최적화, 두 번째는 출혈을 줄이는 노력, 세 번째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physiological reserve를 회복시키고 최적화된 상태를 유지시켜주는 것까지 통칭하는 내과적, 외과적 접근 방식을 의미한다.

이미 10년 전 WHO에서는 PBM에 대한 성명을 발표했고, 호주에서 이를 국가적으로 시행해 6년 후 사망, 감염, 빈혈, 입원기간이 모두 유의하게 감소했다는 결과를 보고했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0년 10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병원별로 수혈적정성 평가를 시행하는 등 PBM 관련 활동들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 추후 평가지표와 모니터링 지표를 통한 수혈적정성 평가 결과가 발표되면 주요하게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부인암의 PBM 학회 공식입장 
대한산부인과학회-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는 부인암 환자의 보다 나은 환자 관리를 위해, 부인암 환자 혈액관리에 관한 누적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전후 및 항암치료 시 빈혈교정에 대해 2020년 9월 27일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에서 부인암 PBM에 관한 학회 공식입장(position statement)을 발표했다. 수술 환자와 항암치료 환자로 구분하여 임상에서 PBM을 시행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부인암에서의 환자혈액관리 증례 발표
 증례 1  
항암치료를 받는 재발성 난소암 환자에서 철분주사제를 이용한 빈혈 치료 
- 이정윤 교수

대상환자:  54세 4B 등급의 난소암 환자(BRCA wild type)
치료 및 결과: 2019년 6월에 1차 종양감축술 후 paclitaxel+carboplatin+bevaciz-umab±olaparib±durvalumab 투여. 항암치료 후 7개월 만에 재발. 항암치료 중 빈혈이 발생했는데, 수혈 거부감으로 인해 철분주사제 투여.

항암 1차 치료- Cycle 3에서 혈색소 수치가 8.4 g/dL까지 떨어져 철분주사제 1회 투여. 1주 후 혈색소 수치 11.6 g/dL로 회복. Cycle 6에서 다시 혈색소 수치가 8.8 g/dL로 떨어져 철분주사제 1회 투여. 약 10일 후 혈색소 수치 10.6 g/dL로 회복. 

항암 3차 치료- Cycle 1에서 빈혈이 발생해 철분주사제로 교정. 

고찰: 수혈을 꺼려하는 환자의 항암치료 중 발생한 빈혈에 대해 혈색소 및 철분수치에 따라 철분주사제를 투여하면서 수혈 없이 항암 요법 유지 및 빈혈 교정이 가능하다. 

 증례 2 
난소절제술 또는 항암치료를 받은 난소암 환자의 빈혈률 및 치료
- 김태훈 교수

대상환자: 78세 난소암/폐암 환자(점액성, BRCA wild type)
치료 및 결과: 항암치료 중 혈색소 수치가 7 g/dL 정도로 떨어져 RBC 수혈 실시. 수혈 이후 심부정맥혈전증 발생.

고찰: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약 1년간 빈혈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수술 전 환자에서는 약 57%, 항암치료 전 환자에서는 66.7%에서 빈혈이 있었다. 이 중 철결핍을 추가 검사한 경우는 각각 12.5%, 20%뿐이었다. 

환자들의 절반 정도에서 수혈을 실시했는데, 수혈받은 환자의 상당수가 혈전증이 발생했다. 만약 적극적인 빈혈 및 철결핍 교정으로 수혈 대신 철분주사제를 사용했더라면 심부정맥혈전증을 피할 가능성이 높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증례 3 
항암치료를 받는 자궁경부암 재발 환자에서 ESA, 수혈 치료
- 이신화 교수

대상환자: 41세 자궁경부암 IIB

치료 및 결과: 동시화학방사선요법(CCRT) 실시 후 재발해 항암치료 실시. 혈색소 수치가 9.2 g/dL로 떨어져 ESA 제제 투여했으나 혈색소 수치가 회복되지 않고 7.2 g/dL로 떨어져 ESA+RBC 수혈 실시.

고찰: 항암치료에 의한 빈혈에는 ESA 처방이 일반적이었는데, 최근 학회 공식입장에 따라 수혈 전 철분주사제를 먼저 고려해볼 수 있겠다. 

 증례 4 
Neoadjuvant chemotherapy를 받는 난소암 환자에서 수혈 치료  
이유영 교수

대상환자: 62세 난소암 환자

치료 및 결과: 정밀검사에서 혈색소 수치가 10.2 g/dL였지만, 진단적 복강경 후 neoadjuvant chemotherapy 전 혈색소 수치가 9.4 g/dL로 떨어져 수혈 실시.

고찰: PBM 관점에서 철분 평가가 중요한데, 현재 병원의 혈액검사 기본 항목에 철분이 포함되지 않는다. ESA의 경우 tumor growth 영향 등의 부정적인 보고가 많아 ESA보다는 수혈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에는 PBM 개념을 바탕으로 임상에서 학회 공식입장을 적용해 및 철결핍 진단 및 교정을 통해 수혈을 줄여 볼 수 있겠다.


   Discussion  
# 암환자의 Serum Ferritin 해석
이정윤: 암환자에서 ferritin이 높은 경우가 많다고 하셨는데, 이러한 경우 철분주사제 투여 시 문제가 없습니까?

김태훈: Ferritin은 염증 마커로도 작용해, 암환자에서는 TSAT (transferrin saturation rate)는 낮으면서 ferritin이 증가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임명철: 이는 암과 관련된 ferritin이 증가하는 것이므로 ferritin 외 다른 수치들을 확인하여 투여하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암환자의 빈혈 치료
이유영: 항암치료 환자에서 수혈을 진행하면서 철분도 동시에 보충해주는 방법은 어떠합니까?

김미선: 암환자에서 급성으로 빈혈 교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수혈을 먼저 진행하고 이후에는 철분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면서 환자의 reserve 자체를 회복시켜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서동훈: PAPR 억제제를 투여하는 난소암 환자는 치료간격이 긴 편인데, 1-2개월 후 혈색소 수치가 5-6 g/dL로 떨어져 내원하는 경우에는 어떻게 치료합니까?

임명철: 혈색소 수치가 너무 낮게 떨어지지 않게 미리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증 철결핍인 경우에는 철분을 보충해주면 빠르게 혈색소 수치가 상승합니다. 환자의 거주지가 먼 경우 지역병원에서 1-2주 후 CBC를 검사하여 철분주사제를 투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메타분석에 의하면 수혈에 따른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필요에 따라서 ESA를 투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암종이나 질환의 상태 등 임상적인 환경에 따라서 유의하여 사용해야겠습니다. 
 
# 수혈적정성 평가
김재원: 최근 시행 중인 수혈적정성 평가의 목적은 수혈을 줄이는 데 있습니까?

임명철: 수혈을 줄이고, 수혈을 하더라도 가급적 성분 수혈을 하는 등 최적의 방법으로 수혈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수혈은 수혈 자체의 negative outcome뿐만 아니라 주사실에서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큰 스트레스이므로 여러 면에서 수혈을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PBM으로 인식 전환
서동훈: PBM이나 save blood에 대한 이점들은 이미 많은  문헌들을 통해 명확하게 밝혀져 있습니다. 다만 산부인과에서는 산모의 긴급한 상황들로 인해 '혈액관리'가 곧 'RBC 관리'로 인식돼 있어 수혈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PBM을 처음 접했을 때는 철결핍 검사와 교정을 적극적으로 하기도 했지만 유지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실제 임상에서 시간을 뺏기며 또 다른 노력이 들어가야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2015년 Nature에 발표된 'Save Blood, Save Lives' 논문에서도 의료계에서 수혈을 줄이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문헌을 포함한 최근 여러 문헌들을 통해 혈액관리에 대한 객관적인 결과들이 증명됐고, 이를 바탕으로 부인암에서의 PBM에 관한 학회 공식입장도 발표됐습니다. 형식적인 권고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 자리를 통해 논의하고 공부하면서 혈액관리에 관한 인식을 바꿔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재원: 2019년 PBM 개념을 접하고 단순한 빈혈 관리가 아닌 환자 혈액을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많은 데이터들을 통해 PBM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후 2020년에 대한산부인과학회에서 부인암에서의 PBM에 관한 학회 공식입장이 발표됐는데, PBM 및 학회 공식입장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실제 임상에서 PBM을 손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tool을 개발하는 등 편의성을 높이는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정리·메디칼라이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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