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모글로빈 7 이하면 무조건 수혈? “불안해 말고 경험 쌓아라”
헤모글로빈 7 이하면 무조건 수혈? “불안해 말고 경험 쌓아라”
  • 박선재 기자
  • 승인 2020.01.13 06: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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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혈대체학회 이정재 회장
"고민 없이 수혈하는 건 관행일 뿐...공부하고 경험 쌓이면 적정수혈 가능"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우리나라 적정수혈 치료의 최전방에 있는 순천향대 서울병원. 2000년 3월 무수혈센터를 개소한 이후 무수혈 수술과 치료의 중요성을 전국에 알려온 선두주자다. 지난해 1월 무수혈센터를 무수혈 및 환자혈액관리센터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이정재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순천향대서울병원 이정재 교수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여호와증인을 위한 무수혈치료에서부터 적정수혈에 이르기까지 이 분야에 천착해온 대한수혈대체학회 이정재 회장(무수혈 및 환자혈액관리센터장)을 만나 우리나라 적정수혈에 대한 해결책을 물었다.

- 적정수혈이 병원에 안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적정수혈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의사 교육이 필요하다. 인간은 알아야 실천할 수 있다. 적정수혈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의대에서는 적정수혈에 대해 거의 교육하지 않았다. 그래서 적정수혈은 외면받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의대 커리큘럼에 적정수혈 관련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순천향의대는 2020년부터 커리큘럼에 관련 내용을 포함했다.

- 심평원이 5월경 슬관절치환술에 대한 수혈 적정성 평가에 들어간다. 이것이 적정수혈을 위한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나?

지난해 슬관절치환술을 하는 10개 병원에서 수혈 평가를 했다. 그 결과 차이가 너무 심했다. 이것이 우리 현실이다. 정부가 평가를 시작하면 적정수혈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정부 평가가 없어 적정수혈의 안착이 더뎠던 것은 사실이다. 

영국은 혈액을 적절하게 처방했는지, 안전하게 투여했는지, 수혈가이드라인에서 벗어난 투여로 환자 손상 가능성이 있었는지 평가한다. 평가 결과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NHS 병원들의 질평가보고서에 반영한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또 치료질관리위원회 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평가에 참여하는 병원들은 NHS Resoultion으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그 결과 영국은 수혈이 많이 감소했다.  

- 지난해 혈액관리법이 개정된 것도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하나?    

적정수혈에 꽤 도움이 되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법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장은 수혈관리위원회와 수혈관리실을 설치하고 혈액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인력을 두도록 했다. 혈액을 관리하는 전담 인력 1명을 두도록 법으로 정한 것은 큰 진전이라 생각한다.

- 적정수혈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로 의사들의 심리적 거부감도 있지 않나? 

물론이다. 오래전 예방적 항생제 투여를 시작할 때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예방적 항생제 투여는 근거가 있음에도 의사들은 강한 거부감을 표현했다. 적정수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환자의 상태가 조금만 나빠지면 의사들이 심리적 고통을 참지 못해 불안해할 것이다. 하지만 적정수혈이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본다.

- 수혈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헤모글로빈 7 이하일 때 수혈하도록 돼 있다.  

의사들은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가 7 이하로 떨어지면 불안해한다. 하지만 헤모글로빈 7은 절대적인 수치가 아니다. 헤모글로빈 7일 때 고민하지 않고 수혈하는 것은 관습적일 수 있다. 경험이 쌓이면 헤모글로빈 7 이하더라도 반드시 수혈이 필요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물론 적정수혈에 대한 공부와 경험이 쌓여야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무수혈 및 환자혈액관리센터는 수혈을 우려하는 환자들에게 동의서를 받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순천향대 서울병원 무수혈 및 환자혈액관리센터는 수혈을 우려하는 환자들에게 동의서를 받고 있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 순천향대 서울병원에서 수혈을 최소화하기 위해 어떤 실천을 하고 있나? 

수술 전 응급수술이 아니면 4~6주 전부터 수술에 적합한 건강상태가 되도록 준비한다. 경구용이나 정맥 철분제나 조혈제 등을 처방한다. 특히 현재 혈액량 및 헤모글로빈 수준에 근거해 예상되는 실혈량을 최소화하고, 헤모글로빈 수준을 정한다.

수술 중에는 최소침습수술을 하고, 지혈제와 지혈기구를 사용한다. 이 외에도 급성동량 혈액희석법과 적혈구채집기(혈구회수법)를 사용한다. 수술 후에는 빈혈로 인한 합병증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해 집중관찰하고, 과별로 적정수혈 경험이 있는 교수들로 구성된 다학제진료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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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니 2020-07-31 00:44:46
건강관리 잘하세요

김혜숙 2020-03-18 15:39:18
아저씨가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