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원외 처방액 현황…국내 제품 처방규모 1934억원
전년 대비 성장률, 국내사 고성장-글로벌사 마이너스 성장
처방액규모·증감률·시장점유율 모두 국내사 위주로 재편

ⓒ메디칼업저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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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위식도역류질환(GERD) 치료제 시장이 국내 제약사 제품 위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제품 처방액 점유율이 60%를 넘어섰고, 성장률 면에서도 글로벌사에 비해 압도적인 것. 더욱이 새로운 제제의 치료제 출시도 예고돼 있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의 'K'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20년 전체 3000억원 시장의 63.2%가 국내사 제품
케이캡 필두로 에소메졸, 에스원엠프, 놀텍 등도 고성장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20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전체 시장 규모는 3058억원으로, 2019년 2603억원보다 17.5% 성장했다.

3058억원 중 63.2%인 1934억원이 국내 제약사 제품이며, 이는 전년(2019년) 점유율 54.6%에서 약 8.6%p 상승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HK이노엔의 P-CAB 제제인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을 필두로 한미약품 에소메졸(에스오메프라졸스트론튬사수화물), 대원제약 에스원엠프(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 일양약품 놀텍(일라프라졸) 등 국내 제품의 눈부신 선전이다.

국내 제약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는 라베원(라베프라졸나트륨)을 제외하고 대부분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특히, 치료제별로 처방액 자체의 절대 규모와 시장 점유율 등 모든 지표가 동반 상승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우선 케이캡은 블록버스터 약물답게 2019년 3월 출시 이후 프로톤펌프억제제(PPI) 계열 치료제들을 빠르게 제치고 존재감을 뽐냈다.

실제로 2020년 한 해 동안 725억원의 원외 처방액을 기록, 단숨에 시장 1위로 등극했을 뿐만 아니라 처방액 증감률과 시장 점유율도 다른 제품에 비해 특출했다.

케이캡의 원외 처방액 시장 점유율은 23.7%로, 2019년 11.4%에서 12.3%p 늘었으며 증감률은 전년 대비 증감률은 143.3%를 보여 집계 대상 11개 제품 중 으뜸이다.

한미약품의 에소메졸은 전년 361억원에서 12.5% 성장해 406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시장 점유율은 13.3%로 2019년에 이어 13%대를 유지했고, 처방액 증감률은 3위에 랭크됐다.

주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처방액 현황.

처방액 증감률 2위는 202억원이 처방된 대원제약의 에스원엠프로, 2019년 177억원에서 14.1% 성장했다. 

에스원엠프의 처방액 순위는 전년에 비해 한 단계 올랐고, 시장 점유율은 6.8%에서 소폭 하락한 6.6%(-0.2%p)를 보였다.

일동제약의 라비에트(라베프라졸나트륨)와 일양약품의 놀텍이 그 뒤를 잇고 있는데, 처방액 규모는 놀텍(352억원)이 라비에트(160억원)의 위에 있지만, 처방액 증감률은 놀텍(8.0%, 5위)보다 라비에트(11.1%, 4위)가 높다.

시장 점유율로 보면 놀텍이 11.5%로, 라비에트(5.2%)보다 2배가량 덩치가 크다.

국내 제약사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중 유일하게 감소세에 놓인 것은 HK이노엔의 라베원이다.

PPI 계열인 라베원은 처방액 규모가 100억원 이하(89억원)로 내려앉았고, 증감률(-22.6%)과 시장 점유율(2.9%)도 최하위권이다. 이는 케이캡의 출시 및 성장으로 인한 상대적인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글로벌사 제품, 넥시움 제외 마이너스 성장
시장 점유율도 2019년에 비해 모두 하락

반면, 글로벌 제약사 제품은 국내사의 이 같은 잔치 분위기에 함께 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나마 아스트라제네카의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이 2019년 417억원에서 2020년 446억원으로 7.0% 처방액이 늘어 간신히 체면치레 했을 뿐, 나머지 글로벌 제약사 제품은 증감률과 시장 점유율 모두 하락세에 놓였다.

다케다의 △란스톤LFDT(란소프라졸) △덱실란트(덱스란소프라졸) △판토톡(판토프라졸)의 처방액이 동반 하락했는데(란스톤LFDT 296억원→287억원, 덱실란트 178억원→151억원, 판토록 158억원→149억원), 이들의 증감률은 각각 -3.0%, -15.2%, -11.4%에 불과하다.

얀센의 파리에트(라베프라졸나트륨)도 전년 133억원 대비 24.8% 하락한 100억원대 처방액에 머물러 마이너스 성장했다.

란스톤LFDT, 덱실란트, 판토록, 파리에트의 처방액 시장 점유율은 각각 2.0%p(11.4%→9.4%), 1.9%p(6.8%→4.9%), 1.5%p(6.1%→4.6%), 1.8%p(5.1%→3.3%) 하락했으며, 유일하게 처방액이 소폭 상승한 넥시움마저 16.0%에서 14.6%로 1.4%p 떨어졌다.

결국, 국내사 제품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처방액 규모와 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넓히고 있지만 글로벌사 제품은 이와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정리할 수 있다.

한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국내 제약사 제품의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한미약품이 최근 에스오메프라졸 제제의 반감기를 늘린 에소메졸디알서방캡슐(에스오메프라졸마그네슘삼수화물) 20mg과 40mg을 출시하면서 에소메졸 패밀리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현재 허가된 PPI 계열 치료제 중 반감기가 연장된 약물은 다케다의 덱실란트디알이 유일하며, 에소메졸디알이 빠르게 정착한다면 국내 제약사 제품의 시장 영향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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