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고원진 소화기내과 교수

인하대병원 고원진 교수(소화기내과) ⓒ고민수 기자
인하대병원 고원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우리나라 비만 인구 증가에 따라 소화기질환도 증가하고 있는데, 소화기질환 중 가슴쓰림 증상으로 나타나는 '역류성식도염' 관리법이 주목된다. 

역류성식도염은 가슴이 타는 느낌 등 흉부 통증·불편함이 주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생활습관 교정부터 약물치료와 시술·수술 치료까지 이어진다. 

인하대병원 고원진 교수(소화기내과)는 역류성식도염 예방뿐만 아니라 진단과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설명했다. 

- 위식도역류질환(GERD)과 역류성식도염(reflux esophagitis) 차이는.
두 용어는 혼합돼 사용되지만, GERD는 위액을 비롯한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발생하는 모든 질환을 의미하기 때문에 보다 포괄적이다.

미란 등 내시경에서 관찰 가능한 염증이 발생한 상태는 '역류성식도염' 또는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erosive GERD)'으로 정의된다.

두 질환의 발생 원인은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되면서 가슴 부위에 위치한 식도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며, 대표적인 증상은 목과 명치 사이 발생하는 가슴답답함과 가슴쓰림 등이다. 

주로 술, 고지방식, 커피, 콜라, 토마토, 초콜릿 등 식도근육의 힘을 약화하는 음식을 섭취한 후 나타난다.

- 역류성식도염 예방·진단·치료법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역류성식도염을 예방할 수 있다. 즉 체중관리,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이 가장 이상적인 역류성식도염 관리법이다. 

체중관리는 우선 본인 키에서 100을 빼면 최소 유지해야 하는 체중을 계산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동일하다. 

두 번째는 식습관이다. 우리나라는 빨리 먹는 성향이 있지만 이는 건강을 해치는 식습관이다. 꼭꼭 씹어 천천히 먹고, 먹은 이후 2시간 이상 눕지 않아야 한다. 

그래도 불편하면 병원에서 원인을 찾고 치료를 받는다. 환자가 가슴쓰림, 역류 증상 등 역류성식도염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으면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주의할 점은 우리나라는 헬리코박터균 등에 의한 만성위염도 흔하기 때문에 정확히 진단받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GERD는 과거 내시경으로만 진단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식도산도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간단하고 부작용 없는 '위산억제제 검사(PPI Test)'를 시행할 수 있다. 

- 약물치료에 사용되는 'PPI'와 'P-CAB' 차이점은.
두 약물은 모두 위산 분비의 최종단계를 억제하는 위산분비 억제제다. PPI는 히스타민-2 차단제(H2RA)와 함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위산 분비 억제제로, PPI는 H2RA보다 작용 시간이 길고, 더 강력하게 위산을 억제해 많이 처방된다. 

PPI 치료에도 효과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강력한 증상 완화제 P-CAB을 사용할 수 있다. 

P-CAB은 새로운 기전의 위산분비 억제제로, 빠르게 작용하고 지속시간이 길어 강력한 위산분비 억제효과가 있다. 또한 식사와 관계없이 투여 가능해 최근 임상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고원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고원진 교수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 증상 완화 넘어 위산 역류를 막는 시술·수술법은. 
약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지만, 역류를 막을 수는 없어 역류 자체를 줄이는 시술·수술도 필요하다. 

최근 국제학술지 NEJM에 게재된 연구는 약물 사용에도 불구하고 가슴쓰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역류 차단 수술을 시행하면 환자의 증상이 개선,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또한 '스트레타(Stretta)' 시술은 식도근육을 강화해 위산역류를 막아주고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스트레타는 전 세계적으로 허가받은 재생의료기기로, 미국에서 약 20년 전 개발됐다. 

스트레타는 내시경실에서 고주파를 전달하는 장치로 약해진 근육에 자극을 줌으로써 근육 재생을 도와 위산역류를 막는 치료법이다. 

이는 시술 과정 합병증 위험이 낮고 소요 시간도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고가이며 재발 위험이 있다. 또한 시술 경험이 많은 의사로부터 치료받아야 한다.

국내는 비용 문제로 도입이 늦어졌지만, 스트레타는 지난 2018년 허가됐고 인하대병원은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최초로 언제든 시술할 수 있도록 장비를 구매했다.

- 내시경 시술로 역류성식도염 치료가 가능하다는데.
수술은 침습적이고 스트레타는 비용 부담이 큰 단점이 있다. 이런 장단점을 고려해서 현재 다른 교수들과 함께 내시경 시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내시경 시술을 통해 위·식도 접합부 협착으로 역류를 줄이는 시술을 개발하고 있고, 최근 Surgical Endoscopy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물 사용에도 가슴쓰림을 호소하던 환자 75% 이상에서 효과가 있었다. 

따라서 올해 신의료 등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새롭게 도입되는 내시경 시술은 역류성식도염 증상으로 힘들어하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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