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 김성국 교수(소화기내과) 인터뷰

경북대병원 김성국 교수(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경북대병원 김성국 교수(소화기내과) ⓒ메디칼업저버 고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속쓰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위식도역류질환(GERD)은 국내에서도 흔한 질환이 됐다. 

이 중에서도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같은 약물로 치료가 안되는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은 관리하기 더욱 까다로워 환자의 고통을 가중시킨다.

경북대병원 김성국 교수(소화기내과)는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선 단순히 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카페인 섭취 등 생활습관을 함께 교정해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약물 치료에서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차단제(P-CAB)가 PPI의 기존 단점을 보완해 또다른 치료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위식도역류질환(GERD)의 증상과 원인은.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가슴이 화끈거린다, 신물이 올라온다, 열이 난다는 표현으로 위산 역류증상을 호소한다. 가장 큰 원인은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돼 식도로 올라오기 때문이다.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 조임근(괄약근)과 횡격막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열공탈장이 생긴 경우 위식도역류질환이 발생한다. 또한 유독 예민한 환자는 같은 양의 위산이 분비돼도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비만이거나 임신한 경우에는 복압과 내장지방이 위를 압박하기 때문에 위산이 식도로 올라가게 되고, 스트레스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은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워낙 많아 약국에서 환자들이 의사 처방 없이도 약을 살 수 있도록 했다. 

또 표준용량의 절반이 담긴 일반의약품을 편의점에서 구하기도 한다. 식생활이 바뀌면서 우리나라도 비슷한 추세로 환자가 늘고 있고, 유병률은 보통 5~10%로 본다.

- 어떤 경우를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하고 분류하나.

여러 정의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8주 이상의 PPI 요법에도 약이 듣지 않는 환자를 넓게 말한다. 

보통 약이 잘 듣는 환자는 하루나 이틀만 복용해도 효과가 있다. 그러나 1~2주를 치료하더라도 난치성으로 분류되면 낫지 않고, 그런 환자는 두세달을 치료해도 본인은 반응이 없다고 말한다. 

내시경을 했을 때 위식도 접합부에 궤양이 있는 경우나,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환자도 난치성으로 분류된다.

-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의 1차 치료는.

PPI를 1차병원, 3차병원에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쓴다. 증상 개선이 안되면 항우울제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고, 위산에 대한 반응을 둔감하게 하는 여러 치료법을 시도한다.

다만 PPI의 경우 유전적으로 빨리 대사시키는 환자도 있어 효과가 반감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2배로 용량을 늘리면 효과가 있다. 만약 구조적, 해부학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수술을 진행해야 한다.

사실 환자들이 1, 2차병원에서 약 효과가 있었다면 3차병원까지 올 일은 없다. 

3차병원까지 오는 환자는 대부분의 약물을 시도했다고 봐야 하며, 평소에 어떤 약을 먹는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하나의 예로, 순환기·뇌경색 환자가 복용하는 아스피린과 같은 혈전예방약은 위산분비를 촉진시킨다. 따라서 이를 함께 복용하는 환자들이 증상을 호소해 난치성으로 분류되는 경우도 있다.

- 약물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환자는 어떤 경우인가.

난치성으로 진행되는 원인을 찾아야 한다. 임상적 경험으로는 환자의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것에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위산 역류를 유발하는 커피를 습관적으로 먹다보니 자꾸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비타민C, 오메가3와 같은 건강보조식품도 위에 자극을 주면서 흡수하기 때문에 환자가 통증을 느낀다. 

환자가 야식을 포함해 이런 생활습관을 유지한다면 결국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낫지 않는 것이다. 환자의 생활습관을 함께 변경해야 큰 범위의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을 해결할 수 있다.

- P-CAB 제제가 또 다른 대안으로 사용될 수 있을까?

PPI와 P-CAB 제제는 위산분비를 억제하는 작용은 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PPI는 pH가 낮은 상태에서 활성화되기 때문에 공복에 복용해야 하지만, P-CAB은 식사와 관계없어 복용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즉 낮에 위산이 많이 분비되는 환자는 PPI와 P-CAB 모두 효과가 대동소이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일본 데이터에 따르면 P-CAB은 PPI와 달리 밤에도 위산을 억제시킬 수 있다. 또한 헬리코박터 제균 성적도 P-CAB이 PPI보다 월등하다는 보고도 있다. 

고령자의 경우 수면시간이 짧아 새벽에 속이 쓰려 일어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P-CAB을 쓰면 효과가 있다. 여러 장점이 있어 의료 현장에서도 P-CAB이 자주 쓰인다.

P-CAB이 다양하게 개발되고 임상 데이터가 쌓인다면 향후 치료 패러다임이 PPI에서 P-CAB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

- PPI가 골다공증과 같은 부작용을 가져온다는 보고도 있다. 

부작용에 대한 논문도 반반이다. 장기적으로 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표준용량을 쓰고 병원에서 오남용하지 않으면 골다공증에 대한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표준용량으로 단기간 몇 개월 처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용량의 2배 이상 처방하는 경우도 많이 없고, 오히려 유지요법으로 표준용량보다 절반으로 줄여 자주 쓰기 때문이다.

- 환자와 의료계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환자를 무조건 약으로만 치료하기보다는 과다한 위산분비의 원인과 병력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카페인과 산이 많은 건강보조식품, 과일을 많이 먹는지 확인해야 한다. 

다른 진료과에서 아스피린과 같은 혈전예방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인지도 참고해 치료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환자들은 속이 화끈거리거나 위산역류 증상이 있을 경우, 1주일 정도 커피를 끊으면 속이 편안해지는 경우가 많다. 

무작정 병원을 가는 것보다 생활습관을 바꾸면 병원을 가지 않아도 치료가 된다. 이는 난치성 위식도역류질환도 마찬가지다. 수술이 필요하거나 유전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생활습관만 교정해도 대부분 치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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