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당뇨병 관해율, BPD군 50%·RYGB군 25%
전통적인 치료군은 5.5%에 그쳐
당뇨병 관련 합병증 발생률, 비만대사수술군이 전통적인 치료군보다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이하 당뇨병)에서 비만대사수술의 장기간 치료 성적표가 공개됐다.

이탈리아 3차 의료기관에서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비만한 당뇨병 환자를 10년 추적관찰한 결과, 당뇨병 관해(diabetes remission)율은 전통적인 치료를 진행한 이들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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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라벨 단일기관 무작위 대조군 연구로 진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The Lancet 1월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2년 추적관찰 결과, 비만대사수술군 당뇨병 관해 확인

이번 연구에 앞서 2012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비만대사수술의 2년 당뇨병 관해 혜택이 보고된 바 있다(N Engl J Med 2012;366:1577~1585).

2년 추적관찰 결과에 따르면, 루아이위우회술을 진행한 군(RYGB군)의 75%, 담도췌장우회술을 받은 군(BPD군)의 95%가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연구에서 정의한 당뇨병 관해는 최소 1년간 지속적인 약물치료 없이 △당화혈색소 6.5% 미만 △공복혈당 5.55mmol/L(100mg/dL) 미만인 경우였다.

이 결과에 따라 비만한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이 전통적인 치료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됐다. 

10년 추적관찰 동안 비만대사수술군 38% 당뇨병 관해 유지

이번 연구에서는 2년 추적관찰 연구의 동일한 환자군을 10년 추적관찰했다. 2009년 4월 30일부터 2011년 10월 31일까지 등록 당시 △당뇨병 유병기간 5년 이상 △당화혈색소 7.0% 초과 △체질량지수(BMI) 35kg/㎡ 이상인 당뇨병 환자 60명이 모집됐다. 이들은 전통적인 치료군,  RYGB군, BPD군에 1:1:1 무작위 분류됐다.

10년 후 평균 당화혈색소는 BPD군 6.4%, RYGB군 6.7%, 전통적인 치료군 7.6%였다.

최종 결과, BPD군 50%, RYGB군 25%가 10년 추적관찰 동안 당뇨병 관해를 유지했다. 이와 달리 전통적인 치료군은 5.5%에 불과했다(P=0.0082). 게다가 전통적인 치료군 중 1명은 비만대사수술로 치료를 교차진행한 후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즉 비만대사수술군의 약 38%가 10년간 당뇨병 관해를 유지한 결과로, 치료 후 2년 이내에 당뇨병 관해에 도달하지 못한 환자 중 추후 관해를 달성한 환자는 없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 후 2년째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던 34명 중 20명(58.8%)은 추적관찰 기간에 고혈당증이 재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 비율은 RYGB군이 66.7%로 BPD군(52.6%)보다 높았다. 

단, 치료 2년 후 당뇨병이 재발했을지라도 10년 추적관찰 동안 평균 당화혈색소가 6.7%로 적절하게 조절되고 있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와 함께 RYGB군과 BPD군 모두 대혈관 또는 미세혈관 합병증 등 당뇨병 관련 합병증이 전통적인 치료군보다 적게 발생했다(RR 0.07; 95% CI 0.01~0.48).

또 비만대사수술군은 전통적인 치료군과 비교해 체중, BMI, 허리둘레, HOMA-IR, 혈중 중성지방 등 수치가 낮고 삶의 질 점수가 높았다. 그러나 두 군간 혈압 차이는 없었다. 

아울러 심각한 이상반응 발생 가능성은 전통적인 치료군보다 BPD군이 2.7배 높았지만(OR 2.7; 95% CI 1.3~5.6), RYGB군은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으나 30% 낮은 경향성이 관찰됐다(OR 0.7; 95% CI 0.3~1.9). 

"비만대사수술,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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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결과에 따라 당뇨병 환자의 장기적인 관리에 비만대사수술이 전통적인 치료보다 더 효과적이며, 임상의와 정책 입안자는 비만한 당뇨병 환자 관리에 비만대사수술을 적절하게 고려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Francesco Rubino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은 당뇨병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이고 많은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이라며 "이번 결과는 당뇨병이 치료 가능한 질병이며, 불가피하게 진행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 비만대사수술은 당뇨병 치료의 큰 진전이면서, 찾기 어려운 질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Alexander Miras 교수와 아일랜드 유니버시티 칼리지 더블린 Carel le Roux 교수는 논평을 통해 "비만대사수술은 수술 후 초기에 투약하는 SGLT-2 억제제,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강력한 혈당강하제의 치료 효과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비만대사수술과 혈당강하제 병용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조절뿐 아니라 대혈관 또는 미세혈관 합병증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연구는 비만대사수술 후 장기간 추적관찰 결과일 뿐 아니라 약 절반의 환자군이 수술 당시 인슐린을 투약 중인,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당뇨병 환자라는 점이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위소매절제술 진행한 STAMPEDE 연구 기다린다"

단, 이번 연구에 포함된 환자군이 적고 미국에서는 BPD보단 위소매절제술이 주로 시행된다는 점은 한계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Rubino 교수 연구팀은 STAMPEDE 연구의 10년 추적관찰 결과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이를 통해 위소매절제술이 10년 동안 임상에서 어떻게 진행됐는지 현황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

2017년 발표된 STAMPEDE 연구의 5년 추적관찰 결과에서는 전통적인 치료군과 비교해 비만대사수술군의 평균 당화혈색소가 유의하게 감소했다(N Engl J Med 2017;376:641~651). 

연구는 20~60세인 비만한 환자 150명이 모집된 단일기관 연구로, 전체 환자군은 강력한 의학적 치료와 함께 위우회술 또는 위소매절제술을 진행한 군, 의학적 치료만 진행한 군에 무작위 분류됐다.

추적관찰 5년 후 당화혈색소 6.0% 미만 도달률은 위우회술군 29%, 위소매절제술군 23%였지만 의학적 치료군은 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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