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MS-T2D, 美 4가지 무작위 연구 토대로 장기간 효능 통합분석
7년째 당화혈색소, 비만대사수술군이 약물/생활습관 중재군보다 1.4% 더 조절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한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장기간 혈당 관리에 비만대사수술이 약물 및 생활습관 중재보다 좋은 것으로 조사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미국 단일 의료기관에서 진행된 4가지 무작위 연구를 통합해 장기간 추적관찰한 ARMMS-T2D 결과, 비만대사수술은 약물/생활습관 중재보다 비만한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를 최소 7년 동안 더 유의하게 조절했다. 

뿐만 아니라 비만대사수술 이후 함께 투약하는 항당뇨병제가 줄었고 당뇨병 관해율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비만대사수술의 장기간 혈당 관리 효과를 확인한 ARMMS-T2D 연구 결과는 JAMA 2월호에 실렸다(JAMA 2024;331(8):654~664).

ARMMS-T2D,

비만대사수술 효능 평가한 대규모·장기간 추적관찰 연구

ARMMS-T2D는 당뇨병을 동반한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약물/생활습관 중재와 비만대사수술을 비교한 대규모·장기간 추적관찰 연구다.

2017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서 진행된 단일기관 무작위 연구인 STAMPEDE의 5년 결과에 따르면, 비만대사수술과 약물치료를 병행하면 약물치료 단독요법만 시행했을 때보다 혈당 조절 효과가 좋았다(N Engl J Med. 2017;376(7):641~651).

단, 현재까지 비만대사수술과 약물/생활습관 중재와 비교한 무작위 연구 수가 많지 않고 참여한 환자 수가 적으며 단일기관에서 진행되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이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유용하다는 근거가 쌓이고 있음에도 대다수 의료진은 체질량지수(BMI)가 35kg/㎡ 이상이 아니면 당뇨병 환자에게 비만대사수술을 권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진행된 ARMMS-T2D는 약물/생활습관 중재와 비교해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조절 효과 및 지속성, 안전성 등을 파악하고자 미국 단일 의료기관에서 이뤄진 4가지 무작위 임상연구의 장기간 데이터를 통합분석했다. 

7년째 당뇨병 관해 가능성, 비만대사수술군이 3.4배 높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2007년 5월~2013년 8월 미국에서 시행된 STAMPEDE와 조슬린 당뇨병센터/브리검여성병원의 SLIMM-T2D, 피츠버그대학의 TRIABETES, 워싱턴의대/카이저 퍼머넌트의 CROSSROADS 등 4가지 임상연구를 토대로 이번 통합분석이 이뤄졌다.

연구에는 18~65세로 BMI가 27~45kg/㎡인 당뇨병 환자 305명이 등록됐다. 이 중 262명이 장기간 추적관찰 대상이었다.

전체 환자군은 비만대사수술군(166명)과 약물/생활습관 중재군(96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비만대사수술군은 루와이 위우회술, 위소매 절제술, 조절형 위밴드술 등을 받았다.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은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 및 Look AHEAD 연구의 중재전략을 기반으로 식이 또는 활동에 대한 지침을 따르면서 약물치료를 진행했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7년째 당화혈색소 변화로 정의했고, 최대 12년까지 데이터를 보고했다. 중앙값 추적관찰 기간은 11년이었고, 해당 기간에 무작위 배정됐던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의 25%가 비만대사수술을 받았다.

조사 결과, 비만대사수술군은 약물/생활습관 중재군보다 장기간 혈당 조절 효과가 좋았다. 7년째 당화혈색소는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이 등록 당시 8.2%보다 0.2% 감소했고, 비만대사수술군이 등록 당시 8.7% 대비 1.6% 줄었다. 

7년째 두 군 간 당화혈색소 변화 차이는 1.4%로 비만대사수술군의 혈당 조절 효과가 유의하게 좋은 것으로 파악됐다. 12년째 비만대사수술군과 약물/생활습관 중재군 간 당화혈색소 변화 차이는 1.1%로 조사됐다. 

최소 3개월 동안 항당뇨병제 없이 당화혈색소가 6.5% 미만으로 조절되는 당뇨병 관해율도 비만대사수술군이 더 높았다. 1년째 당뇨병 관해율은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이 0.5%에 그쳤으나 비만대사수술군은 50.8%로 집계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만대사수술군의 당뇨병 관해율이 감소했지만, 7년째 당뇨병 관해율은 약물/생활습관 중재군 6.2%, 비만대사수술군 18.2%로 관해 가능성은 여전히 비만대사술군이 3.4배 의미 있게 높았다(OR 3.4; P=0.02). 12년째 당뇨병 관해율은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은 0%였고 비만대사수술군은 12.7%로 조사됐다.

항당뇨병제는 비만대사수술군이 더 적게 사용했다. 등록 당시 두 군 간 항당뇨병제 사용률은 비슷했고, 약물/생활습관 중재군은 시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비만대사수술군은 등록 당시 97.6%에서 1년째 38.0%로 급감했고 추적관찰 동안 등록 당시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7년째에는 60.5%로 파악됐다. 

안전성 평가에서 각 군의 4명이 사망(2.2%)했고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발생률은 두 군이 비슷했다. 빈혈, 골절, 위장관계 이상반응은 비만대사수술군에서 더 흔하게 보고됐다. 

연구를 진행한 미국 피츠버그대학 Anita P. Courcoulas 교수는 논문을 통해 "7~12년 추적관찰 결과, 비만대사수술군은 약물/생활습관 중재군과 비교해 항당뇨병제 사용이 적고 당뇨병 관해율이 높으며 혈당 조절 효과가 좋았다"며 "이번 연구와 기존 근거를 종합하면 비만 환자의 당뇨병 치료를 위해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밝혔다.

"체중·혈당 관리하는 신약과 비교하는 장기간 연구 필요"

한편 최근 비만대사수술과 유사한 수준으로 체중을 줄이는 비만치료제들이 등장한 가운데 이들 약제와 비만대사수술의 혈당 조절 효과를 비교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의대 Thomas A. Wadden 교수는 논평을 통해 "이번 연구는 항당뇨병제로 승인된 이후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은 신약인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 등이 등장하기 이전에 시작됐다"며 "두 약물은 당뇨병 관리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현실적으로 연구를 수행하기 어렵겠지만, 비만대사수술과 차세대 비만치료제의 안전성 및 임상적 효능, 비용 효율성, 삶의 질 등을 비교하는 장기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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