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 2020] 이탈리아 연구팀, 비만대사수술 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10년 추적관찰
수술 전 인슐린 치료력 없는 군·당뇨병 유병기간 5년 미만군, 장기간 관해 도달률 높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비만한 제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의 특징을 통해 비만대사수술 후 장기간 당뇨병 관해(remission)에 도달할 수 있는 환자를 예측할 수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한 환자를 10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수술 전 인슐린 치료력이 없거나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미만으로 짧은 환자군에서 장기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이 높았다. 

이탈리아 피사대학 Diego Moriconi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지난달 21~25일 온라인으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23일에 발표했다.

2006년부터 진행된 이번 전향적 관찰연구에는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한 환자 85명(여성 65명)이 모집됐다. 20명은 위소매절제술, 65명은 루와이 위우회술을 받았다. 

10년 추적관찰 기간에 전체 환자들은 6~12개월 간격으로 임상적검사와 혈액검사를 받았고, 공복혈당 100mg/dL 미만·당화혈색소 5.7% 미만이라면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고 정의했다.

이탈리아 피사대학 Diego Moriconi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10년 추적관찰한 결과를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23일에 발표했다.
▲이탈리아 피사대학 Diego Moriconi 교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비만한 제2형 당뇨병 환자를 10년 추적관찰한 결과를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0)에서 23일에 발표했다.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완전관해 또는 부분관해가 나타난 환자는 75%였다. 그 외 25%는 당뇨병이 지속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해에 도달한 환자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대사수술 후 당뇨병 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5년째 61%, 10년째 55%로 꾸준히 감소한 것. 같은 기간 당뇨병이 재발한 환자는 각 14%, 20%로 조사됐다. 

10년간 관해 유지된 환자군, 수술 전 인슐린 치료력 없어

연구팀은 비만대사수술 후 10년째에도 당뇨병 관해 상태가 유지된 환자군(47명)의 특징이 재발(17명) 또는 지속(21명)된 환자군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당뇨병 관해 상태가 유지된 환자군은 비만대사수술 전 인슐린 치료력이 없었다. 이와 달리 당뇨병이 재발한 환자군의 12%, 지속된 환자군의 52%는 수술 전 인슐린을 투약했다(P<0.0001).

또 비만대사수술 후 1, 10년째 당뇨병 관해에 도달한 환자군은 지속된 환자군보다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미만으로 짧을 가능성이 컸다. 

당뇨병 유병기간에 따라 분류해 평가한 결과, 5년 미만인 환자군에서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완전관해 도달률은 58%, 부분관해 도달률은 38%였지만 당뇨병 지속률은 4%로 낮았다.

이 같은 경향은 10년 추적관찰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 완전관해 또는 부분관해 도달률은 각 38%와 45%였으나 당뇨병 지속률은 17%로 확인됐다. 

반면 당뇨병 유병기간이 5년 이상인 환자군의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완전관해 또는 부분관해 도달률은 각 12%, 33%였고 당뇨병 지속률은 5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년 추적관찰 후 완전관해가 나타난 환자는 없었으며 부분관해 도달률은 12%, 당뇨병 지속률은 88%로 조사됐다.

이를 종합했을 때 장기간 당뇨병 관해 상태가 유지된 환자군의 평균 당뇨병 유병기간은 2년이었고 재발한 환자군은 8년, 지속된 환자군은 13년으로 평가됐다.

아울러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당뇨병 관해에 도달한 환자군의 체질량지수(BMI)가 유의하게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완전관해 도달군 -15.1kg/㎡ vs 부분관해 도달군 -14.6kg/㎡ vs 당뇨병 지속군 -10.0kg/㎡; P=0.0005). 단 수술 후 10년째 당뇨병 관해 상태가 유지된 환자군과 재발 또는 지속된 환자군의 BMI 변화는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다.

Moriconi 교수는 "장기간 당뇨병 관해를 예측할 수 있는 요인들을 나이, 성별, 등록 당시 치료력, 비만대사수술 종류, BMI 등을 모두 보정해 분석한 결과, 수술 전 5년 미만의 짧은 당뇨병 유병기간과 인슐린 치료력이 예측인자로 평가됐다"며 "체중 감량 정도는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당뇨병 관해와 연관됐지만, 장기적인 당뇨병 재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덴마크 스테노당뇨병센터 Tina Vilsbøll 박사는 "이번 결과는 비만대사수술 전 당뇨병 관해를 기대하는 환자들의 기대치를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예로, 인슐린을 투약한 환자는 비만대사수술에 따른 당뇨병 관해를 크게 기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질환 진단 전 오랫동안 당뇨병을 앓았기 때문에 당뇨병 유병기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보지만, 비만대사수술 후 당뇨병 관해에 대한 예측인자로는 유병기간이 중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