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관찰 코호트 결과, 체중 감량 시 당뇨병 관해 도달 가능성 높아
당뇨병 관해 도달 이후 3년 추적관찰 결과, 10명 중 7명 고혈당증 다시 나타나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환자는 체중 감량만으로 당뇨병 완화 상태가 지속되는 관해(remission)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홍콩에서 진행된 관찰 코호트 연구 결과, 당뇨병 환자는 진단 후 첫 1년 동안 체중이 줄면 당뇨병 관해 도달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당뇨병 관해 도달 이후 10명 중 약 7명은 3년 이내에 혈당이 조절되지 않고 높아지는 고혈당증을 다시 경험했다.

이번 연구는 실제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환자 체중 감량을 통해 관해에 도달할 수 있어도 전통적인 관리전략으로는 관해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 결과는 PLOS MEDICINE 1월 23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PLoS Med 2024;21(1):e1004327). 

체중 크게 조절될수록 당뇨병 관해 지속 가능성 커

최근 임상연구에서 비만대사수술이나 생활습관 중재 등으로 체중을 줄이면 당뇨병 관해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고됐다. DiRECT 결과에 따르면, 항당뇨병제를 복용하지 않고 초저칼로리요법으로 체중을 줄인 당뇨병 환자 36%는 2년간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이번 연구는 임상연구 결과처럼 실제 진료현장에서도 체중 관리를 통해 당뇨병 관해에 도달하면서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홍콩 당뇨병 위험 평가 및 관리 프로그램인 RAMP-DM에서 2000~2017년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 3만 7326명이 분석에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6.6세, 평균 체질량지수(BMI)는 26.4kg/㎡, 평균 당화혈색소는 7.7%였고, 65%가 항당뇨병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추적관찰은 2019년까지 이뤄졌다.

연구에서 당뇨병 관해는 항당뇨병제 투약 없이 최소 6개월 간격으로 연속 2회 측정한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미만이면서 측정 전 최소 3개월 동안 항당뇨병제 치료력이 없는 경우로 정의했다.

7.9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체중 감량을 통한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6.1%(2279명)에 불과했다. 1000인년당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7.8명이었다. 체중 조절에 따른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10% 이상 감소군 14.4%, 5~9.9% 감소군 9.9%, 0~4.9% 감소군 6.5%, 체중 증가군 4.5%로 조사됐다. 

이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당뇨병 진단 이후 첫해에 체중이 감소한 군은 증가한 군보다 당뇨병 관해 도달 가능성이 컸다. 체중 증가군 대비 10% 이상 감소군은 3.28배(P<0.001), 5~9.9% 감소군은 2.29배(P<0.001), 0~4.9% 감소군은 1.34배(P<0.001) 유의하게 당뇨병 관해 도달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당뇨병 관해 도달 이후 3.1년(중앙값)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10명 중 약 7명인 67.2%(1531명)가 고혈당증을 다시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혈당증 재발생률은 1000인년당 184.8명이었다.

고혈당증 재발생 위험은 체중 증가군과 비교해 10% 이상 감소군 48%(P<0.001), 5~9.9% 감소군 22%(P=0.002) 의미 있게 낮았다. 0~4.9% 감소군은 체중 증가군 대비 10% 낮은 경향을 보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없었다(P=0.073). 즉, 당뇨병 진단 후 첫해에 체중을 크게 줄일수록 당뇨병 관해가 지속될 가능성이 컸다. 

아울러 당뇨병 관해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 31% 감소와 연관된 것으로 조사됐다(P=0.014). 

연구를 진행한 홍콩 중문대학 Andrea Luk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다른 역학연구 결과와 비슷했지만 임상연구보다 크게 낮았다"며 "임상연구 참가자는 집중적인 생활습관 중재를 하고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을 받는 등 체계적 프로그램에 참여해 관해 도달률이 높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당뇨병 환자가 이 같은 중재를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진은 당뇨병을 새로 진단받은 환자를 진료할 때 체중 감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어떻게 당뇨병 관해에 도달할 수 있는지 알려야 한다"며 "이번 연구는 정책 입안자가 당뇨병 환자를 위한 조기 체중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기 위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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