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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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재·김나현 기자] 코로나19(COVID-19)가 몰고온 현상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비대면이 아닐까. 사회 전반에 걸쳐 비대면이 자리잡는 가운데 의료계에도 비대면 의료가 안착하는 모양새다.

비대면 의료는 환자가 의료인과 대면하지 않고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모든 의료 형태를 포함한 개념이다. 구체적으로 관련 기술과 규제 및 제도적 이슈에 따라 '디지털 치료제'와 '원격의료'로 분류할 수 있다.

원격의료의 찬반 논란과는 별개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의료는 또 다른 국면을 맞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전 세계 국가들은 비대면 의료에 소극적이던 기존 입장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업체들을 지원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①비대면 의료 쾌속 질주, 우리는 어디쯤?
②코로나19로 비대면 의료 시장 커지는데...국내는 아직 걸음마

방향 선회하는 유럽 국가들

맥킨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미국 내 전체 환자 기준 원격의료 서비스 활용률이 11% 정도에 머물렀지만 코로나19 이후 46%로 증가했다. 또 의사 및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이용 또한 50~17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변화가 눈에 띈다. 이들 국가는 비대면 의료에 보수적인 입장이었다. 영국의 경우 약 3억 4000만건의 주치의 진료 중 원격진료는 1%에 불과했던 것.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현재 영국 NHS England는 일반의들에게 예약된 환자들의 진료를 전화 또는 화상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NHS의 1차 진료 책임자 역시 비대면 의료서비스 제공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푸쉬 닥터(Push Doctor), Docly 등 원격의료 서비스 기업을 통한 원격진료 건수가 매주 2배씩 증가하는 추세다.

프랑스 상황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전 연간 원격의료 이용률은 6만건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3~4월 동안 원격의료 플랫폼 Doctolib을 통해 88만건 이상이 진료받을 정도로 원격의료 이용률이 증가했다. 또 다른 원격의료업체 Medaviz의 이용자 수는 매주 2.5배씩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미국. 이에 미국 보건복지부(HHS)는 비대면 의료서비스 제공 시 적용하고 있던 Health Insurance Portability and Accountability Act 규정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페이스 타임, Skype 등의 SNS 애플리케이션을 비대면 의료서비스에 사용 가능하도록 허용했다. 또 서비스 제공자는 오디오 청취만으로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메디케어는 지난해 3월부터 환자 거주지를 포함한 확대된 공간에서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일본은 비대면 의료에 대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2015년 8월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고, 2018년 4월부터 원격의료에 의료보험까지 적용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20년 4월부터 온라인·전화 진료, 온라인·전화 등을 통한 복약지도 등이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고시를 발표했다. 기존에는 허용하지 않던 초진을 허용하고 대상 질환 범위도 넓혔다. 의약품 택배 배송도 허용하고 있다. 

 

원격의료, 전세계 속도전

1. 美 텔라닥 가파른 성장세

이 중 세계 최대 원격의료 회사인 미국의 텔라닥의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텔라닥은 환자가 앱을 다운로드받고 자신의 기본 정보와 의료기록 등을 작성한 후 본인의 증상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전송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다. 본인이 방문할 약국을 설정하면 의사가 처방전을 해당 약국으로 보내준다.

현재 175개 국가에서 40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고, 약 3100명의 의료진이 자문네크워크로 구성돼 진료하고 있다. 2016년 진료 수나 매출 연평균 성장이 60%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락다운 등으로 인해 텔라닥은 수혜를 받은 대표적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리봉고헬스와 합병해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시작했다.

미국은 드론을 이용한 의약품 배송 서비스도 활기를 띠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연방항공청(FAA)은 물류회사인 UPS의 드론을 상업용 배송에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인증을 허가했는데, 이 덕분에 UPS는 드론으로 약 25kg 이상의 소화물을 장거리 배송할 수 있게 됐다. 

현재 UPS가 운용 중인 배송용 드론은 1500대 이상으로 프롤리다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처방 약 드론 배송 서비스를 하고 있다.

 

2. 英 바빌론 헬스 의약품 배송까지
보수적인 영국의 태도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2013년 출시된 영국의 바빌론 헬스는 스마트폰 기반 인공지능(AI) 비대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환자가 자신의 증상이나 질환에 대해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기존의 의학자료를 분석해 답변하는 서비스다. 의사의 자세한 소견을 듣고 싶으면 일정 사용료를 지불하면 전문의와 화상 통화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바빌론 헬스는 100여 명이 넘는 의사와 테라피스트(치료사) 등 전문가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화상채팅을 통한 일반적 '건강상담'과 특정 질환에 대한 '특별상담', '멘탈 상담'을 제공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빌론 헬스는 채팅을 통한 상담은 물론 GP와의 예약 및 진료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 진료 이후에는 처방 의약품의 배송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3. 中 핑안굿닥터 이용자 수 900% 급증
코로나19 상황에서 중국은 파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억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온라인 의료 플랫폼 핑안하오이셩이 비대면 의료서비스 '1분 진료소'를 중국국제인공지능유통산업박람회에서 선보였다. 

이 기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해 언제 어디서든 환자와 의사가 비대면 의료로 진찰과 처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의료서비스 장비다. 

원격의료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원격의료로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핑안굿닥터를 그 대안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핑안굿닥터는 중국 최대 보험사 중 한 곳인 핑안보험의 자회사로 의약품 전자상거래,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원격의료, 온라인처방, 병원 진료예약, 1시간 이내 약품배당 등의 종합 헬스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핑안굿닥터의 회원 수는 2019년 말 기준 3억 2000만명,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는 6690만명이나 된다. 코로나19 이후 신규 이용자 수가 전년 대비 900% 급증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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