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보고서 발표
2025년에 건강보험료율 법정 상한선인 8% 도달 예측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고령화 등으로 우리나라의 의료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진료비 목표관리제'가 진료비 증가속도 조절에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2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위탁해 진행한 '2021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의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향후 2~3년 이내에 OECD 국가 평균에 도달할 전망이다. 반면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지난 10년간 GDP대비 의료비 비중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는 OECD 국가들이 사회적으로 부담가능한 의료비 상한에 도달해 의료비 증가율을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한 결과다. (건보공단 제공)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정책 추진과 함께 인구 고령화, 만성질환으로의 질병 구조 변화, 급여확대 등으로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반면 인구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함께 저성장 기조 고착화 및 고용률 저하는 임금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건강보험료 수입 감소를 불러올 전망이다.

연구팀은 최근의 건강보험료 인상율이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건강보험 보험료율이 2025년에 법정 상한선인 8%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이상 보험료를 인상하기 위해선 건강보험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의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의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해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환산지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연구에서는 중장기적 환산지수 개선방안으로 '진료비 목표관리제' 도입이 제시됐다.

'진료비 목표관리제'는 수가계약시 보험자와 공급자가 가격 요인과 진료량 요인을 반영한 목표진료비에 합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다음연도 실제진료비가 목표진료비보다 높으면 수가를 인하하고 낮으면 수가를 인상하는 구조로, 전년도 진료비에 일정수준의 증가율을 적용한 목표진료비를 산정하고 목표진료비를 중심으로 다음연도의 수가를 결정하는 구조다.

연구팀은 진료비 목표관리제에 대해 "의료서비스 가격통제의 한계점을 보완하고, 가격과 양을 동시에 관리함으로써 진료비 증가속도를 조절하는데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진료비 규모를 사전에 결정해 진료비 지출액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증대시켜 궁극적으로 국가차원에서 진료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전이 된다고 봤다.

다만 연구팀은 진료비 목표관리제가 개별 의료기관에 대한 통제 기전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개별 의료기관 단위 인센티브' 제도 도입도 함께 제안했다.

현재 환산지수는 의료의 양을 중심으로 산출되고 있어 환산지수 산출 및 요양급여비용 협상 시 '의료의 질'을 반영하는 요소가 부재한 상황이다.

연구팀은 "수가결정구조에서 의료의 질을 반영하는 방식은 상이하지만 선진국들은 대부분 의료의 질을 반영하고 있다"며 "장기적 측면에서 의료의 질을 환산지수에 반영하는 기전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기존 SGR(지속가능한 진료비 목표증가율, Sustainable Growth Rate) 모형을 폐기하고 QPP(Quality Payment Program)모형을 도입한 미국 사례 등을 검토해, 개별의료기관의 지불보상에 의료의 질과 비용절감을 반영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의원-병원 수가역전 현상 지속...단일환산지수 대안으로?

연구에서는 의원과 병원 간 수가역전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단일환산지수를 적용한 후,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우리나라는 2008년 유형별 환산지수를 도입한 후, 매년 의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이 병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을 상회했다.

연구에 따르면 2010년 처음으로 의원의 환산지수가 병원보다 높아지는 수가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의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이 병원의 환산지수 인상률을 상회하는 현상이 지속되면서 2014년에는 종별 가산율을 반영한 후에도 의원이 병원보다 환산지수가 높아졌다.

2017년에는 의원이 종합병원보다 환산지수가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했고, 2021년에는 의원이 상급종합병원보다 환산지수가 높아질 전망이다.

연구에서는 의원과 병원의 환산지수를 통합해 단일환산지수 적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단일환산지수로 조정하기 위해 의원(87.6)과 병원(77.3)의 환산지수를 중간값인 82.5로 통일시킨 후, 의원의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율은 인상하고 병원의 상대가치점수와 종별가산율을 인하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의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의료비 증가율이 경제성장률 및 물가상승률을 크게 상회함에 따라 건강보험 재정건전성을 고려한 환산지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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