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건강보험 적자, 전년보다 2조 5000억원 감소
개인위생관리 강화로 호흡기·감염성 질환 환자 줄어

국민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병원 내원객, 호흡기 환자가 크게 줄면서 3조원에 가깝던 건강보험 당기수지 적자가 3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건강보험 재정을 계획된 범위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는 입장이다.

15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0년도 현금흐름 기준 건강보험 재정은 연간 353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립금은 17조 4181억원으로 집계됐다.

당기수지 적자 규모는 당초 건강보험종합계획(2019년 4월)에서 전망한 2조 7275억원보다 약 2조 4000억원 적은 규모다,

또한 지난해 당기수지 적자인 2조 8243억원보다 2조 5000억원 감소폭이 줄었다. 

전년(종합계획) 대비 2020년 재정현황 (건보공단 제공)
전년(종합계획) 대비 2020년 재정현황 (건보공단 제공)

건보공단은 코로나19 확산 시점부터 특별재난지역(대구·경산·청도·봉화)과 취약계층에게 선제적으로 보험료를 경감하고 코로나19 검사·치료비를 지원해 가입자 부담을 완화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의료기관에는 코로나19 관련 수가 인상 및 급여비 지급기간 단축, 선지급을 신속히 시행해 의료공급체계를 유지시켰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수입은 7.9%, 지출은 4.1% 증가

코로나로 의료이용 변화...호흡기·감염성 질환 감소

전년도와 비교해보면 수입은 5조 4000억원(7.9%) 증가하고, 지출은 2조 9000억원(4.1%) 늘었다.

수입은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2018년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덜 받았다.

반면 보험료 경감과 징수율 하락으로 인해 지난해 수입증가율(7.9%)은 전년(9.6%) 대비 하락했다.

적자 규모 감소는 지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상시 마스크 착용과 손씻기 등 개인위생관리 생활화로 의료이용행태가 변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감기·인플루엔자와 같은 호흡기질환, 세균성 장감염·결막염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중심으로 환자의 수가 크게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감기 환자는 전년대비 47% 감소했고 인플루엔자, 폐렴 환자가 각각 97.4%, 63.6% 줄었다.

또한 세균성 장감염 질환과 중이염 환자는 각각 30.9%, 45.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지출증가율(4.1%)은 전년도 증가율(13.8%) 대비 큰 폭으로 둔화됐다.

다만 건보공단은 지출증가율 둔화에 대해 합리적인 방식으로 의료이용 행태가 바뀌는 효과와 동시에 응급 상황 시 적절한 진료를 제때 받지 못한 경우도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진흥원이 19~68세 남녀 209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코로나19 발생 후 응급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치료를 받지 못한 경험이 있는 비율은 39.6%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비급여 항목 관리도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2019년 두경부·흉복부 MRI, 하복부·남성 초음파에 이어 2020년에는 여성·안과 초음파 등 단계적 급여화를 진행 중이다.

암·뇌혈관 등 중증질환자와 만성질환자, 치매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건보공단은 "필수적 진료가 필요한 중증·만성질환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진료가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법정 정부지원율은 보험료수입액의 20%인데...

건보공단 "정부지원금 지속적으로 확대 추진"

건보공단은 재정당국과 협의해 정부지원금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수립 당시, 정부지원금을 예상 보험료수입의 14%로 산정해 2019년(13.6%)보다 0.4% 확대했다.

그러나 보험료수입액의 20%로 규정된 법정 정부지원율에 미치지 못하고,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선진국들이 20~50%대로 지원하는 것에 비해 여전히 낮다는 지적이다.

건보공단은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이전까지는 재정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수입, 지출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조기에 분석할 수 있도록 전략적 재정관리를 실행할 계획이다.

합리적 지출관리를 위해서는 ▲사법경찰직무법(특사경) 개정을 통해 사무장병원의 불법, 부당청구 근절 ▲의약품 및 보험급여 사후관리 강화 ▲가입자의 합리적 의료이용 지원 ▲업무개선 등을 통한 지출효율화 자구노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사회안전망으로서 건강보험 제도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 보험자역할을 강화하고, 매년 적정 수준의 준비금을 확보해 건강보험을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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