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23일 기자간담회
2007년 협상제도 도입 이래 평균 합의율 92.8%
의료환경 변화에 따른 급여체계 개편 미완수 "아쉽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

[메디칼업저버 김나현 기자] 지난해 10월 제네릭 의약품 약가협상이 도입된 이후 총 84개 업체 133개 품목이 협상완료돼 등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약품 공급 및 품질 관리 강화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평가하며, 향후 협상제도 안정화를 위해 정보공개를 강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건보공단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23일 원주 본원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를 갖고 1월부터 신설된 약가관리실이 담당하는 '의약품 전주기 관리'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강 이사는 "약가협상 제도에 공급, 품질관리에 대한 부분을 포함했다는 것이 큰 성과"라며 "허가단계부터 사후관리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해 국민을 위해 품질을 약속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개선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7년 협상제도 도입 이래 지난해 12월까지 협상명령 접수된 총 1969품목 중 1937품목이 협상완료됐고, 이 중 1798품목을 합의해 평균 합의율은 92.8%다.

2020년 10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제네릭 산정의약품 대상 약가협상 현황도 공개됐다.

건보공단은 기존 신약에만 적용하던 협상절차를 제네릭 등에도 의무화해 모든 등재의약품에 협상절차를 도입했다.

제네릭 약제 등 협상현황 (건보공단 제공)
제네릭 약제 등 협상현황 (건보공단 제공)

지난달 말까지 제네릭 약가협상은 290개 업체, 710개 품목이 접수됐다. 이 중 건보공단은 84개 업체, 133개 품목에 대해 협상을 완료해 등재했다.

사전 협의 및 협상 진행 중인 항목은 156개 업체 449개 품목이다. 강 이사는 "협상명령 전 건을 등재의 지연없이 기한 내 합의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건보공단은 지난해 10~12월에 접수된 261건을 협상한 결과 133개 품목이 등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이사는 "사전협의 및 협상 과정에서 약제급여목록 등재 즉시 공급불가품목 128개가 자진철회하는 등 공급·품질 관리 강화의 효과가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상제도 안정화를 위해 상호 공개할 수 있는 범위는 협의를 하고 산출근거를 공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또한 협상 과정에서 정보공개를 강화할 계획도 있다"고 덧붙였다.

건보공단, 4월 중 수가협상 제도발전협의체 진행 

SGR 모형 개선 한계, 병의원 간 수가역전 아쉬움으로 꼽아

관련법에 따라 건보공단은 매년 5월 31일까지 요양기관 환산지수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

코로나19로 국민의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든 가운데, 이날 간담회에서는 향후 수가협상에서 의료기관의 손실 주장이 반영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강 이사는 "손실보상의 기준은 따로 있다. 공급자는 의료이용량이 줄어 더 많은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가입자 입장에서도 사회 전반적인 영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건보공단은 거시지표를 종합적으로 산정하고, 거점병원 등 특별지원이 이뤄진 국고지원 통계를 마련하고 있다.

강 이사는 "이러한 부분이 조율되고 합의된다면 원활한 수가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4월 말까지 임기이기 때문에 현재는 재정운영위원회 중심으로 어려움이 예상되는 부분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오는 4월 중 제도발전협의체를 한차례 더 진행해 수가협상 진행방식을 보건복지부와 사전 조율할 계획이다.

급여상임이사로 재직하며 2018~2020년 총 3차례의 수가협상을 진행한 강 이사는 아쉬운 부분으로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 진료비 증가율) 모형 개선에 대한 합의 불발을 꼽았다.

강 이사는 "지표와 방식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막상 제도발전협의체에서 다루려고 하니 공급자와 가입자의 입장차가 컸다"라며 "이를 조절해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임기 4월 24일까지...향후 백신접종 의료지원 계획

"디지털헬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급여 개편 필요성 제시

지난 2018년 4월 25일 임명된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2년의 임기에 1년을 더 연임해 오는 4월 24일로 임기가 만료된다.

특히 강 이사는 의사출신으로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용인시 보건소 소장 등을 역임한 이력으로 주목받아왔다.

이날 강 이사는 그간 소회를 밝히며 업무상 아쉬웠던 점으로 "코로나19 이후 의료환경 변화에 대응한 선제적 급여체계 변화, 예를 들면 비대면 의료도입에 따른 급여정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에 임기가 종료돼 아쉽다"고 말했다.

의료환경 변화에 대해서는 ▲의료인력자원의 적절한 배분 및 관리 ▲공공성 강화를 위한 건보공단의 역할 ▲디지털헬스 급여 ▲환자의 안전과 감염병 위기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급여의 역할 등을 제시했다.

오는 26일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 결과가 나오는 가운데, 새 회장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도 전했다.

강 이사는 "정치적으로 수가협상과 급여 문제에 대응하면 의료계의 이야기가 옳아도 결국 국민에게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이미 국민이 보장성강화의 혜택을 알고 있기 때문에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면 합리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이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 "5월에는 코로나19 예방접종 현장이나 병원에서 일하려고 한다. 어디에 있던 의료계, 행정, 건강보험을 모두 경험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포럼을 통해 시민연대 개념의 큰 단체를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도 있다"며 "아직은 생각하는 단계라 구체화되면 전하겠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