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올해 코로나19(COVID-19) 치료제를 찾기 위해 많은 제약사가 약물을 재창출했다. 이 중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이 코로나19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약물 재창출은 이미 치료제로 사용·개발 중인 약물을 다른 질병의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탐구하는 전략이다.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비용과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부터 많은 제약사가 비용과 시기를 고려해 약물 재창출 임상을 추진했다. 약물 재창출에 투입된 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칼레트라 등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부광약품 레보비르(임상2상), 엔지켐생명과학 EC-18(2상), 신풍제약 피라맥스(2상), 대웅제약 호이스타정(DWJ1248, 2상)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있는지 연구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올해 가장 주목받은 코로나19 치료제의 약물 재창출 임상시험을 정리했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렘데시비르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베클루리(성분명 렘데시비르)'는 2014년 에볼라 치료제로 연구,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지만 이후 메르스(MERS)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험관 내(in vitro) 연구에서 바이러스를 퇴치했으며 지난 5월 22일 NEJM에 발표된 긍정적인 이중맹검 무작위 대조군 연구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로 떠올랐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5월 렘데시비르를 긴급사용승인했고, 지난 10월 22일 첫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허가했다. 우리나라도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중증환자에 렘데시비르 치료를 허가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는 SOLIDARITY 연구결과에 따라 렘데시비르를 비권고했다. 반면 미국전염병학회(IDSA)는 종합 근거로 렘데시비르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덱사메타손

코로나19 치료에 '돌파구'로 떠오른 저렴한 스테로이드 덱사메타손은 세계 감염병 단체들의 권고를 얻어냈다. 지난 7월 17일 NEJM에 발표된 RECOVERY 연구결과에 의하면 덱사메타손은 코로나19 환자, 특히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의 사망률을 줄였다.
 
지난 9월 2일 의학저널 JAMA에 실린 CoDEX,WHO REACT 연구에서는 덱사메타손의 효과가 입증됐다. WHO는 이러한 근거를 토대로 9월 8일 덱사메타손과 하이드로코르티손, 메틸프레드니솔론, 프리드니손 등 네 가지 스테로이드를 권고했으며 IDSA도 덱사메타손을 권고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이후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확대승인을 받았다. 중국 연구팀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효과적인 치료제일 수 있다고 비정통적인 프리프린터 서버로 발표했지만, 전 세계 연구진은 동료검토를 받지 않은 데이터로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연구팀도 코로나19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아지트로마이신의 효과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심장학회(ACC)는 연구 오류에 따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아지트로마이신을 비권고했다. 그럼에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잠재적인 치료 가능성을 홍보했고, 미국 내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났다. 

결국 지난 6월 8일 하이드록시클로로퀸 관련 연구논문 3개가 철회·재검토되고 6월 17일 FDA는 하이드록시크로롤퀸의 긴급사용승인을 취소했다. 

칼레트라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HIV 치료제 '칼레트라(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는 잠재적 치료제로 떠올랐다. 과거에 일부 중국 연구진이 칼레트라의 잠재성을 시사했지만, 관련 연구는 소규모 후향적 비무작위 코호트 임상에 해당됐다. 

지난 5월 7일 NEJM에 발표된 중국 연구팀의 결과에 따르면 칼레트라는 산소보충, 인공호흡기 사용 등 임상적 예후가 표준치료와 유사해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WHO와 IDSA는 칼레트라를 비권고했다.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항체치료는 에볼라와 독감에 사용한 바 있다. 혈장의 항체는 면역체계가 생산하는 단백질이다. 항체는 바이러스·박테리아를 소멸하는데, 항체치료제는 감염병에서 회복된 사람의 혈장을 사용한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항체치료제 개발에 나선 주요 제약사는 리제네론,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셀트리온 등이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 7월 6일 SARS-CoV-2 표면단백질에 결합하는 두 가지의 단일클론항체를 조합한 항체치료제의 임상1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어 리제네론은 9월 30일부터 미국 코로나19 환자 약 2000명을 대상으로 'REGN-COV2'로 명명된 항체치료제의 임상3상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REGN-COV2는 코로나19 항체가 없는 환자의 바이러스 검출량을 감소시키고 증상을 완화시켰다. 이에 FDA는 지난 11월 22일 REGN-COV2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FDA는 앞서 지난 11월 9일 일라이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밤라니비맙(LY-CoV555)'을 12세 이상의 향후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는 경증~중등도 환자에게 승인한 바 있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10월 28일 무작위 이중 맹검 대조군 임상2상 중간결과를 NEJM에 발표했다. 릴리에 따르면 'LY-CoV555·LY-CoV016' 병용요법은 임상 혜택을 제공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11월 단일클론항체 'AZD7442'를 면역이 억제된 코로나19 환자에게 장기간 보호 효능을 제공하는지 검토하는 임상3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이 항체치료제 'CT-P59'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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