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구팀, 연구결과 지난 12월 3일 PLoS Medicine에 발표
면역매개질환에 저용량 스테로이드는 심혈관질환 절대위험 약 2배↑
고용량 스테로이드는 심혈관질환 위험 약 6배까지 높여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흔히 안전한 것으로 인식된 저용량 글루코코르티코이드(스테로이드)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달 3일 의학저널 PLoS 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6가지의 면역매개 염증성질환(immune-mediated inflammatory disease)에서 5mg 이하의 저용량 스테로이드는 상승된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됐다.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사진 출처: 포토파크닷컴

글루코코르티코이드는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성 다발근통, 거세포동맥염, 염증성 장질환 등 다양한 면역매개 염증성질환에 사용된다. 다만 스테로이드 부작용을 고려한 잠재적 해로움과 비용에 대한 평가가 필요했다. 

일반적으로 의료계에서 고용량 스테로이드는 심장질환, 뇌졸중 등과 같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런 현상이 저용량 스테로이드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이전 연구들은 스테로이드 복용용량과 복용기간 등 변경요소들을 고려해 저용량 스테로이드 요법의 심혈관 위험성을 검토하지 않았다. 

이에 영국 리즈대학교 마르 푸하데스-로드리게스(Mar Pujades-Rodriguez) 연구팀은 저용량 스테로이드와 심혈관질환 위험의 연관성을 검토하기 위해 심혈관질환이 없고 면역매개 염증성질환이 있는 8만 7794명을 포함한 인구 기반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코호트 연구는 1998~2017년간 United Kingdom Clinical Practice Research Datalink(CPRD)에 등록된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의료기록 데이터에서 거세포동맥염 환자는 2만 5581명, 염증성 장질환은 2만 7739명, 류마티스 관절염은 2만 5324명, 전신홍반루푸스는 3951명, 혈관염은 5199명이었다. 대부분은 흡연(24%), 비만(25%), 고혈압(25%) 등과 같은 조정 가능한 심혈관 위험인자가 있었다. 평균 나이는 56세, 34.1%는 남성이었으며 모두 심혈관질환이 없었다. 

일일 스테로이드 노출을 인-년(person-years) 비율로 분석한 결과, 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 처방 용량 5mg 이하를 처방받은 환자는 80%, 5~14.9mg는 11.2%, 15~24.9mg는 1.6%, 25mg 이상은 1.2%였다. 

약 5년 추적관찰한 결과, 심혈관질환은 1만 3426명(15%)에서 발생했다. 이 중 6031명은 심방세동, 7727명은 심부전, 2809명은 급성심근경색 사건이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군을 검토한 결과, 1년 내 심혈관 사건 누적 발생률은 스테로이드를 복용하지 않은 기간에 1.4%였지만, 매일 25mg 이상의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시기에 심혈관 발생률은 8.9%로 상승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를 분석한 결과, 5년 누적 심혈관질환 위험은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은 기간에 7.1%, 스테로이드를 사용한 기간에 28%였다. 

저용량 스테로이드군을 분석해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저용량 스테로이드 복용은 약 2배 상승된 심혈관질환 위험과 연관됐으며(HR 1.74, 95% CI 1.64-1.84), 이런 위험 상승은 모든 심혈관질환 종류, 중증도에서 나타났다. 

특히 1일 5mg 이하의 저용량은 1.69배 높아진 심방세동 위험과 연관됐으며, 심부전 위험은 1.75배, 급성심근경색 위험은 1.76배, 말초동맥질환 위험은 1.78배, 뇌혈관질환 위험은 1.32배, 복부대동맥류 위험은 1.93배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번 결과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사람은 비치명적·치명적 심혈관질환 사건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을 보여줬다"면서 "특히 스테로이드의 용량과 복용 기간에 따라 심혈관질환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예전에는 5mg 이하의 저용량 프레드니솔론은 장기간으로 안전한 것으로 인식됐지만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저용량 스테로이드는 면역매개 염증성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2배 높일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면역매개 염증성질환에 장기간 스테로이드 요법을 피하고 심혈관 측면에서 더 안전한 치료 접근법이 필요하다"면서 "의료진은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처방해야 할 때 저용량이면서 효과를 보이는 용량을 사용해야 하며 스테로이드 복용력을 고려한 맞춤형 심혈관질환 예방 계획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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