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코로나19, 악재속에서도 꽃피는 신약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코로나19(COVID-19)와 함께 했던 흰 쥐의 해인 경자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매년 순탄치 않았던 제약업계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위협하면서 악재는 더 컸다. 게다가 코로나19 종식은커녕 내년에도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여 고난은 더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업계 환경의 변화를 강제하고 변수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예년과는 다른 형태의 변화가 다수 감지됐고, 국내·외 제약업계는 여러 방법으로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노력했다. 대면영업을 중시해 온 국내 제약업계는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온라인 영업이 대세를 이뤘고, 글로벌 제약업계는 법인을 쪼개고 품목군을 재조정하며 대처,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이다.

이와 별개로 제약사에게 난감한 선택을 강요한 경자년이기도 했다. 정부가 예고한 약제 재평가 제도의 시범사업 대상에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가 확정되면서 연간 3500억원에 달하는 시장이 축소될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본지는 2020년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내·외 제약업계의 변화된 모습과 달라진 환경, 그 외 핫 이슈 등을 정리해봤다.

① 언택트 시대…온라인이 대세
② 코로나19에 의약품 처방실적 '희비' 엇갈려
③ 새 옷 입은 글로벌 빅파마…실적 부진 여전
④ 코로나19, 악재속에서도 꽃피는 신약
⑤ 포스트 코로나, 임상시험도 '비대면' 접목
⑥ '임상재평가'…선택에 내몰린 제약사

[메디칼업저버 양영구·정윤식 기자]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은 꽃을 피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0년 한해 동안 백혈병 등 혈액암을 포함한 항암제는 5개에 불과했던 반면, 나머지는 희귀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의 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비짐프로(성분명 다코미티닙)와 NTRK 융합 유전자 고형암 치료제 비트락비(라로트렉티닙),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로즐리트렉(엔트렉티닙) 등이 허가를 받았다. 

혈액암 치료제 중에서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 벤클렉스타(베네토클락스)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조스파타(길테리티닙), 유방암 치료제 탈제나(탈라조파립), 전립선암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 등이 선을 보였다. 

특색은 식약처의 신약 허가 경향이 그동안 항암제 위주에서 류마티스관절염, 항진균, 에이즈, 협십증, 두통 등 다양한 질환의 치료제로 확장됐다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업계는 후발 약제 출시로 분주했던 만큼 국내서도 이들에 대한 허가가 이어졌다. 여러 종류가 있고 다양한 약리기전으로 분류되는 에이즈 치료제 안에서 델스트리고(도라비린/라미부딘/테노포비르)가 후발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에 처방할 수 있는 신약 킨텔레스(베돌리주맙)가 등장했다. 그동안 두 질환에서는 레미케이드, 휴미라처럼 TNF-α억제제가 처방됐는데, 새로운 생물학적 제제 옵션이 하나 더 추가된 것이다. 황반변성 치료 옵션도 새롭게 추가됐다.

현재 국내에서 황반변성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약물은 루센티스와 아일리아, 아바스틴이 전부다. 이 중 아바스틴은 타 질환에 사용되는 약물인데, 안구 내 주사치료로 사용 중이다. 비오뷰(브롤루시주맙)는 아일리아와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루센티스를 대신할 후속 약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올해 다발성골수종 신약도 국내에 선보였다. 다발성골수종은 재발이 잦아 치료를 거칠수록 효과와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치료제 반응도 줄어든다. 이 때문에 65세 미만 환자에게는 조혈모세포 이식 후 재발을 늦추기 위해 유지요법이 권장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1차, 2차에 벨케이드, 레블리미드, 키롤리스 등이 처방 가능하며, 3차 치료 옵션으로 포말리스트가 사용된다. 새롭게 허가받은 다잘렉스(다라투무맙)는 다발성골수종 환자의 15%에 이르는 3번 이상 재발 경험 환자에게 4차 옵션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와 함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는 스마이랍(페퍼시티닙)과 린버크(우파다시티닙)이 허가를 받았다. 물론 후발주자만 있는 건 아니다. 새로운 치료제로 이름을 올린 제품들도 있다. 다양한 임상적 특징을 보이는 퇴행성 신경계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제도 허가를 받았다.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 파킨슨병은 약물치료로 레보도파 제제를 기본으로 도파민 수용체 효능제, MAO-B 억제제, COMT 억제제, 항콜린제, 아만타딘 등 부가적 치료가 이뤄지는 현실이다.

에퀴피나(사파나미드)는 특발성 파킨슨병 환자에서 레보도파 제제 보조요법으로 허가받았다. SETTLE 임상3상 연구를 통해 문제가 되는 운동이상증이 없는 ON 시간에 대한 효과를 24개월 동안 유지했기 때문이다.

또 편두통 치료제 앰겔러티(갈카네주맙)는 국내서 희귀의약품으로 허가 받았다. 앰겔러티는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편두통 예방 치료제다. 앰겔러티는 임상연구에서 편두통 일수를 약 50% 줄였고, 삶의 질 측면에서도 MSQ-RFR 점수를 개선했다.

이외에 말초신경병증 치료제 탈리제(미로가바린), 항진균제 크레셈바(이사부코나조늄), 협심증 치료제 라넥사(라놀라진), 신경내분비종양 치료제 루타테라(루테늄옥소도트레오타이드) 등도 허가를 따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