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회원 대상 투표 결과 찬성률 63.26%…의료계 반대는 넘어야 할 산

이미지출처: 포토파크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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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대한한의사협회가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정부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천명했다.

전 회원 대상 투표 결과 찬성률이 63.26%에 이르러 내부 동력은 얻었다는 판단이다.

한의협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 회원 온라인 투표를 통해 '첩약 건강보험 시범사업을 실시하는 것에 대한 찬성 여부 투표'를 실시했다. 

개표 결과, 총 2만 3094명의 한의사 회원 중 1만 6885명이 투표에 참여(투표율 73.11%)해 1만 682명이 찬성을 선택한 것으로 집계됐다(찬성률 63.26%).

이번 투표는 최근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 제출한 첩약 급여화 관련 안을 두고 찬성과 반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건정심 소위원회에 제출된 안에는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 △알레르기 비염 △무릎관절염 등 총 5개 질환이 포함돼 있다.

이 중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뇌혈관질환 후유증, 안면신경마비, 월경통을 대상으로 한다.

수가는 월경통 약재비 상한금액 기준 10일분 15만원 이상으로 하고 환자 당 1년에 1회, 10일분을 건강보험에 적용한다. 

한약사 및 한약조제약사의 직접조제는 급여에서 배제하며 한의사의 직접조제 및 원내탕전, 원외탕전으로 운영한다. 

연간 총 500억원의 건보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3년의 시범사업을 거쳐 본 사업을 논의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의협은 7월 중 개최될 건정심 본회의에서 시범사업안이 최종 확정된 후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전국단위의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 시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을 세웠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은 2012년 10월, 건정심에서 연간 2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치료용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한시적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의결했지만 당시 한의계 내부사정 등으로 진행되지 못한 바 있다.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첩약 건강보험 급여화는 한의약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주고 경제적인 부담을 완화시켜준다는 차원에서 오래전에 추진됐어야 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첩약이 국민건강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의 세부적인 설계와 실행에 만전을 기함은 물론, 궁극적으로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완수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첩약 급여화를 둘러싼 의료계의 강력한 반대 탓에 원활한 시범사업 추진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최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소식을 접하고 국민을 상대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시험하는 정책이고 인륜적 기본을 무시하는 정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개협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건강보험의 기본 개념마저 무시하겠다는 뜻"이라며 "한방에 대해서만 기준이 무시되는 정책을 진행하려면 한방건강보험을 분리해 국민 의료비 지출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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