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최대집 집행부 수가협상 3연속 결렬로 마무리
병협, 5년만에 결렬 선언…'간극 너무나 컸다' 소감
치협, "보장성 강화 희생 전혀 반영 되지 않아 실망"

넘을 수 없었던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가림막. 대한의사협회가 2021년도 수가협상에서 3연속 결렬을 선언, 최대집 집행부의 마지막 수가협상도 결렬됐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넘을 수 없었던 공급자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벽.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2021년도 수가협상이 결렬로 끝났다.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메디칼업저버 정윤식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가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협상(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세 단체가 동시에 결렬을 기록한 것은 14번(2008년~2021년도)의 유형별 수가협상 사상 초유의 일로, 예상대로 코로나19(COVID-19) 사태를 두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됐다.

가장 먼저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한 곳은 의협으로, 이로써 최대집 집행부는 3연속 결렬로 임기 내 수가협상을 마무리하게 된 셈이다. 

앞서 의협은 2008년~2011년도 4연속 수가협상 결렬을 경험한 바 있다.

이날 의협 박홍준 수가협상단장은 건보공단과의 협상을 완성하려고 처음부터 끝까지 신의와 성실로 임했으나 협상장 안에서 벼랑 끝으로 내몰린 기분을 받았다며 입을 뗐다.

대한의사협회 박홍준 수가협상단장. ⓒ메디칼업저버 김민수 기자

최선을 다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과정과 통보를 전달받아 의협이 내민 진실된 손이 무색하게 됐다는 것이다.

박 단장은 "코로나19(COVID-19)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의협이 내민 손을 내치는 느낌을 받았다"며 "모든 책임은 이번 사태를 촉발한 정부에게 있는데 어떻게 이를 수습할 생각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인상률을 제시한 건보공단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협상을 지속하자고 했으나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는 통보를 듣고 결렬을 결정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즉,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인상률이 협상을 지속해도 전혀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의미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기관 경영 악화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건보공단은 협상할 의지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협의 뒤를 이어 병협이 오전 6시경 최종 결렬로 2021년도 수가협상을 끝냈다. 

병협 또한 의협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와 관련해 건보공단과의 생각 차이를 끝까지 좁히지 못했다고 전했다.

병협 송재찬 수가협상단장은 "재정운영위원회와 건보공단이 코로나19에 따른 의료계의 어려움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 같기는 하나 공급자단체와 생각의 간극이 너무 컸다"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의료기관의 노력을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고개숙인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고개 숙인 대한병원협회 수가협상단.

송 단장은 이어 "코로나19의 상황이 나름대로 반영됐다고 인정하나 최종적으로 수가협상 결렬이 된 만큼 앞으로 의료계의 노력이 향후에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치협은 그동안 보장성 강화 정책에 희생을 감수하며 적극 협조하고 코로나19의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노력했지만 수가 인상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치협 마경화 수가협상단장은 "국민과 자영업자 모두와 함께 코로나19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노인틀니, 임플란트, 치석제거 등의 비급여가 축소돼 실질 수입이 줄어들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 반영됐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들 단체를 제외한 대한약사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조산협회는 이번 2021년도 수가협상에 도장을 찍었다.

한편, 건보공단이 공급자단체 측에 제시한 최종 수가 인상률은 의원 2.4%, 병원 1.6%, 치과 1.5%, 한방 2.9%, 약국 3.3%, 조산원 3.8%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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