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C형간염 퇴치 사업 결과, 유병률 4.6%서 0.5%로 감소
전 국민 선별검사로 진단·치료한 첫 사례…이집트 정부·시민·의료계·제약업계 협력으로 이뤄져

[메디칼업저버 송인하 기자] 대한간학회는 정부와 의료계, 국민의 의지가 모이면 C형 간염 바이러스 질환을 퇴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집트 정부가 전 국가적 C형간염 퇴치 사업을 진행한 결과, 단기간 저비용으로 C형간염 유병률을 4.6%에서 0.5% 이하로 낮춘 덕분이다. 이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전국민 선별검사로 진단하고 항바이러스제로 모두 치료한 첫 사례로, 정부와 시민, 의료계, 제약업계의 협력으로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과는 19일자 NEJM에 게재됐다. 

이집트는 1950~1980년대 주혈흡충증 치료 과정에서 성인 인구의 약 10%가 만성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이집트 보건당국은 1년 내 18세 이상 성인 6250만명을 대상으로 집단검진 및 치료를 완료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14년 신약이 처음 도입됐을 당시 1인당 1650달러였던 12주 약제비를 2018년 약가협상과 저가약제 공급을 통해 85달러까지 낮췄다. 

이 밖에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의료기관에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검진기간 동안 5800~8000개 검진팀을 주 7일 하루 12시간씩 운영했다. 

항체검사용 신속진단키트는 협상을 통해 개당 0.58달러로 가격을 인하했고,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이용한 확진검사도 4.8달러의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다.

신속검사는 20분 안에 결과가 나왔다. 양성자는 2주 내 근처 병원으로 자동 예약을 통해 PCR 검사를 진행했고 확진 결과는 5일 이내 통보했다. 

최종 확진자에게는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인 소포스부비르와 다클라타스비르를 12~24주간 병용 투여했다. 선별검사로부터 약제 투여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약 10일이었다.

그 결과, 2018년 10월부터 2019년 4월까지 7개월간 전체 대상 인구의 79.4%인 총 4963만 319명이 선별검사를 받았다. 검사에서의 양성률은 4.6%였다.

선별검사 양성자 중 바이러스가 검출된 경우는 76.5%였고 이 중 91.8%가 치료를 시작했다. 치료가 완료된 환자 중 98.8%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선별검사 비용은 1인당 40.7달러가, 선별검사 양성자 1인당 추가 확진검사와 치료에는 총 130.6달러가 소요됐다. 

이집트의 C형간염 퇴치사업은 제한된 의료 자원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제력의 바탕 위에서 집단 선별검사를 통해 무증상 감염자를 발견하고 치료하는 전략이 통할 수 있음을 입증해, 국내 의료계와 정부도 충분히 시행을 고려해 볼 수 있는 전략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대한간학회 임영석 총무이사(울산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검사 비용과 치료비를 정부 협상을 통해 절감할 수 있었던 점이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정부와 의료계, 제약업계와 시민들의 적극적인 의지와 참여가 성공적인 사업의 밑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이러한 집단검사 및 치료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 지원으로 2018~2019년 전남 구례군에서 'C형간염 검진 및 치료 지원 사업'이 이뤄졌다. 구례군 주민 4235명을 검사해 확진된 17명을 치료하는 등 소규모 지역사회에서 C형간염 퇴치사업을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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