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학회 등 4개 학회,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 13~14일 개최
코로나19-간질환, 비만·대사 이상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간암·간이식·간경변증 합병증 연구 공개

[메디칼업저버 주윤지 기자] 대한간학회·한국간담췌외과학회·대한간암학회·대한간이식연구회가 13~14일 이틀간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간학회는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The Liver Week 2020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배경, 학술대회의 슬로건과 발표 예정인 연구를 소개했다.

대한간학회는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The Liver Week 2020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배경, 학술대회의 슬로건과 발표 예정인 연구를 소개했다. (왼쪽부터) 김지훈 학술이사, 임영석 총무이사, 백승운 회장, 이한주 이사장, 정진욱 전임 회장.
대한간학회는 13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털 호텔에서 열린 'The Liver Week 2020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으로 개최한 배경, 학술대회의 슬로건과 발표 예정인 연구를 소개했다. (왼쪽부터) 김지훈 학술이사, 임영석 총무이사, 백승운 회장, 이한주 이사장, 정진욱 전임 회장.

먼저 학회 김지훈 학술이사(고대의대 소화기내과 교수)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현재의 시스템과 시대가 뉴노멀(new normal)에 접어들면서 이번 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며 "준비를 하면서 여러 어려움과 제도적인 문제를 겪었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내년에도 온라인으로 개최할 예정이며 더 효율적으로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간학회 백승운 회장(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올해 학술대회의 슬로건인 '최신지견을 이용한 간질환의 정밀의학적 탐구(Navigating towards precision medicine with current knowledge in liver disease)'에 대해 설명했다.

백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는 스탠퍼드대 Ray Kim 교수의 '정밀의료' 관련 최첨단 강의(state-of-the-art lecture)를 공개한다"며 "이에 학회는 앞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인공지능(AI)·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등의 분석 도구를 활용해 정확하고 진실에 가까운 환자의 예후를 분석하기 위해 슬로건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회장은 "우리는 현재의 지식을 기반으로 정밀의학을 도달하기 위해 탐구(navigating)하고 있어 갈 길은 아직 멀다"며 "이에 발표되는 연구들은 우리가 정밀의료로 어떻게 한 발짝 더 가까워질 수 있는지 탐구한다"고 덧붙였다. 

대한간학회 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는 13~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사진 출처: 학회 홈페이지.
대한간학회 학술대회 'The Liver Week 2020 Virtual Conference)는 13~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다. 사진 출처: 학회 홈페이지.

'정밀의료' 탐구하는 대한간학회, 주목할 연구는?

이번 학회에서 주목되는 연구는 ▲코로나19(COVID-19)와 간질환 연관성 ▲비만·대상의 이상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의 최신지견 ▲간암·간이식·간경변증 합병증 최신 연구 등 크게 세 분류로 정리된다. 

코로나19와 간질환 연관성은?

먼저 경북대 의대 이유림 교수팀이 진행한 '간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결과(Impact of Existing Liver Disease on Clinical Outcomes of COVID-19: A Multicenter Study)' 국내 다기관 연구는 코로나19 진단받은 환자 1005명 대상으로 간질환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B형·C형 간염 등 만성간질환 환자에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간경변증 환자에서 산소치료, 중환자실 입원, 급성 호흡부전 및 사망이 더 빈번하게 나타났다. 특히 간경변증은 고령·당뇨와 함께 코로나19의 중증도와 사망률과 연관성이 있는 독립적인 인자였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간경변증을 동반한 코로나19 환자가 더 높은 중증도와 사망률을 보였다"면서 "간경변증 환자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감염된 경우 더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가톨릭의대 송정은 교수는 '간기능 검사 이상이 있는 코로나19 환자의 임상적 특징과 예후(Multicenter Analysis of Clinical Features and Treatment Outcomes of COVID-19 Patients with Hepatic Impairment)'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대구의 대학병원 5곳에서 코로나19를 진단받고 입원한 환자 874명 대상으로 입원 중 간수치 상승을 보이는 환자와 정상 간수치를 보이는 환자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에서 간수치 상승은 흔한 임상 특징이었다. 또 성별과 코로나19 중증도의 연관성이 나타났다. 이에 송 교수는 "간 효소 이상(liver enzyme abnormality)은 코로나19 환자에서 흔했다"며 "이는 질병 중증도 및 예후와 연관됐었다"고 밝혔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과 비만·대사 연관성은?

고대의대 이영선 교수가 발표한 'microRNA 이용한 비알코올 지방간염 진단마커 발굴' 연구는 지방간염 환자에서 의미 있게 상승한 4가지 microRNA인 ▲miR-21-5p ▲miR-151a-3p ▲miR-192-5p ▲miR-4449의 발현량을 이용해 지방간염을 정확하게 구분했다. 

이 교수는 "지방간염 진단하기 위해 침습적인 간조직검사가 필수적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시행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있었다"면서 "본 연구는 우리 몸의 혈액에 있는 짧은 염기서열로 구성된 microRNA를 이용해 지방간염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울대의대 이윤빈 교수는 '만성 B형 간염 환자에서 대사 관련 위험인자가 암 발생·사망에 미치는 영향(Association of Metabolic Risk Factors with Risks of Cancer and All-Cause Mortality in Patients with Chronic Hepatitis B Virus Infection: A Korean Nationwide Cohort Study)'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 31만 7856명 상대로 비만·고콜레스테롤혈증·당뇨병·고혈압 등의 대사 관련 위험인자와 암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사 관련 위험인자가 증가할수록 간암·비간암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 5년 이상 장기간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한 환자에서도 대사 위험인자가 간암 발생·사망 위험과 동일한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대사 관련 위험인자가 암 발생과 사망 위험을 높이는 중요한 위험인자임을 입증하고 만성 B형간염 환자의 임상경과를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며 "암 발생 위험을 경감시키고 생존율을 향상하기 위해 적절한 항바이러스치료에 더해 대사 관련 위험인자에 대한 선제적 평가·관리가 중요함을 보여줬다"고 피력했다.

연대의대 김윤아 교수는 '비만보다 마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더 높은 심혈관질환 위험도(Lean Non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Increases Cardiovascular Risk more than Obese Non 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통해 건강한 환자 2987명과 비만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 1274명, 마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 525명의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마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비만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보다 유의하게 더 높았다. 또 간섬유화가 진행된 환자들을 따로 분석한 결과, 마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들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비만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들보다 더 높았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마른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의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비만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보다 높음을 확인함으로써 심혈관질환 관리 및 치료가 필요함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간암·간이식·간경변증 합병증 관련 최신 연구는?

연대의대 황혜성 교수는 '순환 간암 줄기세포로 생체공여자의 간이식에서 간암 재발 예측 연구(Circulating Cancer Stem Cells in Hepatocellular Carcinoma: A Pilot Study of Prediction for Tumor Recurrence after 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간암 환자 25명에서 간 이식 수술 전·후 1일째 혈액을 채취해 혈액 내 'EpCAM' 또는 'CD90'로 불리는 '순환 암 줄기세포(circulating cancer stem cells)' 존재 여부를 유세포분석법(flow cytometry)과 실시간 중합효소융합반응(RT-PCR)을 통해 확인했다. 

원발 간암 조직에서 순환 암 줄기세포 발현과 비교한 결과, 원발 간암 조직에서 유래한 순환 암 줄기세포임을 확인했다. 또 이식 전·후 혈액 내 순환 암 줄기세포의 존재가 간이식 후 간암의 재발을 예측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황 교수는 "생체 공여자 간이식 전 간암의 재발 위험성이 높은 환자를 수술 전 환자 혈액 내 순환 암 줄기세포를 통해 확인해 기존 선정기준에 더해 이식대상자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또한 수술 후 1일째의 혈액 내 순환 암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통해 재발 고위험군 환자를 조기에 선별해 이식 후 면역억제제 선정이나 수술 후 추적관찰에서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고 대처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인제의대 윤아일린 교수는 HELIOS 연구로 불리는 '경구용 L-카르니틴이 불현성 간성뇌증 환자의 삶의 질·간기능에 미치는 영향(Oral L-Carnitine on Quality of Life and Cognition in Covert Hepatic Encephalopathy: A Randomized, Double-Blind, Placebo-controlled Study)'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HELIOS는 다기관,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대조군 임상 3상 연구로, 불현성 간성뇌증 환자에서 L-카르니틴 투여가 삶의 질과 간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경구용 L-카르니틴은 위약보다 삶의 질을 개선시키지는 못했다. 그러나 경구용 L-카르니틴군에서 L-카르니틴 농도 변화에 따라 의미있는 인지기능 호전 현상이 확인됐다.

이에 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형 종이-연필 검사를 이용해 국내 표준화 자료를 기준으로 진단한 불현성 간성뇌증 환자 바탕으로 진행된 첫 국내 연구라는 것에 의의가 있다"며 "이전의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삶의 질 설문, 한국형 스트룹 검사 등 다양한 검사도구를 이용해 객관적으로 경구용 L-카르니틴의 효과를 분석했으며 경구용 L-카르니틴이 향후 불현성 간성뇌증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일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순천향의대 유정주 교수는 '급성 신손상 동반한 간경변증 환자에 소변 바이오마커의 역할(The Role of Urinary Biomarkers in Cirrhotic Patients with Acute Kidney Injury: Multicenter, Prospective Cohort Study)'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팀은 2016년부터 3년간 11개의 경인지역 종합병원 중심으로 환자 262명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했다. 그 결과, 급성신손상이 발생한 간경변증 환자에서 소변 바이오마커(NAG)의 측정은 급성 신기능 손상 정도와 잘 비례했으며 임상적 예후와 뚜렷한 관계가 있었다. 

소변 NAG가 많이 검출되는 환자는 3개월 내 사망이나 간이식을 경험할 확률이 유의하게 높았으며 특히 간기능이 좋은 군에서 예측력이 더욱 증가했다. 그러나 소변 NAG는 간신증후군의 치료제인 털리프레신(terlipressin)의 치료 반응 예측에는 실패했다. 

유 교수는 "이번 결과는 소변 NAG는 급성 신기능 손상 정도를 잘 반영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변 NAG가 많이 검출되는 환자의 단기 예후가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급성신손상이 발생한 간경변증 환자의 소변 NAG를 측정하고 NAG 값이 높을 경우 간이식 등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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