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임상내분비학회 '이상지질혈증 성인의 약물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2017년 55mg/dL 미만 권고했으나 이후 연구서 심혈관 사건·사망 차이 없다고 분석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017년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제시하며 파장을 일으켰던 미국임상내분비학회(AACE)가 입장을 선회했다.
AACE는 Endocrine Practice 2월 5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성인의 약물 관리 가이드라인' 발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이 있거나 위험이 높고 이상지질혈증 약물치료를 받는 환자의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로 권고했다.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다시 상향조정한 이유는 여러 연구의 메타분석과 다양한 약제 연구에서 55mg/dL 미만으로 조정해도 심혈관계 사건과 사망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AACE는 이번 가이드라인에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총 13개 권고안을 담았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각각 연구보단 연구에서 보고된 특정 결과 분석에 중점을 두고 근거 확실성을 평가해 권고안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18세 이상의 이상지질혈증 또는 고중성지방혈증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목표치 55mg/dL 미만이 실질적 예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아
AACE는 2017년 심혈관질환 극초고위험군(extreme risk)을 신설하면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권고했다. 이는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입증한 IMPROVE-IT 연구가 근거였다. 연구에서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은 LDL-콜레스테롤을 53mg/dL까지 낮췄고, 심혈관계 사건 상대 위험도를 6.4% 유의하게 줄였다.
하지만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낮춘 권고안은 IMPROVE-IT 연구만 근거한 것으로, AACE는 이후 발표된 여러 연구 및 메타분석에서 목표치 조정에 따른 심혈관계 사건 또는 사망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즉,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55mg/dL 미만으로 낮추는 것이 환자의 실질적 예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AACE는 "이전 권고안은 대규모 연구를 기반으로 55mg/dL 이하의 낮은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제시했다. 이후 여러 가지 약물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70mg/dL 미만으로 달성하면 심장마비 및 사망 위험에서 약간의 혜택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하지만 더 낮은 목표치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질적 근거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진은 환자 선호도와 가치, 비용, 수용 가능성, 형평성 등을 고려해 환자와의 공유의사결정을 수행하고 LDL-콜레스테롤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PCSK9 억제제·벰페도익산, 스타틴 병용요법으로 권고
인클리시란 권고 또는 반대 근거 불충분
이번 가이드라인은 먼저 이상지질혈증 성인 환자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을 위한 공유의사결정 일환으로서 ASCVD 위험 예측에 검증된 도구 또는 계산기를 사용하도록 권장했다. 다만 관상동맥 석회화(CAC), 지질단백질(a)(Lp(a)), 아포지질단백질B(apoB) 등 비전통적 위험요인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기엔 근거가 제한적이라고 명시했다.
ASCVD가 있거나 위험이 높은 성인 환자 중 최대내약용량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콜레스테롤 목표치 70mg/dL 미만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표준치료에 더해 PCSK9 억제제 알리로쿠맙(제품명 프랄런트) 또는 에볼로쿠맙(레파타)을 함께 사용하도록 제시했다. 현재 알리로쿠맙과 에볼로쿠맙을 직접 비교한 근거는 부족해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 투약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단, ASCVD가 없는 이상지질혈증 환자라면 기존 치료에 알리로쿠맙 또는 에볼로쿠맙을 추가하는 치료를 권장하지 않았다. 대부분 임상연구 참가자가 ASCVD 위험이 높거나 심혈관질환 2차 예방 목적으로 치료받아, 저위험군에서는 약제 혜택이 위험보다 큰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다.
ASCVD가 있거나 위험이 높은 성인 환자가 스타틴 불내성이라면 기존 치료에 벰페도익산(넥스레톨)을 병용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ASCVD가 없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이면서 다른 지질저하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 벰페도익산을 기존 치료에 추가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았다. 벰페도익산이 심근경색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라도 통풍, 담석증, 건파열 등 이상반응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벰페도익산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근거는 제한적이며, 가장 대규모 연구의 2차 분석에서 1차 예방 가능성이 일부 확인됐지만 대상자 수가 적고 모두 ASCVD 고위험군이었다고 정리했다.
새로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인 인클리시란(렉비오)은 권고 또는 반대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으며, 장기간 심혈관계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이어 ASCVD가 있거나 위험이 높고 LDL-콜레스테롤 150~499mg/dL인 고중성지방혈증 성인 환자는 스타틴에 EPA(IPE)를 함께 사용하도록 제시했다. 그러나 LDL-콜레스테롤 500mg/dL 이상인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라면 EPA(IPE) 치료 권고안을 제시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들은 기존 임상연구에서 제외됐고 EPA(IPE) 단독요법이 췌장염에 미치는 영향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또 LDL-콜레스테롤 150mg/dL 이상의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는 EPA+DHA 병용요법을 권장하지 않았다.
니아신도 ASCVD가 있거나 위험이 높은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게 기존 치료와 병용하지 않도록 강하게 권고했다. 니아신과 스타틴 병용 시 심근경색 위험을 낮출 수 있을지라도 감염, 출혈, 고혈당으로 인한 입원 위험 증가 등 잠재적으로 심각한 위험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니아신과 스타틴을 함유한 복합제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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