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 5일 개최
지동학회, Lp(a)/TRL 태스크포스 구성해 포지션 페이퍼 작성 중
국가마다 Lp(a) 절단점 달라…국내 데이터를 근거로 기준 제시할 예정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심혈관질환 관리에서 Lp(a) 중요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심혈관질환 관리에서 Lp(a) 중요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학계도 지단백(a)(Lp(a))로 잔여 심혈관질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열차에 탑승했다. 

여러 국가 및 주요 진료지침에서 Lp(a)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Lp(a)로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고 예방전략을 수립하고자 팔을 걷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Lp(a)/TRL(triglyceride rich lipoprotein) 태스크포스를 구성, 올해 상반기 발표를 목표로 Lp(a) 관리 중요성과 검사 및 치료 기준 등을 담은 포지션 페이퍼를 작성 중이다.

5일 서울드래곤시티에서 개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심혈관질환 관리에서 Lp(a) 중요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Lp(a), 심혈관질환 위험강화인자로 주목

유럽동맥경화학회, 평생 최소 1회 Lp(a) 검사 권고

Lp(a)는 죽상경화 촉진, 혈전 형성, 염증 유발 등 병리학적 특성을 가지며 심혈관질환 발생·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Lp(a) 수치의 약 90%는 LPA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등 유전전 요인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현재까지 높은 Lp(a) 수치는 심혈관질환 사건 그리고 사망과 의미 있게 연관된 것으로 조사돼, 새로운 심혈관질환 위험인자 또는 위험강화인자로 평가된다. 

이에 국외 진료지침에서는 Lp(a)의 임상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검사를 받도록 주문한다. 

▲강북삼성병원 김병진 교수.
▲강북삼성병원 김병진 교수.

2022년 유럽동맥경화학회(EAS) 합의문에서는 모든 성인이 평생 최소 1회 Lp(a) 검사를 하도록 권고했다. 청소년도 허혈성 뇌졸중 병력 또는 조기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가족력이 있다면 Lp(a) 검사를 고려하도록 제시했다. 2019년 미국국립지질협회(NLA)도 특정 고위험군에서 Lp(a) 검사를 권장했다. 중국 역시 고위험군에서 Lp(a) 검사를 받도록 주문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Lp(a)의 명확한 검사 및 치료기준이 확립되지 않았다. 2022년 발표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진료지침 제5판에서는 Lp(a)를 '향후 연구가 필요한 심혈관계 바이오마커'로만 언급했고, 모든 성인에게 심혈관질환 위험도를 평가하기 위한 선별검사로 Lp(a)를 측정할 근거는 부족하다는 이유로 권고하지 않았다. 

강북삼성병원 김병진 교수(순환기내과)는 "2022년 진료지침에서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평가하고자 Lp(a)를 사용해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Lp(a) 검사를 권고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후 약 3년이 지나면서 Lp(a) 관련 근거가 많이 발표됐다. 평생 Lp(a) 1회 검사를 받도록 제시하면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지는 Lp(a) 절단점(cut-off)를 조심스럽게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Lp(a) 포지션 페이퍼, 역학·검사·치료전략·향후 연구 방향 등 담을 예정

이에 Lp(a)/TRL 태스크포스는 국내 연구 자료 및 Lp(a) 검사 현황 등을 정리하고 여러 진료지침과 문헌을 비교해 Lp(a) 검사 및 위험 기준 등을 제시하고자 Lp(a) 포지션 페이퍼 발간에 착수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를 근거로 한국인 대상의 Lp(a) 검사 필요성과 위험 기준을 제시해 진료현장에서 Lp(a) 검사 및 관리에 도움을 주겠다는 목표다.

아직 한국인에서 Lp(a) 관련 연구는 많지 않지만 점점 근거가 쌓이고 있다. 김병진 교수팀이 2023년 발표한 국내 대규모 건강검진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Lp(a)≥50mg/dL(120nmol/L)에서 심혈관질환 및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연구에서 보고한 사망 건수가 적어 최적 Lp(a) 절단점을 정하긴 어렵지만, 50mg/dL 기준으로 봤을 때 특이도(Specificity) 87.2%, 음성예측도(NPV) 99.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또 강북삼성병원 건강연구에 참여한 4만 4354명을 대상으로 Lp(a)와 관상동맥석회화(CAC) 그리고 ASCVD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에서도 Lp(a)≥50mg/dL(120nmol/L)면 ASCVD 발생 가능성이 36% 증가했다. 특히 Lp(a)와 CAC가 모두 높다면 ASCVD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Lp(a)/TRL 태스크포스는 Lp(a) 병리생리학, 역학, 검사, 치료전략, 향후 연구 방향 등을 담은 포지션 페이퍼를 올해 상반기에 발표할 계획이다. 

국가별로 다른 Lp(a) 절단점…우리나라 기준 제시될까?

▲가천대 길병원 장영우 교수.
▲가천대 길병원 장영우 교수.

포지션 페이퍼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Lp(a) 절단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 관리가 필요한 Lp(a) 절단점이 통일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천대 길병원 장영우 교수(심장내과)는 "아시아인은 다른 인종보다 Lp(a)가 낮은 것으로 보고된다. 일반적으로 Lp(a)가 50mg/dL 이상이면 ASCVD 등 위험이 높다고 보고 있다"며 "국내 연구에서 Lp(a)가 50mg/dL 이상이면 ASCVD 위험이 급격히 높아졌기에 절단점을 50mg/dL로 정하거나 80 백분위수(percentile) 기준으로 하면 30mg/dL로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김병진 교수는 "다른 나라도 적절한 Lp(a) 절단점이 명확하지 않다"면서 "국내 데이터에서는 50mg/dL의 특이도가 높았지만 실제 가장 적절한 절단점 기준을 계산하면 26.3mg/dL이었다. 그러나 해당 기준의 특이도가 높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혈관질환 1차 또는 2차 예방에 적합한 Lp(a) 절단점을 제시하려면 우리나라 대표성을 가진 코호트를 구성해야 한다"면서 "향후 본 태스크포스와 합심한다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p(a) 단위 정리도 이뤄질지 관심이다. Lp(a) 측정에 다양한 검사를 활용하는 가운데 mg/dL과 nmol/L 중 어떤 것을 진료현장에 권고할 수 있을지 정리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국제임상화학회(IFCC)는 nmol/L를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이상국 교수(진단검사의학과)는 "Lp(a) 단위를 권고한다면, nmol/L를 활용하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와 시약을 사용하도록 한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이 경우 한 곳 회사의 시약을 사용해야 해 병원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 현재 Lp(a) 표준물질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향후 공급 가능하다면 이를 기반으로 교정해 nmol/L를 사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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