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개발 siRNA 치료제…임상2상 결과, Lp(a) 약 94%↓
ACCLAIM-Lp(a) 임상3상 도입…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 평가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지질단백질(a)(Lp(a))를 낮추는 신약 개발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일라이 릴리의 레포디시란이 긍정적 임상2상을 토대로 임상3상에 도입하며 열풍에 합류했다.
레포디시란의 ALPACA 임상2상 결과, Lp(a) 농도는 치료 초기에 빠르게 감소해 투약 후 60일부터 180일까지 최대 약 94% 낮아졌고 효과가 장기간 지속됐다. 이번 결과는 NEJM 지난달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레포디시란은 간으로 전달되도록 설계된 장기 지속형 짧은 간섭 RNA(siRNA) 치료제로 피하주사한다. siRNA는 간에서 Lp(a)를 암호화하는 mRNA를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레포디시란 400mg 투약 후 급격히 감소…180일 동안 유지
ALPACA 임상2상에는 40세 이상으로 등록 당시 혈청 Lp(a) 농도가 175nmol/L 이상인 환자 320명이 모집됐다. 평균 나이는 약 63세였고 등록 당시 혈청 Lp(a) 농도는 253.9nmol/L였다.
전체 환자군은 등록 당시와 180일째 모두 레포디시란 16mg, 96mg 또는 400mg 투약군, 등록 당시 레포디시란 400mg 투약 이후 180일째 위약 투약군(레포디시란 400mg→위약군), 등록 당시와 180일째 모두 위약 투약군(위약군)에 1:2:2:2:2 비율로 무작위 배정됐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 대비 60일부터 180일까지 혈청 Lp(a) 농도의 평균 변화율로, 위약군과의 차이를 보정해 평가했다. 1차 분석은 등록 당시 레포디시란 400mg을 투약한 환자군의 데이터를 통합해 조사했다.
위약군과의 차이를 보정해 1차 목표점을 확인한 결과, 혈청 Lp(a) 농도는 레포디시란 16mg군 -40.8%p(95% CI -55.8~-20.6), 96mg군 -75.2%p(95% CI -80.4~-68.5), 400mg 통합군 -93.9%p(95% CI -95.1~-92.5) 감소했다. 레포시디란 400mg 통합군은 투약 이후 30일째에 급격한 감소를 보였고 180일 동안 유지됐다.
투약 이후 30일부터 360일까지 혈청 Lp(a) 농도 변화를 장기간 살펴보면, 위약군 대비 레포디시란 16mg군은 -41.2%p(95% CI -55.4~-22.4), 96mg군 -77.2%p(95% CI -81.8~-71.5), 400mg→위약군 -88.5%p(95% CI -90.8~-85.6), 400mg 2회 투약군 -94.8%p(95% CI -95.9~-93.4) 유의하게 감소했다.
레포디시란의 용량 의존적 효과도 확인됐다. Lp(a) 농도는 가파르고 빠르게 감소해 약 60일째 최저점에 도달했다. 이 때 등록 당시 대비 레포디시란 용량별 평균 감소율은 16mg군 약 -45%, 96mg군 약 -80%로 조사됐다. 60일 이후 Lp(a) 농도가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180일째 평균 감소율은 16mg군 약 -30%, 96mg군 약 -70%로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레포디시란 치료에 따른 Lp(a) 농도 감소 효과는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레포디시란 400mg을 등록 당시와 180일째 투약한 환자군은 2차 투여 이후 약 60일이 지난 240일째에 두 번째 최저치를 기록, -96.8% 감소했고 360일째에는 -91.0%로 조사됐다. 2차 투여하고 360일 이후인 540일째에는 등록 당시 대비 Lp(a) 농도 평균 변화율이 -74.2%였다.
레포디시란 400mg→위약군은 360일 동안 Lp(a) 수치가 천천히 상승했으나, 레포디시란을 다시 투약한 이후에는 등록 당시 대비 540일째 Lp(a) 농도가 -54.3%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치료 기간에 레포디시란 또는 위약과 관련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중증 이상반응은 35명에게서 발생했다. 위약군 중 1명만 연구에서 중도 탈락했다.
주사부위반응은 레포디시란의 가장 흔한 이상반응으로 용량 의존적으로 나타났고, 고용량 투약 시 약 12%에서 발생했다.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 높아진 경우로 정의하는 간 효소 수치 상승은 3~5%에게서 확인됐다. 단, 이 같은 이상반응은 모두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
임상2상 데이터를 근거로 현재 레포디시란의 ACCLAIM-Lp(a)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연구에서는 레포디시란 투약 시 주요 심혈관계 사건(MACE) 그리고 뇌졸중 예방 효과를 평가한다. 연구 결과는 2029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Steven Nissen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임상3상에서 레포디시란 치료에 따른 심혈관계 예후를 평가하고 있다"며 "레포디시란이 이환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킬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연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p(a) 타깃 치료제 임상3상 진행 중…"효능·안전성 영향 알 수 있을 것"
레포디시란이 타깃한 높은 Lp(a) 농도는 심혈관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이다. 하지만 아직 허가된 Lp(a) 타깃 치료제는 없다.
현재 Lp(a) 농도를 낮추기 위한 치료 후보물질들의 임상연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임상3상에 진입해 진료현장에 가장 빨리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제에 관심이 모인다.
임상3상이 가장 먼저 마무리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치료제는 노바티스의 펠라카르센이다.
펠라카르센의 대규모 심혈관계 영향 연구인 Lp(a)HORIZON 연구는 Lp(a) 농도가 70mg/dL 이상으로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MACE 발생을 평가하고 있으며, 연구는 2026년 종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암젠의 올파시란은 OCEAN(a)-Outcomes 임상3상에서 관상동맥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또는 긴급한 관상동맥재개통술 시행 등 MACE 위험을 평가하고 있다. Lp(a) 농도가 200nmol/L 이상으로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는 환자를 모집하며, 연구 결과는 2026년 말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Nissen 교수는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연구를 통해 지속적인 Lp(a) 감소가 효능 그리고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유망한 치료 후보물질 중 한 가지 이상이 골망을 흔들어 놓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북삼성병원 김병진 교수(순환기내과)는 5일 열린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현재 진행 중인 Lp(a) 치료제의 임상3상 결과에 따라 심혈관 보호 효과가 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Lp(a) 치료제는 특정 고위험 환자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기존 LDL-콜레스테롤 조절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환자군에게 효과적인 치료옵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