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지질혈증 치료는 LDL콜레스테롤(LDL-C)을 낮춰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최종 목표지만, 그럼에도 남아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중성지방(TG, triglyceride)도 조절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국내 진료지침에서는 TG가 지속적으로 500mg/dL 이상인 경우 피브린산유도체 또는 오메가-3지방산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피브린산유도체로는 우수한 TG 강하효과를 입증받은 페노피브레이트 제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페노피브레이트는 일부 제제에서 식후복용해야 하는 점 그리고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투약초기 추정사구체여과율(eGFR)이 떨어지는 점 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존 용량(145mg)의 3분의 1로 줄인 저용량(48mg) 페노피브레이트 제제가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는 eGFR이 30ml/min/1.73㎡ 이상인 환자군을 포함하도록 임상시험이 진행돼, 추후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투약이 어려웠던 점이 해소될지 주목된다. 이에 THE MOST는 국내 내분비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의 필요성과 한계점을 짚어보고,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 출시에 대한 실질적인 조언 및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Topic I

고중성지방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유병률은 중성지방(TG) ≥ 150mg/dL 기준으로 30%에 육박하고, 현재 처방 기준인 TG ≥ 200mg/dL에서는 15% 이상이다.

하지만 치료율은 10% 대에 머무르고 있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반면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치료율이 55.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목표를 보면 차이가 보인다.

국내에서는 당뇨병을 동반하거나 심혈관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 TG가 200mg/dL 이상인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시작하도록, 그렇지 않은 경우 500mg/dL 이상부터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반면 미국임상내분비학회ㆍ내분비학회(AACE/ACE) 2020 가이드라인에서는 저위험~초고위험 환자까지 150mg/dL 미만조절을 권고하고 있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대해 경각심을 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국내 진료지침에서 TG에 대해 강조하지 않았던 점과는 달리 2022 진료지침에서는 TG 수치에 따라 약제선택을 세분화해 권고하고 있다.

Discussion I

 노 은  전통적으로 ‘고지혈증’이라는 개념 자체가 예전에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의미했기 때문에 오랜 기간 동안 LDL콜레스테롤(LDL-C)을 타깃으로 한 치료에 대해 많은 데이터들이 축적돼 왔다.

그러면서 스타틴이 고지혈증 치료에 있어 기본이 되는 치료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인슐린저항성이 LDL-C를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 뿐만 아니라 TG를 높이고 HDL콜레스테롤(HDL-C)을 낮추는 복합적인 과정들에 대해서 ‘이상지질혈증’이라고 다시 정의하게 되면서 TG에 대한 관심과 치료법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치들은 임상 데이터에 근거해 정해진다. TG < 200mg/dL 목표치 또한 여러 공신력 있는 연구와 하위분석 결과들을 근거로 정해진 것이고, 실제 임상에서도 그 기준에 따라 치료하고 있다.

 김수경  그 동안 TG와 관련된 연구결과들이 별로 흥미롭지 않다 보니 TG를 타깃하는 치료가 상대적으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스타틴을 이미 썼던 환자에서는 TG가 200mg/dL 이상인 경우라도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를 처방하기보다 생활습관 등을 먼저 조절하도록 한다.

지금도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복합제가 있지만, 약제를 처방할 때에는 성분별로 용량을 잘 맞춰야 하는데 복합제는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또한 두 가지 약을 따로 쓰는 것도 약의 개수를 늘려야 하는 점 때문에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대규모 연구들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은경  두 분 말씀에 적극 동의한다. 오메가-3지방산이나 페노피브레이트와 같이 TG를 낮추는 약을 잘 안쓰는 이유는 일반적인 처방의 순서로 봤을때 스타틴과 에제티미브를 쓰면 TG도 조금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표치에서 벗어난 환자들이 있다면 TG만을 목표로 하는 약들을 추가해서 써야한다고 생각한다.

TG 약제 처방기준이 200mg/dL 이상인 것은 매우 오래된 기준이다. 2008년 유럽심장학회(ESC) 가이드라인을 보면 TG가 149mg/dL을 넘는 순간 심혈관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G 기준을 낮추지 못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좋은 결과가 나와야 이런 근거를 기반으로 가이드라인에 반영할 수 있는데, 그런 대규모 연구를 통해 나온 우수한 결과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리얼월드데이터(real-world data)에서는 매우 높은 수치가 아니더라도 오랜 기간 150~200mg/dL에서 유지된다면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결과들을 보고했다.

이런 점에서 TG 기준을 약간 하향조정하는 것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약을 무리하게 사용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생긴다면 안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가 좋은 효과와 낮은 부작용을 보이기 때문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Topic II

FIELDㆍACCORD 연구

페노피브레이트에 대한 대표적인 대규모 연구인 FIELD와 ACCORD는 스타틴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FIELD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와 위약을, ACCORD에서는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대비 스타틴+위약을 비교ㆍ분석했다.

두 연구 모두 1차종료점은 만족시키지 못했으나 하위분석 결과 TG가 높고 HDL-C가 낮은 환자에서는 심혈관 위험도를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신장기능에 따라 중등도~중증 신장기능장애 환자에서 처방이 제한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는 유병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장기능이 안 좋아진다.

이 경우 약제선택에 있어 페노피브레이트 사용이 제한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된 Tricor(성분명 페노피브레이트)는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서 초기 1일 1회 48mg 저용량부터 처방할 수 있도록 허가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고중성지방혈증의 치료 시 페노피브레이트가 가장 우선적으로 처방됐고, TG 수치가 떨어질수록 오메가-3지방산의 처방비율도 높아졌다.

앞서 언급된 바와 같이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에서는 원칙적으로 페노피브레이트는 처방이 안 되는 약제이기는 하나, 현재로서는 대체 약제가 없다 보니 아직도 페노피브레이트를 많이 처방하고 계신 것으로 보인다.

Discussion II

 노 은  아주 중요한 연구인 FIELD와 ACCORD에서 하위그룹 분석결과 심혈관 위험을 유의하게 낮추는 데이터가 있었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서 이를 근거로 권고사항을 정립한 것 같다.

경험상 당뇨병 환자에서 인슐린저항성 때문에 이런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스타틴 사용 후에도 조절이 안되는 경우에 TG를 낮추는 치료를 하고 있다.

실제로 TG가 높으면 LDL 개수는 같아도 입자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sdLDL(small dense low-density lipoprotein)이 늘어나고, TG에 있는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많이 침착된다.

또한 TG가 LDL-C와는 독립적으로 심혈관 위험을 높인다는 데이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 고중성지방혈증 치료는 앞으로 더 중요시될 것 같다.

신장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의 기준이 혈청크레아티닌 2.5mg/dL 이상으로 돼 있는데, 이는 추정사구체여과율(eGFR) 30mL/min/1.73m² 미만에 해당하는 경우다.

그래서 이런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를 초기치료로 시작하는 것은 조심하고 있다.

크레아티닌이 높아지는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근육에서 나오는 크레아티닌이 쌓이거나 배설율이 떨어지는 기전 등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 약물을 끊게 되면 거의 되돌아가게 되고, 이는 이전 연구들에서도 확인됐다.

혈중 크레아티닌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부터 환자에게 얘기하고, 신장독성이 있는 약제나 상황을 피할 수 있도록 주의시킨 후에 크레아티닌에 대한 감소가 많이 없다면 유지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김수경  TG를 낮추기 위해 약물로만 조절하는 것과 생활습관을 교정함으로써 개선되는 부분이 더 클지 비교한 연구나 1차종료점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한 연구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

페노피브레이트를 쓰면 확실히 크레아티닌이 상승하기는 하는 것 같다. 약을 끊으면 떨어지기도 하지만, 어떤 연구에서는 가역적이지 않는다는 결과도 있다.

최근 대규모 연구의 하위분석에서는 eGFR이 낮았던 경우 페노피브레이트를 쓰게 되면 오히려 eGFR 감소속도가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있어서 논란이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신장기능이 안좋은 환자는 오메가-3지방산부터 써보는데, TG가 400~500mg/dL 이상으로 높은 경우에는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페노피브레이트를 시도해 본다.

스타틴의 양을 줄이고 부가적인 약물을 늘리기도 하지만 페노피브레이트를 1차적으로 쓰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홍은경  고중성지방혈증 치료가 환자의 심혈관 위험을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위그룹 분석과 같은 결과가 대규모 연구에서도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고위험군에게는 위험을 낮춰줄 것으로 생각한다.

스타틴 치료를 하다보면 TG도 떨어진다고는 하는데, LDL-C가 떨어지면 TG가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페노피브레이트를 쓰기 어려운 환자가 아니라면 스타틴을 조금 줄이고 페노피브레이트를 써봐도 될 것 같다.

단기간 사용해본 후에 크레아티닌이 빠르게 상승하고 eGFR이 저하되면 페노피브레이트를 중단하거나 오메가-3지방산 등을 처방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방법인 것 같다.

Topic III

페노피브레이트의 효과 및 부가적 이점

관찰연구(Diseases. 2023)에서 TG가 >2.3mmol/L이면서 스타틴을 복용하고 있는 고중성지방혈증 및 대사증후군 동반환자를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 145mg을 투여했다.

분석결과, 약 5~7개월 후에 TG가 기저시점 대비 약 50%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첫번째 방문에서 TG가 318mg/dL였던 것이 5~7개월 후에는 150mg/dL 정도까지 감소했다.

혈액투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연구(Kidney Int Rep. 2019)에서는 환자를 페노피브레이트 저용량(100mg) 또는 젬파이브로질(600mg) 투여군으로 나눠서 6개월간 TG 및 LDL-C 감소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투여군에서 TG가 73%, LDL-C가 18% 정도 감소한 반면, 젬파이브로질 투여군에서는 TG가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젬파이브로질 대비 페노피브레이트에서 더 우수한 효과가 확인됐다.

이상지질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페노피브레이트와 에제티미브 단독 및 두 약제의 병용요법을 비교한 연구(J Atheroscler Thromb. 2017)에서는 병용군(페노피브레이트 200mg/day 캡슐 또는 160mg/day 정제+에제티미브 10mg/day)과 에제티미브 단독군, 페노피브레이트 단독군으로 나눠서 52주간 진행했다.

분석결과, 페노피브레이트 단독군과 페노피브레이트+에제티미브 병용군에서는 TG 감소율이 약 40%로 나타나 에제티미브 단독군에서 보인 3.4% 대비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본 연구결과를 통해 TG를 개선시키는 약제로서 에제티미브 대비 페노피브레이트의 월등한 효과를 확인했다.

Tricor의 FDA 승인을 위해 제출한 NDA(new drug application) 내용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 50mg에서 TG 감소율이 24%로 나타나, 실질적으로 full dose인 145mg 대비 절반 이상의 TG 감소효과를 보여줬다.

향후 출시가 예정돼 있는 저용량 네오페노정(48mg)의 경우 식사 및 음식물 섭취와는 무관하게 복용이 가능한 페노피브레이트 제제다.

기존 페노피브레이트 160mg 제제는 식사와 함께 복용하지 않았을때 흡수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실질적으로는 TG 감소효과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다.

한편 식후 상태에서 심혈관 아웃컴이 더 나쁘다는 보고들은 예전부터 있었다.

61%의 지방, 25%의 탄수화물, 14%의 단백질로 이뤄진 식사를 한 경우 당뇨병 환자에서는 TG가 식사 5시간 후에 최고치에 도달해 500mg/dL 이상으로 확인됐다(Clinical Nutrition. 2021).

Discussion III

 노 은  앞으로 출시될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 제제가 식사와 상관이 없다고 한다면 매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페노피브레이트를 처방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작용으로 간수치가 상승하거나 위장관장애를 심하게 호소한 케이스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Case report에서는 심한 알러지 환자도 가끔 보고되는 것 같기는 하나,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했다. 제일 많이 접하는 것은 크레아티닌 상승으로, 초반에 보이는 경우가 많다.

 김수경  크기 때문에 바꿔 달라고 하는 환자들은 조금 있다. 그러나 식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이 아주 큰 장점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페노피브레이트 처방으로 TG 감소효과는 최대 절반 이상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작용은 크레아티닌이 상승하는 경우도 가끔 있지만, CK(creatine kinase)가 상승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는 CK 상승으로 큰 문제가 된 경우는 별로 없고, 이 때문에 약을 사용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위장관장애나 발진 부작용은 경험하지 못했다.

 홍은경  새로 출시 예정인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 제제가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일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약 복용 자체를 불편해하는 환자는 복용을 빠뜨렸을때 아무때나 복용할 수 있어서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페노피브레이트는 기존 단일 용량 이상 증량을 하더라도 효과가 배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용량 사용 시 TG 감소효과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TG 경도 상승에 따른 추가적인 심혈관 위험도를 관리하는 측면에서는 충분이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부작용에 대해서는 기존 용량 대비 적을 것으로 기대는 되지만 여전히 크레아티닌 상승과 신기능 저하에 대한 모니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노 은  2007년 JAMA에서 데이터가 발표됐던 당시가 식후 TG의 중요성에 대해 처음으로 언급되고 다뤄졌던 시기였던 것 같다.

식후혈당을 재면 환자의 식단 및 다른 사항에 대해 더 많은 코멘트를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외래에서는 일반적으로 공복채혈을 하고 있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환자의 TG가 300mg/dL였다면 공복 상태에서 재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절해야 할 것 같다.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한 약제에서도 TG가 높은 것은 LDL-C가 높은 것과는 독립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요인으로서 작용할 수 있다.

생활습관교정으로 약 30%, 스타틴 치료로 30% 정도 감소를 시킬 수 있겠으나, 이런 방법으로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페노피브레이트 제제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의 평균 처방기간을 가늠하기는 어렵고, 환자의 관리 여부 및 정도에 따라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 같다.

 김수경  ‘식후 TG도 조절해야 하는 지표이다’라는 내용이 심증적으로는 맞을 것 같지만 근거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식후 TG가 높은 환자라면 위험이 없는 조건에서는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를 쓸 수 있지만, 조금 더 명확한 근거와 대규모로 진행된 연구결과가 필요하다.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는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하기 전까지는 중단 없이 유지하는 편이다. 약물을 중단하면 TG 수치가 다시 올라가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홍은경  TG는 식사를 하고 나서 4시간 후에 최고점에 도달하게 된다. 환자들에게 식후 4시간을 정확히 맞춰 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통 식후 TG가 높은 사람들은 평소에도 높기 때문에 공복 TG로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공복 TG를 측정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공복검사 후 수치가 높은 환자에서 관리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동맥경화 예방을 위해서 페노피브레이트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질문은 매우 어렵고 까다로운 질문일 수 있다.

동맥경화는 LDL-C 조절이 치료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고, 페노피브레이트는 sdLDL 개선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보조제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노피브레이트 투약 후 TG가 개선되면 약제를 중단해도 되느냐 질문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경우 정답은 “아니다”이다. 약제 투여 후 수치가 좋아졌다 하더라도 근본적인 원인이나 생활습관을 고쳐서 약제 중단 후 유지가 가능한지 확인이 필요하고 만약 환자가 생활습관 관리를 유지할 수 없다면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도록 설득해야 한다.

다만 TG가 너무 많이 떨어지는 경우 오메가-3지방산으로 변경하거나 한 번 정도 끊어볼 수 있겠다.

Topic IV

신장기능ㆍ미세혈관합병증에 대한 효과

현재까지 페노피브레이트의 신장기능 관련 연구가 많이 보고됐다. FIELD 연구에서 신장기능을 따로 분석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 투여 후 크레아티닌의 상승은 대부분 초기 6주 동안 나타났고 약물투여를 중단하면 크레아티닌이 기저시점 수준으로 다시 떨어진 것을 통해 가역적(reversible)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5년 동안 추적관찰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7.9μmol/L, 위약군에서 9.2μmol/L의 크레아티닌 상승을 보여 장기적으로는 위약군 대비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혈장 크레아티닌의 상승(4개월~연구종료 시점까지)이 더 적게 나타났다.

아울러 페노피브레이트군이 위약군에 비해 eGFR 감소속도가 더 느렸다(5.8 vs 9.9ml/min/1.73㎡, 각 P<0.001).

eGFR 수치별로 하위그룹을 나눈 결과, 모든 eGFR 수치에서 위약군보다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eGFR 변화가 유의하게 더 작았다(P<0.05).

FIELD 연구에서 만성신장질환(chronic kidney disease, CKD) 3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사후분석 결과에서도 페노피브레이트가 신장질환 환자에서 안전하다는 것뿐만 아니라 신장혜택이 있다고 시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위약군 대비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eGFR 감소가 천천히 진행됐다.

ACCORD Lipid 연구의 사후분석 결과, 기저시점에 페노피브레이트군의 eGFR 수치가 대조군(페노피브레이트 비복용군) 대비 더 낮았지만, 시간 경과에 따라 eGFR 감소는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더 천천히 진행됐다(eGFR 연간 감소율: 페노피브레이트군 -0.27 vs 대조군 -1.26ml/min/1.73㎡).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이용한 코호트 연구(Diabetes Obes Metab. 2024)에서는 스타틴 단독복용군과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복용군의 말기신장질환(end-stage renal disease, ESRD) 발생위험을 조사했다.

그 결과, 스타틴 복용군보다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복용군에서 ESRD 발생위험이 유의하게 더 감소했다(P<0.0001).

한편 페노피브레이트가 미세혈관합병증(microvascular complication)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최근에도 보고됐다.

과거 FIELDㆍACCORD 연구 모두에서 하위분석을 통해 페노피브레이트의 당뇨병 망막병증에 대한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FIELD에서는 페노피브레이트 투여가 레이저치료를 유의하게 낮출 수 있다고 보고했다.

ACCORD에서는 심바스타틴 단독요법군과 심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투여군을 비교한 결과, 당뇨병 망막병증이 심바스타틴 단독군에서 10.2%, 심바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에서 6.5%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P=0.006).

2023년에 발표된 국내 연구(Diabetes Metab. 2023)에서도 페노피브레이트가 당뇨병 망막병증 진행위험을 낮추는지 검증했다.

2002~2019년 건보공단 데이터를 토대로 30세 이상이면서 대사증후군을 동반한 2형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과 스타틴 단독요법군을 비교했다.

분석결과, 유리체출혈ㆍ유리체절제술ㆍ레이저광응고술 등을 포함하는 당뇨병 망막병증의 진행을 평가한 1차종료점에서 병용요법군의 위험도가 12% 더 낮았다(HR 0.88, P=0.005).

당뇨병 망막병증이 있는 환자군을 따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스타틴 단독군 대비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병용군에서 1차종료점의 예방효과가 17% 높았다(HR 0.83, P=0.006).

지난해 발표된 LENS 연구(NEJM Evid. 2024)는 스코틀랜드 국가당뇨병안구검진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증상이 경미해 의뢰가 필요하지 않은 당뇨병 망막병증 또는 황반병증 성인환자 11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환자들을 페노피브레이트군 또는 위약군으로 나누고 4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페노피브레이트군에서 22.7%, 위약군에서 29.2%가 의뢰가 필요한 당뇨병 망막병증 또는 황반병증으로 진행됐거나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Discussion IV

 노 은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아도 앞선 연구에서 확인했듯이 크레아티닌이 최대 8~9μmol/L까지 상승하는 것 같다.

6개월째에는 상승이 급격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이것이 페노피브레이트 복용에 의한 신장기능 악화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CKD 3기 이상 환자에서 크레아티닌이 경미하게 상승한 경우에는 굳이 약을 끊지 않고, 처음부터 크레아티닌이 높았던 환자라면 약제를 중단하게 될 것 같다.

 김수경  eGFR이 감소하면 페노피브레이트를 끊을 수밖에 없지만, 약제를 중단하면 대부분 eGFR이 다시 증가하기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신장기능악화가 빠른 속도로 나타난다면 약제를 중단하고 주의깊게 봐야한다.

 홍은경  신장기능이 좋지 않았던 환자에서는 조심스럽게 시작한다. 다음 번에 추적관찰을 했을 때 많이 떨어지면 바로 약물을 중단하고, 특별한 이유가 없는 환자라면 한 번에 끊지 않고 이후 한두 번 정도 더 유지하다가 이후 결과에 따라 결정한다.

 노정현  eGFR이 감소하면 약제를 끊을 수밖에 없는데 페노피브레이트를 사용하고 크레아티닌이 상승했을때 어차피 되돌아가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신장기능 악화가 빠른 속도로 나타난다면 약을 끊는다.

 노 은  페노피브레이트가 미세혈관합병증 등 다양한 시그널에 영향을 줄 것 같다. LENS 연구를 비롯해 페노피브레이트의 미세혈관합병증에 대한 데이터가 더 쌓이게 된다면 가이드라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직까지는 당뇨병 망막병증이 동반돼 있더라도 TG가 정상이라면 페노피브레이트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추후 그런 변화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노정현  노은 교수님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가능성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지만, 당뇨병 환자는 복용하는 약이 많아서 현재 데이터 정도로는 망막증 예방 목적으로는 사용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

 김수경  일부 나라에서는 미세혈관합병증 관련 적응증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페노피브레이트가 알부민뇨(albuminuria)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어, 다른 방향으로도 페노피브레이트가 나아갈 방법이 있을 것 같다.

TOPIC V

저용량 페노피브레이트 1상임상

네오페노정(성분명 페노피브레이트)의 3분의 1 용량인 48mg 제제가 올해 출시될 예정이다. 저용량 네오페노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에 사전검토를 요청할때 기존 용량 제품과의 비교용출시험만으로도 출시가 가능하다.

다만 타깃으로는 신기능장애 환자가 있다 보니 급여인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eGFR 30ml/min/1.73㎡ 이상인 환자들을 대상으로도 허가를 받도록 진행하고 있다.

1-1상 분석결과, 네오페노정 48mg 3정이 145mg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냈다. 1-2상에서는 정상인 환자군과 eGFR이 각각 30~45, 45~60, 60~90mL/min/1.73m² 범위인 환자군을 나눠서 진행했다. 그 결과, 안전성 평가에서 경증의 부작용만 발생했고 약제를 처방해서 모두 회복했다.

오리지널 제품과 네오페노정 145mg의 약동학 데이터에서 area under the curve(AUC)가 약 7만이었다. 각각의 eGFR에 따라서 네오페노정 48mg을 복용했을 때 AUC가 크게 증가하지 않아서 안전한 투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안정성 평가에서 모두 경증의 부작용만 발생했고 약제를 처방해서 모두 회복했다. 그 외 설사가 1건 발생했는데 이는 투여 4시간 후에 발생했고 추가적인 조치 없이 증상이 해결됐다.

Discussion V

 홍은경  페노피브레이트가 오메가-3지방산보다 어떤 효과가 더 우수한지, 장기간 사용했을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무엇인지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sdLDL에 대한 결과는 단 기간에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연구부터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