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4조·유한양행 2조·보령 1조 매출 첫 달성
부광약품·일동제약·SK바이오팜 주요 품목 매출 호조에 적자 탈출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2024년은 의정 갈등 지속과 대내외적 불확실성 확대 등 악재로 제약업계가 여느 때보다 불안감에 휩싸인 한해였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꾸준히 역량을 키워온 업체들은 지난해 실적 퀀텀점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유한양행, 보령 등 제약바이오 기업이 매출 앞자리수를 갈아치우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부광약품, 일동제약, SK바이오팜 등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 앞자리 갈아치운 상위사, 사상 최대 실적 달성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5473억원을 기록하며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매출 4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23%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조32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256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의 별도 기준 매출은 1~3공장 풀가동 및 4공장 매출 상승으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했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매출도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 확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계약 3건을 체결하며 연 누적 수주 금액 5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연초부터 유럽 소재 제약사와 약 2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을 체결해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한양행은 전통제약사 중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2조6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11.2% 성장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4% 감소한 477억으로 집계됐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라이선스 수익 증가와 지배회사 및 종속회사 매출의 증가를 꼽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9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이 미국 승인을 받으면서 6000만 달러(한화 약 872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요 요인은 연구개발비 증가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6억원 증가했다. 관계기업 투자주식 처분 이익 감소, 유무형자산손상차손 증가, 관계기업 투자주식 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64.3% 감소했다.
보령은 창사 이래 첫 매출 1조원을 넘기며 연초 목표로 내세웠던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보령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8.3% 증가한 1조17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705억원, 당기순이익은 81% 증가한 72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만성질환 품목의 견고한 실적과 케이캡 코프로모션에 따라 외형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지난해 1월부터 HK이노엔과 협약을 맺고 서로의 신약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과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양사가 함께 판매 중이다.
보령 측은 4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불확실한 외부환경과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성장 둔화 속에서도 모든 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성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코프로모션 상품을 활용한 커버리지 확장 효과를 바탕으로 고수익 자사 생산 제품들의 침투를 통해 수익성을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랜 적자 털고 흑자 전환 성공한 중견 제약사
오랜 시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수익성을 개선한 회사들도 눈에 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매출 1601억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이후 3년 동안 지속된 적자에서 벗어났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1% 증가했다.
부광약품 측은 "전략적 영업활동과 업무 효율화로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달성했다"며 "주요 제품군인 덱시드, 치옥타시드의 매출 성장률이 181%로 크게 상승했으며, 8월 출시한 항정신병 신약 라투다가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부광약품은 지난해 대표이사 직속의 CNS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라투다의 신속한 시장 투입 및 매출 실현을 통해 CNS 전략 제품군의 매출을 전년 대비 42% 키웠다. 라투다는 현재 서울대병원 등 34개 이상의 종합병원에서 처방 중이다.
일동제약은 4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연결 기준 일동제약의 지난해 매출은 614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4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142억원을 기록해 810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일동제약의 흑자전환에는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의 출범이 주효했다. 회사는 2023년 4분기 기업분할을 통해 연구개발 비용 지출로 인한 비용 부담 요인을 해소하고 경영 지표 개선을 꾀했다. 그 결과 해당 분기부터 꾸준한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더불어 회사 측은 손익구조 변동의 주요원인이 전략 품목 성장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의 증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동제약 매출 증 54%는 전문의약품(ETC) 부문, 39%는 일반의약품을 포함한 컨슈머헬스케어(CHC) 부문이 차지했다. 다만 매출 상승은 CHC 부문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GSK와 공동판매 중인 폴리덴트, 테라플루 등 9개 제품의 매출이 563억원에서 664억원으로 1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종합비타민 아로나민 시리즈 매출도 516억원에서 620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늘었다.
SK바이오팜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54.3% 증가한 5476억원, 영업이익은 963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고 밝혔다. 2021년 세노바메이트 기술수출로 인한 마일스톤 유입으로 흑자를 기록한 후 첫 흑자다.
이러한 실적 개선은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단일 품목 판매 만으로 달성한 결과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세노바메이트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매출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세노바메이트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7% 성장했으며, 4분기에는 역대 최대 분기별 매출 증가 폭을 보였다. 회사 측은 중국 신약승인신청(NDA) 제출로 마일스톤 수익을 확보한 점도 매출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향후 중국에 이어 한국과 일본 파트너사를 통해 국가별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세노바메이트의 전신발작(PGTC) 적응증 확보와 소아 환자를 위한 현탁액 제형을 개발해 NDA를 제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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