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제약사 10곳 2분기 매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은 4곳 그쳐···한미·보령, 매출 하락에도 영업익 상승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2분기 매출이 지난해 2분기 대비 증가 경향을 보였다. 다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한 기업들이 많아 수익성 측면에서는 희비가 갈렸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한 매출 상위 제약사 10곳의 2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7곳의 매출이 증가하고 3곳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제약사 10곳의 2분기 매출 총액은 3조 2314억원으로 2조 9760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다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한 회사는 4곳에 그쳤다. 매출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보인 회사가 3곳, 반대로 매출은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이 개선된 회사는 2곳이 있었다.
유한·녹십자·대웅·중외
매출·영업익 동반 상승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은 2분기 매출와 영업이익이 동반 상승했다.
유한양행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5562억원으로 5146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으며, 2분기 영업이익은 456억원으로 157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90.1% 증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2분기 중 최고 실적이다.
회사는 2분기 실적 상승의 주요 원인이 렉라자 병용요법의 일본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 및 해외 매출과 관련한 로열티 유입, 해외사업부의 매출 성장 등이라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2분기에 255억원의 라이선스 수익을 올렸다. 이 중 렉라자 일본 상업화 개시에 따른 마일스톤 수령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회사의 2분기 해외사업 매출은 1148억원으로 972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8.1% 상승했다. 해외사업부 매출 성장에는 위탁개발생산(CDMO) 자회사 유한화학의 호실적이 영향을 미쳤다.
GC녹십자는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분기별 매출 5000억원을 넘겼다. 회사의 2분기 매출액은 50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1% 성장했다.
회사는 2분기 실적 성장이 국내외 혈장분획제제 시장에서의 외형 확대 및 수익성 개선, 주요 제품의 글로벌 사업 성장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혈장분획제제 부문에서 알리글로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며 핵심 성장 동력이 됐다. 회사의 2분기 혈장분획제제 매출은 1520억원으로 906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67.8% 성장했다.
백신과 전문의약품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 2분기 백신 부문 매출은 1029억원으로 865억원이었전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1019억원에서 1061억원으로 4.1% 증가했다. 회사 측은 백신 부문에서는 배리셀라가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헌터라제의 해외 매출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2분기 매출은 3639억원으로 3255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25억원으로 496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6.0% 성장했다.
회사는 올 2분기 나보타의 성장세와 일반의약품 분야의 매출 회복, 펙수클루를 포함한 글로벌 매출의 성장으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제품 비중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나보타는 2분기에만 69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31.5% 성장했다. 2분기 전체 매출 중 610억원은 수출매출로 집계됐다. 나보타는 현재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서 14%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남미와 동남아 수출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회사의 일반의약품 매출은 2024년 2분기 337억원에서 올해 2분기 413억원으로 22.4%, 글로벌 매출은 87억원에서 119억원으로 37.6% 증가했다. 전문의약품 매출은 2180억원에서 2204억원으로 1.1% 증가했다.
한미·보령
매출 감소에도 영업익 증가
한미약품과 보령은 2분기 외형 성장에는 실패했으나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의 2분기 매출은 3613억원으로 3781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581억원에서 4.0% 증가했다. 회사는 상반기 원외 처방실적이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국내 주요 개량·복합 신약의 꾸준한 성장세에 힘입어 이 같은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로수젯의 2분기 원외처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성장한 560억원을 기록했으며 고혈압 제품군인 아모잘탄 패밀리가 360억원, 위식도역류질환 제품군 에소메졸패밀리가 15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보령의 2분기 매출도 2515억원으로 2556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반면 2분기 영업이익은 201억원에서 254억원으로 26.1% 증가했다. 회사는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등 전략 품목 성장과 원가 절감 효과가 2분기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최근 자가 제품과 핵심 전략 제품을 중심으로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회사의 2분기 제품매출액은 132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2.6%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비중이다.
보령은 최근 3대 만성대사질환 영역에서 핵심 전략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 합리화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고혈압 치료제 듀카브, 당뇨병 치료제 트루버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엘레로젯 등이 각 시장에서 매출 및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JW중외제약의 2분기 매출은 1897억원으로 1707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5억원에서 254억원으로 103.3% 늘었다.
회사는 2분기 전문의약품 매출이 15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리바로젯이 25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35.3%, 리바로를 포함한 리바로 패밀리 매출이 474억원으로 18.4% 증가했다.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가 153억원,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악템라가 65억원, 고용량 철분 주사제 페린젝트가 43억원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늘면서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 종합영양 수액제 위너프 제품군도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외형은 컸지만 수익성 감소한 기업도
반대로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한 회사들도 있었다. 종근당과 HK이노엔, 동아에스티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종근당의 2분기 매출은 4296억원으로 3850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84억원에서 222억원으로 21.9% 감소했다. 종근당은 최근 항암 신약 파이프라인 CKD-703의 미국 임상 진입 등으로 연구개발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HK이노엔의 2분기 매출은 2631억원으로 2193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43억원에서 195억원으로 19.8% 감소했다. 회사는 전문의약품 사업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으로 전체 매출이 상승했으나 H&B 사업부문 음료제품 회수에 따른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전문의약품 중에서도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처방 실적이 53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3% 성장했다. 이 외에도 수액제 매출이 339억원으로 16.6%, 순환기 치료제 매출이 688억원으로 5.0% 증가하며 매출 성장에 기여했다. 다만 6~7월 헛개수 등 음료 제품 회수로 인해 H&B 사업부문 매출이 21.8% 감소하면 전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동아에스티의 2분기 매출액은 1774억원으로 1577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71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43.4% 감소한 4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2분기 전문의약품 부문과 해외사업 부문이 성장하며 매출이 증가했으나,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그로트로핀과 타나민 매출이 성장하고 자큐보 등 신규 품목 매출이 추가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19.5%의 성장을 이뤘다. 해외사업 부문도 다베포에틴알파의 매출 증가와 이뮬도사 등 신규 품목 수출에 따라 5.5% 성장했다. 다만 도입 품목의 매출 상승과 이뮬도사의 해외수출로 인해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한편 일동제약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함께 감소했다. 회사의 2분기 매출은 1384억원으로 1521억원이었던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7억원에서 596억원으로 41.4% 줄었다.
지난해 바이엘코리아와의 코프로모션 계약 종료가 2분기 매출 하락에 영향을 줬다. 또 건강기능식품 등 컨슈머헬스케어 사업을 계열사로 이관한 것도 매출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