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2·3위 기업 모두 조 단위 경신하며 역대 최대 실적 기록
상위 기업 대부분 전년 대비 매출 증가…영업익은 감소한 곳이 더 많아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불안한 국내외 상황에도 불구하고 제약바이오 업계가 지난해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상위 기업 대부분은 매출 증대에 성공하며 지난해에 이어 몸집을 불렸다.
다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악화한 기업들이 많아 어려운 현실을 드러냈다. 각사의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는 R&D 비용 증가, 자회사 실적 부진, 전년도 고액의 마일스톤 수령으로 인한 역기저 효과 등으로 다양했다.
그럼에도 실적 개선을 이룬 업체들은 자사 대표 품목의 국내 시장 매출 증대 및 글로벌 시장으로의 수출 확대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4조·3조·2조' 앞자리 바꾼 선두 기업들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등 3사는 1년 만에 조 단위 숫자를 갈아치우며 매출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들 회사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높은 매출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2024년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조5473억원으로 3조6946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3.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조3201억원으로 1조2237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8.5% 성장했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사업을 펼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꾸준한 수주 확대로 매출이 팽창했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이상 규모의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면서 연간 누적 수주 금액만 5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4공장 매출 상승 및 1~3공장 풀가동을 바탕으로 매출이 성장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4월 가동을 목표로 18만L 규모의 5공장을 건설 중이다. 5공장 완공 시 총 생산 능력은 78만L까지 증가해 글로벌 시장에서 수주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매출이 처음 3조원을 돌파하며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 회사의 2024년 매출은 3조5573억원으로 전년 대비 63.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4920억원으로 6515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4.5% 감소했다.
회사 측은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기존 제품들이 안정적 성장세를 보였으며 램시마SC,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신규 제품도 모두 연간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 제품들의 매출 비중이 기존 26.1%에서 38.4%까지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유럽과 북미에서 영향력 및 매출 확대가 도드라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3공장 상업 생산 개시를 위한 초기 운영 비용 발생으로 매출 원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악화했다. 회사 측은 고원가 재고를 소진하고 3공장 생산이 본격화되는 2025년에는 영업이익률 30%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통 제약사 중에서는 유한양행이 지난 2조67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1조858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1.2% 외형을 키웠다. 다만 영업이익은 570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6.4% 감소한 477억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라이선스 수익 증가와 지배회사 및 종속회사 매출의 증가를 꼽았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9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의 병용요법이 미국 승인을 받으면서 6000만 달러(한화 약 872억원)의 마일스톤을 수령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주요 요인은 연구개발비 증가라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지출한 금액은 2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6억원 증가했다. 관계기업 투자주식 처분 이익 감소, 유무형자산손상차손 증가, 관계기업 투자주식 평가손실 등으로 인해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대비 64.3% 감소했다.
매출은 선방, 수익성은 개선 못한 기업들도
GC녹십자, 종근당, 한미약품은 2023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으나,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악화를 면치 못했다.
GC녹십자의 2024년 매출은 1조 6780억원으로 1조6266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344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6.8% 감소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혈액제제 수출액이 증가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특히 액상형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판매가 시작되면서 수출 실적이 확대되고 있다. 다만 알리글로의 미국 매출은 당초 목표치를 넘기지 못했다.
지씨셀 등 자회사의 실적 부진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지씨셀은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인해 검체검사서비스 부문 매출이 감소하고 R&D 비용 등이 증가하면서 영업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은 1조5864억원으로 1조6694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95억원으로 2466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59.7% 감소했다.
종근당은 전년도 기술수출 계약금 회계인식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종근당은 2023년 11월 노바티스에 신약 후보물질 CKD-510을 기술수출한 대가로 1061억원을 수령했다. 해당 금액 반영으로 2023년 실적이 일시적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2024년 실적과 차이가 두드러졌다.
한미약품은 2024년 1조4955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4908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매출이 0.3%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162억원으로 2207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0% 하락했다.
한미약품은 전년도 MSD로부터 유입된 마일스톤의 기저 효과와 독감 유행 지연, 의정 갈등 장기화 등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상지질혈증 복합신약 '로수젯'은 전년 동기 대비 17.6% 성장한 210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체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고혈압 치료 복합제 제품군인 아모잘탄 패밀리도 지난해 14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요 품목 호조에 매출·영업익 동반 성장
대웅제약, 보령, HK이노엔 등 기업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모두 성공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조2654억원의 매출을 올려 1조2220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3.6%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38억원으로 1334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22.7% 증가했다.
회사는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주요 품목들의 뚜렷한 성과와 글로벌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지속적인 성장이 실적 상승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국산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 간장약 '우루사' 등의 성장세도 이어지면서 매출과 영업익이 함께 성장했다.
보령은 지난해 매출이 창사 이래 첫 1조원을 넘기며 큰 성장헤를 보였다. 회사의 2024년 매출은 1조171억원으로 8596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05억원으로 683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4분기 만성질환 품목의 견고한 실적과 케이캡 코프로모션에 따라 외형성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보령은 지난해 1월부터 HK이노엔과 협약을 맺고 서로의 신약을 공동판매하고 있다.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 제품군과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양사가 함께 판매 중이다.
HK이노엔의 2024년 매출은 8971억원으로 828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8.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659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33.8% 증가했다.
회사는 지난해 전문의약품 사업부문의 고른 매출 성장으로 매출이 성장했으며,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수익성 증대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케이캡은 지난해 국내에서만 전년 대비 24.4% 증가한 1969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렸다. 현재 글로벌 48개국과 계약, 15개국에 출시된 상태로 글로벌 매출 역시 지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JW중외제약은 지난해 7194억원의 매출을 올려 7485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25억원으로 1003억원이었던 전년 대비 17.8% 줄었다. 회사는 지난해 연구개발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676억원으로 전년 대비 75.8% 증가했다. JW중외제약은 전년도 일회성 비용의 영향 소멸로 전년 대비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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