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상위 기업 30곳, 매출 대비 평균 36.3%의 판매비 및 관리비 지출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 판관비율 상위, 종근당·유한양행은 20% 이하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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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매출 상위 30개 기업의 판매·관리비를 살펴본 결과 평균적으로 매출의 36.3%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매출 대비 60% 이상의 판관비를 지출해 그 비중이 가장 컸고, 종근당과 유한양행은 매출 대비 20% 이하의 판관비를 지출해 비중이 제일 낮았다. 

지난 27일까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의약품 제조업체 중 30곳의 매출과 판매비 및 관리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판매비 및 관리비는 상품의 판매활동에 사용되는 판매비(판매원 급여, 포장운반비, 광고선전비 등)와 본사의 일반관리비(급여·복리후생비, 감가상각비, 접대비, 통신비 등)를 통틀어 칭하는 용어다. 

영업이익은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를 공제해 산출하기 때문에 제조원가 절감과 더불어 판관비 절감은 영업이익 증대에 필수적이다. 

판관비는 판매에 앞서 영업망을 구축하는 과정이나 판매량 증가 시 자연스레 증가하는 금액이기도 하나, 매출 대비 과도한 금액을 지출한다면 영업실적 악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그 해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판관비 증가를 꼽는 기업도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 재정리, 단위: 억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자료 재정리, 단위: 억원

지난해 매출 30위권 제약바이오 기업 중 매출 대비 판관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바이오팜으로, 매출 5476억원의 74.5%에 해당하는 4082억원을 판관비로 썼다. 

그러나 회사는 30개 기업 중 지난해 판관비율 감소폭이 가장 큰 기업이기도 하다. SK바이오팜은 2023년 101.0%였던 판관비율을 지난해 26.4% 줄였다. 

이는 회사의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세노바메이트)' 판매 증가로 전년 대비 매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팜의 지난해 판관비는 전년 대비 13.9%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매출은 54.3% 증가해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졌다. 

회사는 엑스코프리의 미국 내 매출이 고정비 이상으로 크게 상승하면서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4900억원의 판관비 집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노바메이트 매출이 본격 성장 궤도에 오름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63.3%로 SK바이오팜보다는 낮은 판관비율을 기록했지만 두 회사의 흐름은 달랐다. SK바이오팜의 판관비율은 41.7%였던 전년 대비 21.6% 감소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6%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판관비는 9.8% 증가했다. 판관비 증가율은 그리 높지 않았으나 매출이 크게 하락하면서 매출 대비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1384억원으로 2023년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회사의 매출 하락은 2023년 일회성 요인으로 반영된 코로나19 백신 노바백스의 위탁생산 대금의 기저효과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백신 포트폴리오 확장과 인프라 투자, 추가 사업 확장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증가한 것도 영업손실 발생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기업 중 SK바이오팜에 이어 판관비율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회사는 셀트리온이었다. 셀트리온의 지난해 판관비율은 33.4%로 18.4%였던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회사의 2024년 매출은 전년 대비 63.4% 증가했으나 판관비는 이보다 더 큰 폭인 197.1% 증가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판관비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큰 금액인 1조1897억원을 지출했다. 구체적인 판관비 지출 내역을 살펴본 결과, 지출 금액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지급수수료와 급여, 무형자산상각비였다.

셀트리온 측은 합병자산 상각비(판권 등) 발생으로 상각비가 일시적으로 증가했고, 신규 품목 출시 등으로 관련 비용 증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달 공시에서도 수출 판매량 증가를 위한 해외 판매법인 확장으로 인해 판관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30개 기업 중 매출 대비 가장 적은 판관비를 지출한 기업은 종근당과 유한양행이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2892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지난해 매출인 1조5864억원의 18.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판관비는 4097억원으로, 매출 2조678억원의 19.8%의 해당하는 금액을 판관비로 썼다. 

종근당과 유한양행 외에 매출 대비 30% 이하의 판관비를 지출한 회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보령, 에스티팜, GC녹십자, 환인제약, 제일약품, 한미약품, 일동제약, 영진약품, 대웅제약 등이 있었다. 

30% 이상 40% 사이의 판관비율을 기록한 회사는 경보제약, 한독, 삼진제약, 휴젤, 셀트리온, JW중외제약, 파마리서치, 한국유나이티드 제약, 동화약품, HK이노엔, 대원제약 등이었다. 

40% 이상의 판관비율을 기록한 회사는 휴온스, 동국제약, 하나제약, 동아에스티,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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