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허가 항암 신약 앱킨리·제이퍼카·탈베이 기대주 꼽혀
혈액암 타깃 이중특이항체 공통점...국내 학계 "이중특이항체 개발이 성패"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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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혈액암을 타깃한 이중특이항체 개발과 출시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치료가 까다로운 혈액암 분야에서 기존 약물보다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줄인 이중특이항체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주목 혈액암, 그리고 이중특이항체

최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데이터는 2022년 1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출시된 12개 항암 신약 중 3개를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기대주로 꼽았다.

주인공은 애브비 엡킨리(성분명 엡코리타맙), 일라이 릴리 제이퍼카(피르토브루티닙), 얀센 탈베이(탈퀴타맙)다.

업계에 따르면 출시 이후 2023년 한 해 동안 앱킨리는 6500만달러(한화 약 869억원), 제이퍼카 6100만달러(816억원), 탈베이 1800만달러(2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오는 2029년 앱킨리는 23억달러(3조 751억원), 제이퍼카 16억달러(2조 1392억원), 탈베이 15억달러(2조 55억원)까지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세 약물의 공통점은 혈액암을 타깃한다는 점이다.

엡킨리는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을 타깃하며, 제이퍼카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적응증을 획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 또는 소림프구성 림프종까지 적응증을 넓혔다. 얀센 탈베이는 다발골수종 치료제다.

이처럼 혈액암을 타깃한 약물이 기대를 받는 이유는 최근들어 전 세계적으로 혈액암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 제약업계에 따르면 2028년 혈액암 치료제 글로벌 시장은 1009억달러(134조 930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세 약물 중 BTK 억제제 제이퍼카를 제외한 엡킨리와 탈베이는 이중특이항체라는 점이다.

우선 엡킨리는 이전에 2회 이상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거나 질병이 재발한 환자를 위한 IgG1 이중특이항체다.

표적 세포 유형에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세포독성 T세포가 관여하도록 설계, CD3와 CD20에 동시 결합하도록 만들어져 T세포 매개 CD20 세포 살상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엡킨리는 적어도 1개 이상의 항-CD20 단클론항체를 포함해 이전에 2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CD20 양성 B세포 신생물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2상 EPCORE NHL-1 연구에서 객관적 반응률(ORR) 61%를 기록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이들 중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38%였다.

탈베이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항체를 포함해 최소 4가지 치료법을 사용한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첫 GPRC5D 표적 이중특이항체다. GPRC5D 표면의 CD3 수용체에 결합하는 게 특징이다.

이전에 4가지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1/2상 MonumenTAL-1 연구에서 탈베이의 ORR은 73.6%로 집계됐다. 이 중 투여 첫 6개월을 추적관찰한 결과 완전관해(CR) 환자 비율은 33%였다.

또 첫 반응이후 관찰기간을 14개월까지 늘렸을 때 57%의 환자가 CR을 달성했으며, 반응이 있는 환자의 85%는 최소 9개월 이상 반응을 유지했다.

아울러 이중특이항체, CAR-T,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항체 등 최소 4가지 선행 치료를 받은 32명을 따로 분석했는데 추적기간 10.4 개월(중앙값) 당시 ORR은 72%에 달했다.
 

 

혈액암 타깃 이중특이항체에 주목하는 이유..."효과·안전성"

글로벌 제약업계가 혈액암을 타깃한 이중특이항체에 주목하는 이유는 효과와 안전성이다.

세브란스병원 김진석 교수(혈액내과)는 "이중특이항체는 기존 약물에 비해 효과는 높이면서 부작용은 줄인 게 특징이자 강점"이라며 "현재 혈액암, 특히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의 후기 차수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앞선 차수로 넘어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특이항체는 두 개의 항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하거나 한 번에 여러 개 활성을 조절해 기존 치료제보다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다. 단일클론항체에 비해 특이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갖고 있는 만큼 임상적 이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기존 단일클론항체보다 조직 침투율이 높고 종양 세포 살상에 효율이 높다. 이외에 표적 외 독성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있을뿐더러 약물 내성도 예방 가능하다.

때문에 글로벌데이터는 또 다른 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주로 엡킨리의 경쟁 약물인 로슈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치료 CD3/CD20 이중특이항체 컬럼비(글로피타맙), 화이자 다발골수종 치료 CD3/BCMA 이중특이항체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 등을 꼽았다.

게다가 현재 허가된 이중특이항체는 총 9개인데, 이 중 지난해 미국에 출시된 9개 항암제 중 4개가 이중특이항체에 달할 정도다.

김 교수는 "이전에도 혈액암 분야에서 치료제 개발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이중특이항체가 개발되고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혈액암을 타깃한 이중특이항체가 주목받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다양한 이중특이항체가 개발된다면 혈액암 치료 성적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업계도 앞으로 혈액암 치료제, 이중특이항체 개발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활용한 항암제를 타깃한 연구개발은 미충족 수요가 여전한 만큼 주목할만 하다"며 "이 가운데 혈액암과 이중특이항체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앞으로 더 치열한 개발 경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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