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엡킨리, 컬럼비, 엘라나타맙 FDA 허가
올해도 허가 기대감 높아...글로벌 업계 '주목'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이 신약개발에 접목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중특이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기업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2024년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이끌 최첨단 기술은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특히 이중특이항체 기반 항암제는 면역항암제에 이어 차세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는 그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현재 시판 중인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는 치료할 수 있는 암 종류가 비교적 적어, 보다 다양한 암종에서 블록버스터 약물로 기대받고 있다.

메디칼업저버는 2024년 유망 바이오 기술 중 하나로 이중특이항체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주요 글로벌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했다.

① 제약업계, 일타쌍피 이중특이항체에 주목
② 이중특이항체 등장 계속...새해도 기대감↑

 

이중특이항체 등장은 계속

지난해에는 엡킨리, 컬럼비, 엘라나타맙이 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다.

엡킨리는 지난해 FDA로부터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고등급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의 3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엡킨리는 이전에 2회 이상 치료에도 불구하고 반응하지 않거나 질병이 재발한 환자를 위한 IgG1 이중특이항체다. 

표적 세포 유형에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 선택적으로 세포독성 T세포가 관여하도록 설계된 엡킨리는 CD3와 CD20에 동시 결합하도록 만들어져 T세포 매개 CD20 세포 살상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승인의 기반은 적어도 1개 이상의 항-CD20 단클론항체를 포함해 이전에 2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CD20 양성 B세포 신생물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2상 EPCORE NHL-1 연구다.

연구에 포함된 환자의 86%는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을, 14%는 고등급 B세포 림프종을 갖고 있었다. 연구 결과, 엡킨리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61%로 집계되며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이들 중 완전관해에 도달한 환자는 38%였다. 

컬럼비는 CD20/CD3 이중특이항체로,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게 고정기간 치료가 가능한 약물이다. 근거는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 15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1/2상 NP30179 연구다. 컬럼비는 이 연구를 통해 재발성/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고정기간 투여로 완전관해를 달성했다. 

연구 결과, 컬럼비 투여군 중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는 39%(95% CI 32~48)로 집계되면서 1차 목표점인 독립적 검토 위원회 평가에 따른 완전반응 비율을 충족했다.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의 78%는 12개월 동안 반응이 지속됐고, 12개월 무진행생존(PFS)은 37%(95% CI 28~46)였다. 

특히 이전에 CAR-T 세포치료제로 치료 받았지만 재발했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은 환자군에서는 35%가 완전반응을 보였다. 이상반응으로 약물 투여를 중단한 환자는 9%였는데,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이 63%로 가장 흔했다.

지난해 8월 엘라나타맙은 FDA로부터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조절제, 항-CD38 등 최소 4가지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신속 승인됐다.

엘라나타맙은 BCMA와 CD3 수용체에 결합, T세포를 활성화해 골수종 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최초의 기성품 고정용량 피하 BCMA 유도제제로, 주 1회 치료로 24주 후 격주 장기 투여가 가능한 게 장점이다. 허가 기반은 임상2상 MagnetisMM-3 연구다. 

연구의 코호트A 결과에 따르면 치료 경험이 많은 재발성/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첫 BCMA 표적치료제로 엘라나타맙을 투여할 때 ORR이 58%로 집계됐다. 

이후 발표된 장기분석 결과에서는 ORR이 61%까지 상승했고, 반응기간(DOR), 전체생존(OS), PFS는 모두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아울러 BCMA 표적치료제 또는 CAR-T 세포치료제, 이중특이항체 등을 포함해 이전에 4차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가 포함된 코호트B 분석 결과, ORR은 33%로 나타났다. 이들의 84%는 최소 9개월 동안 반응을 유지했다.

 

새해에도 이중특이항체 허가 기대감↑...글로벌 업계 ‘주목’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이중특이항체 파이프라인이 항암제에 집중되고 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약 130개 이중특이항체가 임상시험에 진입했는데 이 중 67%는 고형암, 24%는 혈액암이 적응증이다. 

암종별로는 비소세포폐암, 비호지킨 림프종, 식도암, 위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 임상3상이 활발하다. 반면 유방암, 전립선암, 간세포암 등은 임상3상 단계에 진입한 파이프라인이 없었다.

최근 몇년 사이 여러 이중특이항체가 FDA 허가 문턱을 넘으면서 신약 허가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허가가 가장 유력한 약물은 현재 HER2 발현 담도암, HER2 양성 위식도선암, HR+/HER2+ 전이성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연구 중인 자니다타맙이다.

자니다타맙은 HER2 단백질의 2중 비흡수 항원결정인자를 동시에 결합, HER2 신호를 차단하고 세포 표면에서 HER2 단백질을 제거하는 새로운 기전의 이중특이항체다. 

자니다타맙은 그동안 HER2를 표적하는 담도암 치료제가 없었던 만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니다타맙은 HER2 양성 진행성 담도암 환자 8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2b상에서 ORR 41%, DOR 중앙값 12.9개월을 기록했다. 

치료 부작용으로는 알레르기 반응, 주사 부위 통증, 메스꺼움, 독감 유사 증상, 설사 등이 발생했다. 일부 환자에서는 심장기능이 저하됐지만, 심각한 이상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주목할 점은 가장 최근 발표된 HR+/HER2+ 전이성 유방암 임상2a상 연구다. 유방암은 이중특이항체 연구가 부족한 분야일 뿐더러 HR+/HER2+ 전이성 유방암은 유방암의 독특한 하위유형이기 때문이다.

연구 결과, PFS 중앙값은 모든 환자에서 12개월, ccHER2 양성 하위집단에서는 15개월로 집계됐다. 반응기간은 각각 15개월, 14개월이었다.

측정 가능한 질병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했을 때 ORR은 전체 환자군에서 35%, ccHER2 양성 집단에서는 48%였다. 두 군의 질병통제율(DCR)은 각각 91%, 93%로 집계됐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 중인 PD-1/CTLA-4 동시 표적 이중특이항체 후보물질 MEDI5752도 주목할 약물 중 하나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는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고위험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 eVOLVE Cervival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MEDI5752와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3상 eVOLVE Lung02 연구, 절제 불가능한 흉막중피종 환자를 대상으로 MEDI5752+카보플라틴+알림타(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eVOLVE-Meso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는 진행성 투명세포 신세포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MEDI5752를 평가한 임상1상 연구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를 보면 평가 가능한 환자에서의 ORR은 48.4%였고, DCR은 90.3%였다. 아울러 DOR 중앙값은 17개월, PFS 중앙값은 12.3개월로 집계됐다.

GSK도 이중특이항체에서 주목해야 할 기업이 됐다. 지난해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와 전임상 단계 T세포 결합 이중 혹은 다중특이항체 4종에 대한 독점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양도 받았다.

그동안 GSK는 이중특이항체 개발에 매진했지만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던 만큼 우시바디라는 우시바이오로직스의 플랫폼 기술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중특이항체가 글로벌 시장에 빠르게 자리하면서 글로벌 업계의 도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Cristian Massacesi 항암제부문 최고개발책임자는 “글로벌 빅파마는 이중특이항체를 중심으로 차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며 “이중특이항체 기반 항암제 개발 경쟁은 앞으로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매커니즘을 활용한 항암제 연구개발은 미충족 수요가 여전한 항암 영역에서 주목할 만하다”며 “이중특이항체는 기존 단일항체 기반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어 향후 블루오션으로 꼽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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