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린사이토 시작...지난해까지 9개 이중특이항체 FDA 허가

[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이 신약개발에 접목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흥기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중특이항체,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차세대 생명공학 기술을 가진 기업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의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2024년 제약바이오 생태계를 이끌 최첨단 기술은 어느 분야가 떠오르게 될 것인가.

특히 이중특이항체 기반 항암제는 면역항암제에 이어 차세대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주목받고 있다. 비교적 최근 개발된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는 그 효과를 인정받으면서 글로벌 제약업계도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현재 시판 중인 이중특이항체 항암제는 치료할 수 있는 암 종류가 비교적 적어, 보다 다양한 암종에서 블록버스터 약물로 기대받고 있다.

메디칼업저버는 2024년 유망 바이오 기술 중 하나로 이중특이항체를 선정, 세계 시장 동향과 주요 글로벌 기업의 개발 현황을 집중 조명했다.

① 제약업계, 일타쌍피 이중특이항체에 주목
② 이중특이항체 등장 계속...새해도 기대감↑

본격적인 시장 성장세 이중특이항체

이중특이항체는 두 개의 다른 서로 다른 항원을 인식,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항체를 말한다. 이중특이항체의 개념은 50여 년 전 처음 발견됐지만 임상연구에서는 실패를 겪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유전자재조합, 단백질 공학, 제조기술로 이어지는 생명공학이 발전하면서 이중특이항체 개발을 촉진했다.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이중특이항체 시장은 초기·말기암, 고형암과 관련된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효과와 안전성 평가를 시도했다.

2015년 최초로 이중특이항체가 승인, 출시된 이후 2020년까지 연평균 121% 성장률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루츠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이중특이항체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34% 성장해 2030년 90억달러(한화 약 13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큐비아 휴먼 데이터 과학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전 세계 항암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중특이항체 가운데 항암 분야 치료제는 최초 승인 이후 매년 1개 이상 승인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600개가 넘는 파이프라인이 개발 중이며, 앞으로도 연평균 34%씩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이중특이항체 ‘일타쌍피’ 효능으로 시장 장악

이중특이항체가 짧은 시간에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두 개의 항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하거나 한 번에 여러 개 활성을 조절해 기존 치료제보다 강력한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 항체에 비해 특이 항원 결합 부위를 추가로 갖고 있는 만큼 임상적 이점이 상당하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중특이항체는 기존 항체 치료제보다 조직 침투율이 높고, 종양 세포 살상 효율이 높다. 표적외 독성이 감소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약물 내성도 예방할 수 있다. 뿐더러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비용을 효과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최초 이중특이항체는 2009년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된 트라이언파마 리무밥(성분명 카투막소맙)이다. 리무밥은 TrioMab 유형의 이중특이항체로, EpCAM과 CD3을 모두 표적으로 삼아 악성 고형종양으로 인한 악성 복수 치료제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017년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암젠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 로슈 불응성 소포성 림프종 치료제 룬수미오(모수네투주맙),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에미시주맙), 안과질환 치료제 바비스모(파리시맙), 얀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 다발골수종 치료제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 애브비 B세포 림프종 치료제 엡킨리(엡코리타맙), 로슈 컬럼비(글로피타맙), 화이자 다발골수종 치료제 엘라나타맙 등이 허가돼 있다.

우선 블린사이토는 임상3상 TOWER 연구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음성 성인 재발성/불응성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한 최초의 이중특이항체이며 CD19 표적 CD3 T세포 관여(BiTE) 면역 치료제다. 면역체계가 암 세포를 표적으로 삼도록 돕는 BiTE 플랫폼을 통해 개발됐다.

임상2상 ALCANTARA 연구를 기반으로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성인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환자의 미세잔존질환(MRD) 치료제로 적응증도 추가했다.

2017년 FDA, 2018년 EMA 허가를 획득한 헴리브라는 이전 치료에 내성이 생긴 A형 혈우병 치료제로 승인됐다. 

헴리브라는 혈액응고인자 제8인자의 작용기전을 모방해 활성화된 9번 및 10번 혈액응고인자와 동시 결합하는 유전자재조합 기반 이중특이항체로, 현재는 비항체 중증 A형 혈우병까지 적응증을 확대했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 수용체를 직접 표적해 종양 성장을 억제하고 종양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이중특이항체다. 

2020년 FDA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 2차 치료 단독요법으로 사용 중이다. 현재 리브리반트는 유한양행 렉라자(레이저티닙)와의 병용요법 등 10여 건의 임상연구를 통해 비소세포폐암 영역에서 적응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2022년에는 바비스모가 최초의 안과질환용 이중특이항체로 승인됐다. 주요 적응증은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과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이다.

바비스모는 두 질환의 발병 경로인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와 안지오포이에틴-2(Ang-2)를 모두 억제하는 이중특이항체다. 

얀센 BCMA/CD3 이중특이항체 텍베일리도 다발골수종 치료제로 FDA로부터 가속승인 받았다. 텍베일리는 2022년 EMA로부터 허가받은 바 있다. 텍베일리는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억제제, 항-CD38 단클론항체를 포함해 3차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성 또는 불응성 다발골수종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CD20/CD3 T세포 결합 이중특이항체 룬수미오는 지난해 1월 FDA로부터 재발성/불응성 여포성 림프종 3차 치료제로 허가됐다. 룬수미오는 해당 질환 영역에서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와 경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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