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라인 개정해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권고
현장 기대감은 저조..."가이드라인 권고와 급여 적용은 별개"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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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양영구 기자]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비소세포폐암 가이드라인에 전면 배치됐다.

최근 NCCN은 비소세포폐암 분야 가이드라인을 개정,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리브리반트와 항암화학 병용요법을 권고했다. 다만,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내 가이드라인 권고와 국내 환자의 실질적 혜택은 별개의 문제라는 의견이 많아서다.

 

NCCN, 리브리반트+항암화학 '전면 배치'

리브리반트는 EGFR과 MET 수용체를 직접 표적해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의 이중특이항체다.

2020년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로 지정된 이래로 2021년에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 2차 치료 단독요법으로 사용 중이다.

NCCN의 개정 비소세포폐암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리브리반트는 크게 두 영역에서 새롭게 등장했다.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리브리반트+카보플라틴 및 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 △타그리소(오시머티닙) 치료 후 질병 진행을 경험한 EGFR 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 L858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렉라자(레이저티닙) 유무와 관계없이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 등이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등장

우선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페암 1차 치료 영역에서는 리브리반트+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이 유일하다.

권고 근거는 임상3상 PAPILLON 연구다.

이 연구는 이전에 전신요법을 받은 경험이 없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308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1:1 비율로 리브리반트+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투여군과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투여군에 무작위 배정돼 치료받았다.

연구 결과, 리브리반트군의 무진행생존(PFS) 중앙값은 11.4개월로, 대조군 6.7개월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60% 낮추면서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HR 0.40; 95% CI 0.30~0.53; P<0.001). 18개월째 PFS는 리브리반트군이 31%, 대조군이 3%로 집계됐다.

데이터 컷오프 시점 객관적 반응률(ORR)은 리브리반트군에서 73%였던 데 비해 대조군에서는 47%에 불과했다(RR 1.50; 95% CI 1.32~1.68; P<0.001).

전체생존(OS) 중간분석 결과에서는 리브리반트군은 대조군에 비해 사망 위험을 33% 줄였다(95% CI 0.42~1.09; P=0.11). 다만, 치료 관련 이상반응으로 리브리반트군의 7%는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타그리소 내성 환자 대안

현재 NCCN 가이드라인에서는 EGFR 엑손19 결실 또는 엑손21 L858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차 치료로 타그리소를 투여받은 환자가 재발할 경우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다.

이런 가운데 리브리반트+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이 등장한 것이다.

권고의 근거는 임상3상 MARIPOSA-2 연구 결과다.

이 연구에는 타그리소 내성인 EGFR 엑손19 결실 또는 엑손21 L858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657명이 포함됐다. 이들은 리르비반트+렉라자+항암화학 병용요법과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 항암화학 단독요법에 2:2:1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치료를 받았다.

연구 결과,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군은 52%, 리브리반트+렉라자+항암화학 병용요법군은 56% 항암화학 단독요법군에 비해 PFS가 개선되면서 1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PFS 중앙값은 각각 6.3개월, 8.3개월, 4.2개월이었다.

ORR은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군이 64%, 리브리반트+렉라자+항암화학 병용요법군이 63%, 항암화학 단독요법군이 36%로 조사됐다.

특히 두개내 PFS(중앙값)는 리브리반트+항암화학 병용요법군 12.5개월, 리브리반트+렉라자+항암화학 병용요법군 12.8개월, 항암화학 단독요법군 8.3개월이었다. 항암화학 단독요법군 대비 각 치료군의 위험은 45%(HR 0.55; P=0.001)와 42%(HR 0.58; P<0.001) 의미 있게 개선됐다.

 

"미국과 한국은 별개"...급여 적용이 관건

다만 국내 의료 현장에서는 당장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봤다.

리브리반트의 해당 적응증이 허가되지 않은 상태이고, 미국에서의 가이드라인 권고와 한국에서의 건강보험 급여는 별개라는 의견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NCCN 가이드라인 개정이 빠르게 개정된 배경은 충분한 의학적 근거도 있지만, 미국 사보험계가 신속하게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FDA보다는 유럽의약품청(EMA) 허가 사항을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등 보수적인 편에 속한다. 게다가 허가 후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건강보험 재정을 염두에 둬야 하는 등 여러 제반 사항이 얽혀 있다.

국내에서 당장의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세현 교수(혈액종양)는 "NCCN 비소세포폐암 가이드라인 권고에 따라 국내에서도 리브리반트의 해당 적응증 승인은 빨라질 것"이라면서도 "국내에서는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리브리반트는 워낙 고가일뿐더러 해당 적응증은 국내에서 허가되지도 않은 상태"라며 "국내 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려면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필요한데, 이는 국내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허가와 급여, 약가 설정은 미국 가이드라인 권고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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