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 국민 정신건강 IT 역할 토론회 개최
국내 연구팀, 정신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착수
복지부 “연구 시사점, 아직 명확하지 않은 듯”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정신건강 개선과 IT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정신건강 개선과 IT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서영 기자]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하는 자극적 뉴스나 대규모 참사 영상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연구팀이 정신건강 트렌드 모니터링·관리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어떠한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눈길을 끈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 정신건강 개선과 IT의 역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자리는 국민 정신건강 미래형 대응체계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신림동 칼부림이나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여러 범행 영상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전파되면서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역시 온라인 트렌드에 맞춰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정신건강 문제는 심각하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다. 또 삶의 만족도 지수 역시 10점 만점에 5.9점으로, OECD 38개국 중 36위다.

 

국내 연구팀, 정신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착수

(좌측부터) 액스콘 CTO 최기석 대표, 서강대 유현재 교수(신문방송학과), 양지훈 교수(컴퓨터공학과)
(좌측부터) 액스콘 CTO 최기석 대표, 서강대 유현재 교수(신문방송학과), 양지훈 교수(컴퓨터공학과)

서강대 유현재 교수(신문방송학과)는 202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국민 정신건강 트렌드 모니터링·관리 플랫폼 개발 연구 사업을 소개했다.

해당 사업은 연구책임자인 유 교수 외 고대구로병원 한창수 교수(정신건강의학과), 주식회사 액스콘 CTO 최기석 대표 등 15명이 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 교수는 “정신건강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이고, 조기 발견과 적기 치료를 통한 경제적 부담 완화가 시급한 분야”라며 “해당 연구를 통해 개발된 정신건강 트렌드 실시간 모니터링 및 관리 플랫폼은 효율적인 정책 집행으로 이어져 국민 행복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1차년도인 2022년 정신건강 환경분석 및 플랫폼 개발을 위한 시스템 알고리즘 분석에 착수했다. 2차년도인 2023년에는 정신건강 키워드 도출 및 정신건강 파일럿 모니터링 및 검증을 추진했다.

이어지는 3차년도(2024년)에는 정성 및 정량지표 개발, 정책 대응 사항을 개발하고, 4~6차년도(2025~2027년)에는 1단계 평가 및 결과를 통해 정신 건강 모니터링 개인화 서비스 개념 설계 및 정신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현한다. 또 대국민 영향 조사 및 정책 고도화를 통해 2단계 사업을 완성한다.

2023년 12월 전국 일반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는 해당 플랫폼 개발의 큰 틀이 될 전망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정치와 경제 이슈에 반응하는 반면, 여성들인 살인 폭행 사건이나 코로나19 등 사회적 이슈에 크게 반응했다.

대규모 인명피해 사건·사고가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 것은 남녀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특히 피해 사건 발생지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수도권 응답자들의 경우 영향을 더 크게 받았으며, 이들은 미디어를 통해 접한 부정적 사회 이슈들로 인해 우울감과 실망감 등 부정적 영향을 호소했다.

국민정신건강 플랫폼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20대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가 대부분 동의했다. 이들은 플랫폼 구축과 관련해 쉬운 접근과 진정성, 실질적 도움을 가장 필요로 했다.

유 교수는 “플랫폼은 추후 여타 대중 보건 이슈에도 일종의 유용한 프로토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NS 데이터 분석해보니…대규모 참사 등에 따라 공포 게시글 급증

연구팀은 이태원 참사 전후 약 2주의 기간 동안 트위터에서 ‘이태원’이라는 키워드로 단어 임베딩 클러스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참사 이전의 ‘이태원’ 키워드는 선정적이나 광고 목적의 글이 포함돼 있었으나, 참사 이후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부정적 표현과 함께 출현했다.
연구팀은 이태원 참사 전후 약 2주의 기간 동안 트위터에서 ‘이태원’이라는 키워드로 단어 임베딩 클러스터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참사 이전의 ‘이태원’ 키워드는 선정적이나 광고 목적의 글이 포함돼 있었으나, 참사 이후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부정적 표현과 함께 출현했다.

연구팀이 정신건강 데이터 수집을 위해 실시한 SNS 미디어 분석도 눈길을 끈다. 해당 분석은 서강대 양지훈, 박성용 교수(컴퓨터공학과), 액스콘 CTO 최기석 대표가 추진했다.

이들은 이태원 참사 전후 약 2주 동안 트위터에서 ‘이태원’이라는 키워드로 단어 임베딩 클러스터링을 실시했다. 클러스터링이란, 유사한 것들끼리 그룹으로 묶어 분석하는 기법이다.

그 결과, 참사 이전의 ‘이태원’ 키워드는 선정적이나 광고 목적의 글이 포함돼 있었으나, 참사 이후에는 슬픔과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부정적 표현과 함께 출현했다.

또 자연어 처리 신경망 모델인 BERT 계열의 모델 중 RoBERTa를 활용해 감정 분류 작업을 실시한 결과,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공포 감정으로 분류되는 트위터 게시글이 평소보다 다수 게시됐다. 반면 행복의 감정으로 분류되는 게시글은 현저히 줄었다.

연구팀은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SNS 및 의료 데이터를 분석하기도 했다. 그 결과, 전반적으로 매년 우울증 환자 수가 증가했다. 다만 1~2월에는 환자 수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수집한 데이터로 감정을 유추해야 한다. 그것이 데이터 수집의 목적”이라며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향후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시간 추론 전 잔처리 작업, 예측 감정 등을 거쳐 정신건강상태 통계 및 가시화 작업을 거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실시간 자동화 및 시각화 구성에 힘쓰고, 학습 모델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복지부 “해당 연구, 정부는 적극적 참여 어려워”

보건복지부 전명숙 정신건강정책과장은 해당 연구를 두고 “국민들에게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 게 목적인지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당 연구 사업이 실질적으로 국민 정신건강 문제를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설명이다.

전 과장은 “코로나19와 팬데믹 등 대규모의 보건 재난 상황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끼치고, 어떤 식으로 (국가가) 대응할 수 있는지 시사점이 나오는 방향으로 개발이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연구에 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뜻도 전했다.

전 과장은 “복지부의 예산이 한정돼있을뿐더러, 개인의 SNS 이용 여부를 정부가 확인하는 것은 국민의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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