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3상 성공한 레스메티롬, 최초 NASH 치료제 등극 기대
오젬픽 대비 높은 지방간함량(LFC) 감소 효과 확인한 에피노페그듀타이드

[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2023년 계묘년(癸卯年) 한 해가 저 물고 있다. 본격적인 엔데믹이 시작된 2023년은 글로벌 제약업계가 다시금 신약 개발을 시작하게 만든 디딤돌이 된 한 해였다.

정신건강 분야에서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성과가 돋보였다.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레카네맙)가 지난 7월 FDA 허가를 획득하면서 치매의 근본 원인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 등장을 알렸다.

레켐비는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뿐 아니라 피하주사(SC) 제형도 비슷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자가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집에서 자가 주사로 치매를 치료하는 시대가 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릴리의 도나네맙은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컨퍼런스(AAIC 2023)에서 발표된 임상3상 결과를 토대로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본지는 2023년 국제학술대회를 뜨겁게 달군 질환별 주요 약물을 재조명했다.

해답 없던 NASH, 신약 등장 초읽기 ①

베타 아밀로이드 기전 치매약, 연이은 성과 ②

레스메티롬, 최초 NASH 치료제 될까

그간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시도가 번번히 실패한 가운데, 내년에는 임상3상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낸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스메티롬이 내년 3월 예정된 미국식품의약국 (FDA) 승인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레스메티롬은 NASH의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된 갑상선호르몬 수용체(THR)-β 작용제다.

올해 6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럽간학회 연례학술대회(EASL 2023)에서 공개된 임상3상 MAESTRO-NASH 결과, 1차 목표점인 NASH 관해 및 섬유증 개선을 달성했다.

연구는 생검으로 확인된 NASH 환자 966명을 52주 동안 레스메티롬 100mg, 80mg 또는 위약을 1일 1회 투 여군에 배정했다. 그 결과, 섬유증 악화 없이 NASH 활성점수(NAS) 가 2점 이상 감소한 NASH 관해율은 레스메티롬 100mg군 30%, 80mg군 26%으로 10%인 위약군과 차이를 보였다(P<0.0001, P<0.0001). NAS 점수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된 비율도 레스메티롬 100mg군 26%, 80mg군 24%로, 14%인 위약군에 비해 높았다(P=0.0002, P<0.0001).

레스메티롬은 두 가지 1차 목표점 달성 외에도 간 생검을 통해 측정한 여러 2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수정된 치료의향분석(mITT)에서 2단계 이상 섬유 증 개선을 달성한 비율은 레스메티롬 100mg군 10%, 80mg군 85%로 3%인 위약군 대비 유의한 차이를 보 였다.

mITT 중 NASH 관해와 1단계 이상의 섬유증 개선을 보인 비율도 100mg군 16%, 80mg군 14%으로 5%인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높았다. 레스메티롬군은 자기공명영상-양자밀도 지방비 율(MRI-PDFF) 감소율에서도 위약군 대비 높은 개선 효과를 보였다. 52주차에 레스메티롬 100mg군이 51%, 80mg군이 42% 감소한 반면 위약군은 10% 감소에 그쳤다.

안전성 및 내약성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첫 치료 후 몇 주 동안 위약 대비 레스메티롬 100mg군의 연구 중단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나머지 기간에는 모든 군이 유사했다. 설사 부작용은 100mg군 34%, 위약군 16%에서 보고됐으며 대부분 경도 또는 중등도 수준이었다. 연구 기간 동안 약물로 인한 간 손상으 로 판정된 사례는 없었다.

오젬픽 앞지른 에피노페그듀타이드

EASL 2023에서는 한미약품이 MSD에 기술이전한 NASH 치료제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2a상 결과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이중 작용제다.

해당 임상시험에서는 노보노디스크 오젬픽(성분명 세마글루티드)과 에피노페그듀타이드가 비 알코올성지방간질환(NAFLD) 환자의 지방간함량(LFC)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평가했다. 오젬픽 역시 NASH 적응증 확보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아직 허가받지는 않았다. 다만 심혈관 혜택으로 인해 NASH 개선에 효과가 있어, 2 형 당뇨병 또는 비만한 NASH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연구에는 BMI 25~50kg/m²인 18~70세 NAFLD 환자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안정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2형 당뇨병이 없거나 식사와 안정적 용량의 메트포르민으로 당화혈색소(A1C) 8.5% 이하를 유지하는 2형 당뇨병 환자였다.

4주 스크리닝 기간 동안 환자들의 LFC를 확인하기 위해 MRI-PDFF을 측정했다. LFC 10% 이상인 환자들이 24주간 에피노페그듀타이드 10mg 혹은 오젬픽 1mg을 투여받도 록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 결과,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의 LFC 감소 효과가 오젬픽 군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났다. 등록 당시 대비 24주차 LFC 최소제곱 평균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 군에서 72.7%(95% CI 66.8~78.7), 오젬픽군에서 42.3%(95% CI 36.5~48.1) 감소했다. LFC의 상대적 감소 중앙값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83.8%, 오젬픽군이 44.4%였다.

LFC의 상대적 감소율이 30%, 50%, 70% 이상인 비율은 오젬픽군이 67.1%, 43.8%, 12.3%인 반면,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은 81.9%, 77.8%, 70.8%를 기록해 더 높았다. 체중의 최소제곱 평균은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8.5%, 오젬픽군이 7.1% 감소했으며, 체중 감소 범위에 따른 LFC의 상대적 감소는 에피노페그듀타이드군이 더 컸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즈는 MAESTRO-NASH 연구 결과를 토대로 지난 7월 FDA에 레스메티롬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했다. FDA는 레스메티롬의 우선 심사를 승인하고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내년 3월 14일까지 허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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