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링거인겔하임 서보두타이드 임상2상 탑라인 결과 발표
48주 치료 후 조직학적 개선 달성률 83.0%, 모든 2차 목표점 충족
레스메티롬 허가 여부 이달 결정...서보두타이드, 새로운 유력 경쟁자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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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베링거인겔하임의 글루카곤/GLP-1 이중작용제 서보두타이드가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 괄목할 만한 결과를 내면서, 해당 분야의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회사는 지난달 26일 서보두타이드의 MASH 환자 대상 임상2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잠재적 선두 치료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였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질랜드파마가 공동 개발한 서보두타이드는 대사 기능 조절에 중요한 글루카곤과 GLP-1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글루카곤/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다. 

글루카곤 작용제 성분은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으며, 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쳐 섬유증 개선에 잠재적으로 기여한다. GLP-1 작용제는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MASH 및 간 섬유증 치료에 대해 2021년 미국식품의약국(FDA)로부터 패스트트랙 지정을 받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 신속심사 의약품(PRIME)에 지정됐다. 

이번 임상2상 연구는 제2형 당뇨병 유무와 관계없이 MASH 및 간 섬유증을 앓고 있는 29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서보두타이드를 매주 피하주사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각각 2.4mg, 4.8mg, 6.0mg군에 배정해 최대 24주 동안 투여량을 증량하고, 24주 동안 이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1차 목표점은 치료 48주 후 섬유증 악화 없이 조직학적 개선을 달성한 환자 비율이었다. 

조직학적 개선은 섬유증 단계의 진전 없이 소엽 염증 또는 풍선화에 대한 NASH 하위 점수가 1점 이상 감소하는 것을 포함하는 지방간 활성도 점수(NAS)로 정의됐다. NAS는 지방증, 소엽 염증, 간 세포 변성의 일종인 풍선화에 대한 점수를 포함하며 0~8점 범위로 나타낸다.

2차 목표점에는 48주 후 지방간 함량이 최소 30% 이상 상대적 감소, 지방간 함량의 절대 및 상대 변화, 한 단계 이상의 섬유증 단계 감소, NASH 총점의 기준선 대비 절대 변화 등이 포함됐다. 

서보드타이드군 83%, 섬유증 악화 없이 MASH 개선

섬유증 단계 감소 등 모든 2차 목표점 충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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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 서보두타이드군 환자의 최대 83.0%에서 MASH 개선이 나타나 위약군 대비(18.2%)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에 도달했다(95% CI 51.1~78.6%, p<0.0001). 

모든 용량의 서보두타이드군에서 MASH 개선이 나타났으며, 고용량인 6.0mg군을 포함해 모든 군에서 예상치 못한 안전성 또는 내약성 문제는 나타나지 않았다. 

서보두타이드군은 섬유증 단계 악화 없이 48주 후 생검을 통한 MASH 개선을 입증했다. 또 간 섬유증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포함해 모든 2차 목표점을 달성했다. 

연구를 진행한 버지니아 커먼웰스의대 Arun Sanyal 박사는 "MASH 및 간 섬유증에 대한 서보두타이드의 임상2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게 돼 기쁘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서보두타이드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큰 환자들을 위한 잠재적인 선도 치료제로 자리매김하고 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학회에서 섬유증 개선이 나타난 환자의 비율을 포함해 주요 2차 목표점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MASH는 전 세계 1억 1500만명 이상의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는 진행성 질환으로, 간 염증으로 인한 섬유증을 유발한다.

간 조직에 심각한 흉터가 발생하는 간경변은 말기 간 질환 및 간암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으며, 이 경우 간 이식이 유일한 치료옵션이다.

MASH는 2030년까지 간 이식의 주요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현재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뜨거운 '첫번째 MASH 치료제' 개발 경쟁 

레스메티롬 허가 여부 목전

현재 다양한 GLP-1 작용제가 MASH 치료제로 개발 도전 중인 가운데, 서보두타이드가 강력한 경쟁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2022년 세마글루티드의 MASH 환자 대상 임상2상에 실패했으나, 핵심 임상에서 여전히 환자를 등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릴리 역시 GLP-1 작용제인 티르제파타티드 임상2상을 마무리하고 있다. 

MASH 치료제 개발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마드리갈파마슈티컬스는 THR-β 선택적 작용제인 레스메티롬으로 FDA 허가를 목전에 두고 있다. 

레스메티롬의 PDUFA 날짜는 이달 14일로, 최초의 MASH 치료제 승인 여부가 곧 결정될 전망이다. 

레스메티롬 임상3상에서 섬유증 악화 없이 관해에 도달한 비율은 100mg군이 29.9%, 80mg군이 25.9%였으며 위약군은 9.7%에 그쳤다. 간섬유화 개선은 100mg군 25.9%, 80mg군 24.2%, 위약군 14.2%에서 달성됐다. 

서보두타이드의 성공 관건은 내약성 문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보두타이드의 비만 환자 대상 임상2상에서는 20%의 환자가 내약성 문제로 탈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MASH 대상 임상에서는 비만 임상 보다 더 높은 용량의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예상치 못한 내약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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