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전 가진 MASH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2상·3상 단계서 경쟁
아케로·아이오니스 이달 긍정적 임상2b상·2상 연구 결과 발표
레즈디프라, 확증 임상 성공·높은 약가 문제...추가 치료제 개발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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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배다현 기자] 사상 첫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함에 따라, 후속 약물의 개발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많은 제약사의 MASH 치료제 임상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가장 먼저 레즈디프라의 뒤를 이을 치료제는 누가될지 이목이 쏠린다. GLP-1 작용제, FGF21 유사체, DGAT2 저해제 등 다양한 기전을 가진 후보 물질이 MASH에 도전 중이다. 

지난 14일 FDA는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의 레즈디프라를 첫번째 MASH 치료제로 승인했다. MASH는 이전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나 최근 미국, 유럽 등 다국적 간학회가 명칭 변경을 결정하면서 MASH로 불리고 있다.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

MASH는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질환(MASLD)의 진행된 형태로 간 관련 사망의 주요 원인이다. 그럼에도 승인된 치료제가 없어 전 세계적으로 매우 큰 미충족 수요가 있었다. 

이번 승인은 수많은 MASH 치료제 개발 시도 끝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여러 후보약물이 임상 및 허가 단계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지난해 6월에도 임상3상을 완료하고 허가를 신청했던 인터셉트 오칼리바(오베티콜산)이 FDA로부터 승인을 거절당했다. 이후 회사는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GLP-1 작용제·FGF21 유사체·DGAT2 저해제 등 경쟁

아케로·아이오니스, 긍정적 임상 결과 발표

현 시점에서 레즈디프라의 뒤를 쫓을 가장 유력한 후보는 임상3상을 진행 중인 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세마글루타이드와 89bio의 FGF21 유사체 페고자페르민이다. 이 밖에 다른 후보 약물들은 대부분 임상2상을 완료하거나 진행 중인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달에는 두 회사가 긍정적인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지난 4일 미국 기업 아케로 테라퓨틱스의 FGF21 유사체 에프룩시퍼민이 임상2b상 96주 데이터를 발표했다. 

임상2b상 HAMORNY 연구는 조직 검사를 통해 섬유증 2기~3기로 확인된 성인 MASH 환자 128명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주1회 에프럭시퍼민 28mg, 50mg 또는 위약을 투여하도록 했다. 1차 목표점은 24주차에 MASH 악화 없이 최소 1단계 이상 섬유증을 개선한 환자의 비율이었다. 

연구 결과 고용량군 환자의 75%, 저용량군의 46%가 MASH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됐다. 위약군의 반응률은 24%에 그쳤다. MASH 악화 없이 섬유증이 2단계 이상 개선된 환자에서 에프룩시퍼민군과 위약군의 차이는 더 벌어졌다. 고용량군 36%, 저용량군 31%가 2단계 이상 개선을 달성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3%만이 이를 달성했다. 

에프룩시퍼민은 일반적으로 내약성이 양호했으며, 15개의 심각한 부작용은 전 용량군에서 유사하게 나타났다. 가장 흔한 부작용은 일시적인 1등급 또는 2등급 위장관 증상(설사, 메스꺼움, 식욕 증가)이었다. 에프룩시퍼민군 환자 3명이 24주차와 96주차 사이에 이상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레즈디프라 승인 전날인 13일에는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가 DGAT2 저해제 ION224의 임상2상 결과를 공개했다. 연구 결과 ION224는 1차 및 2차 목표점을 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상2상은 섬유증 2~3기의 MASH 성인 환자 160명을 대상으로 49주 동안 월 1회 ION224 또는 위약를 투여하도록 했다. 파트1에서는 93명의 환자를 ION224 60, 90, 120mg군에 1:1:1로 무작위 배정하고 각 용량 코호트 내에서 3:1 비율로 ION224 또는 위약을 투여하도록 했다. 파트2에서는 67명의 환자를 90, 120mg rnsdp 1:1 무작위 배정하고 각 용량 코호트 내에서 2:1 비율로 ION224 또는 위약을 투여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ION224는 섬유증을 악화시키지 않고 통게적으로 유의한 MASH 개선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120mg군 환자 44%가 MRI-PDFF로 측정한 간 지방증의 상대적 감소를 50% 이상 달성해 위약군(3%) 대비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120mg군의 32%는 MASH 악화 없이 섬유증이 1단계 이상 개선됐으며, 위약군의 개선 비율은 12.5%였다. 

ION224는 연구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ION224군은 간이나 신장에 대한 심각한 부작용이나 위장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으며, 위약군 대비 초기 연구 중단 사례가 더 적었다. 연구 기간 동안 치료와 관련된 사망이나 심각한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았다. 

레즈디프라, 확증 임상 성공 여부 및 높은 약가 한계

추가 MASH 치료제 개발 필요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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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레즈디프라가 시장을 독점할 것으로 보이나, 추가적 치료제 개발도 여전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레즈디프라의 이번 승인은 신속 승인으로, 진행 중인 확증 임상 결과에 따라 정식 승인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통해 레즈디프라 치료 54개월 후 임상적 이점을 평가할 예정이다. 

더불어 높은 약가도 한계로 꼽힌다. 마드리갈은 레즈디프라의 연간 도매 가격을 4만 7400달러(한화 6296만원)으로 정했다. 이는 레즈디프라의 ICER(점증적 비용-효과비) 임계값 범위에 해당하는 가격이나, 환자와 의료시스템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 8일 NEJM에 실린 사설에서 미국 플로리다 Kenneth Cusi 박사는 "레스메티롬 치료는 성공적이었지만 위약 효과를 차감한 효과는 전반적으로 미미했다"며 "치료받은 환자 10명 중 1명의 섬유증이 개선됐다"고 전했다. 

이어 "대부분 환자가 지침에서 권장되는 비만 및 제2형 당뇨병 치료제와 병용 요법이 필요하며, 레스메티롬이 중등도~중증 섬유증 치료제로 승인되는 경우, 비싼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he Lancet 역시 사설을 통해 "레즈디프라의 승인 기반이 된 MAESTRO-NASH의 결과는 고무적이지만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며 "레즈디프라의 전반적 위험과 이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장기 치료의 필요성을 고려해 약물의 효과, 안전성, 내약성 및 비용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가격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레즈디프라의 높은 비용은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어려움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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