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 21~23일 개최
고령 심부전 환자, 노쇠한 경우 많아 GDMT 적용 허들 있어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 "고령도 GDMT 받아야 예후 유의하게 개선"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심장내과)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Use of GDMT in Elderly Patients with HF'를 주제로 발표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심장내과)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Use of GDMT in Elderly Patients with HF'를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고령 심부전 환자도 젊은 환자와 동일하게 네 가지 심부전 치료제를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GDMT)를 받아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렸다.

약제별로 주의할 점이 있을지라도 고령 심부전 환자는 젊은 환자와 마찬가지로 GDMT를 받았을 때 예후가 유의하게 개선되기 때문이다.

고령 심부전 환자는 노쇠한 경우가 많아 진료현장에서는 GDMT 적용에 허들이 있다. 그럼에도 환자 수명을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GDMT를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심장내과)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린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Use of GDMT in Elderly Patients with HF'를 주제로 발표했다. 

고령 GDMT 중요하지만, 노쇠·낮은 내약성 등 이유로 처방률 낮아

GDMT는 지침에 따른 의학적 치료를 의미한다. 심부전에 대한 GDMT는 일반적으로 증상 개선, 입원 감소, 사망률 감소, 심부전 환자의 전반적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약물요법의 조합 등을 포함한다. 

국내외 가이드라인에서는 4개 기둥(4-pillars)이라 하는 네 가지 심부전 치료제가 확립되면서 GDMT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대한심부전학회 가이드라인에서는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를 위한 1차 표준치료제인 4-pillars로 △RAS 억제제(안지오텐신수용체-네프릴리신억제제(ARNI)/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안지오텐신수용체차단제(ARB)) △베타차단제 △염류코르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MRA) △SGLT-2 억제제 등을 권고했다.

그러나 진료현장에서는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GDMT 진행을 주저하는 실정이다.

2022년 발표된 스웨덴 SwedeHF 등록사업 결과에 의하면, 80세 이상 HFrEF 환자에서 RAS 억제제 사용률은 78%, 베타차단제는 88%였지만, MRA는 35%, ARNI는 7%에 그쳤다. 약물 목표용량 도달률도 MRA가 RAS 억제제와 베타차단제에 비해 떨어졌다.

2020년 국내 KorAHF 등록사업에서 확인한 80세 이상 고령 심부전 환자에서 약물 처방률은 RAS 억제제가 68.9%로, 고령이 아닌 환자 69.8%와 비교해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베타차단제 처방률은 80세 이상 환자가 44.6%, 고령이 아닌 환자가 54.8%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MRA도 각 42.5%와 48.4%로, 고령일수록 MRA 처방률이 의미 있게 낮았다.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심부전 치료제 사용을 주저하는 이유는 낮은 심박수, 낮은 체질량지수(BMI), 심부전 중증도, 동반질환, 노쇠 등 환자 관련 요인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약제 내약성이 떨어지고 금기사항 또는 이상반응 등으로 인해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아울러 지역과 나라 간 의료시스템 차이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4대 심부전약, 고령에게 사용 시 주의할 점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심장내과).
▲순천향대 부천병원 공민규 교수(심장내과).

그러나 고령 심부전 환자는 GDMT로 예후 개선 혜택을 얻을 수 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KorAHF 등록사업 결과에 의하면, 사업에서 정의한 RAS 억제제와 베타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GDMT를 받은 65세 이상 고령 HFrEF 환자는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3년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53% 유의하게 감소했다. 이 같은 GDMT 혜택은 80세 이상의 초고령에서도 관찰돼,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서의 GDMT 중요성에 방점이 찍혔다.

아울러 그동안 발표된 고령 심부전 환자 대상 심부전 치료제 연구 결과를 근거로 GDMT를 구성하는 네 가지 약제를 고령에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ARNI는 PARADIGM-HF 연구 하위분석에서 ACEI인 에날라프릴과 비교해 나이와 관계없이 환자 예후를 일관되게 개선시켰다. PROVE-HF 연구에서도 고령 심부전 환자는 ARNI 투약 시 좌심실박출률(LVEF), 좌심방용적지수(LAVI), 좌심실 수축기말 용적지수(LVESVI), NT-proBNP 등이 좋아져, 고령에서도 ARNI를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분석됐다. 

공 교수는 "ARNI를 고·중간·저용량으로 나눠 비교했을 때, 세 용량 간 LAVI, LVESVI, LVEF, NT-proBNP 개선 정도는 큰 차이가 없었다.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저용량이라도 ARNI를 처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ARNI 투약 시 저혈압 또는 고칼륨혈증 등이 더 발생할 수 있으나, 젊은 환자와 비교해 고령에서 특별히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베타차단제인 카르베딜롤, 비소프롤롤, 메토프롤롤 등은 고령 심부전 환자 대상 메타분석에서 30%가량 예후 개선 효과를 보였다. 이에 따라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베타차단제 처방이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 베타차단제 처방 시 심박수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고령 심부전 환자 대상의 비소프로롤 CIBIS-ELD 연구에서 용량 상향적정(up-titration) 이후 심박수가 총 64회(bpm)를 넘어가면 미만인 이들보다 예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공 교수는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베타차단제 처방이 중요하다"면서도 "베타차단제를 복용하는 환자의 심박수가 높다면 이를 낮춰 목표 심박수에 도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MRA는 EMPHASIS, RALE, TOPCAT-Americas 연구 등을 메타분석한 결과에서 75세 이상 고령 심부전 환자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 등 위험을 약 30% 낮추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칼륨혈증은 고령 심부전 환자가 젊은 환자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지만, 신장기능 악화가 더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됐다.

SGLT-2 억제제도 DAPA-HF 연구 하위분석에서 나이에 따른 차이 없이 일관된 혜택이 나타나 고령 심부전 환자에게 중요한 치료제임을 확인했다.

공 교수는 "약제별 주의사항을 보면, RAS 억제제나 ARNI는 혈압이 낮거나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이 낮은 환자에게 처방에 주의해야 한다. 베타차단제는 심박수가 너무 떨어졌거나 중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또는 천식 병력이 있다면 주의가 필요하다"며 "MRA는 eGFR이 30mL/min/1.73㎡ 미만으로 감소한 경우, SGLT-2 억제제는 eGFR이 20mL/min/1.73㎡ 미만인 경우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고령 심부전 환자도 젊은 환자와 동일하게 GDMT에 좋은 예후를 보이므로 적극적으로 GDMT를 고려할 수 있다"며 "고령은 저용량 ARNI와 SGLT-2 억제제 우선 투약을 고려하고, 베타차단제는 부작용과 금기에 주의하면서 저용량부터 처방하되 가급적 목표 심박수에 도달하도록 상향 용량적정을 해볼 수 있다. MRA는 신기능 악화 및 고칼륨혈증에 유의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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