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 21~23일 개최
미국 워싱턴대학 Sweitzer 교수 "심부전 병태생리학적 특징 공통돼…약 광범위하게 효과적"

▲미국 워싱턴대학 Nancy K. Sweitzer 교수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리는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Considerations for the Treatment of HF in the Asia-Pacific Reg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국 워싱턴대학 Nancy K. Sweitzer 교수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리는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Considerations for the Treatment of HF in the Asia-Pacific Reg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심부전 치료제 관련 연구에서 지역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치료 혜택이 보편적으로 일관되게 나타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심부전의 병태생리학적 특징은 지역에 관계없이 공통되기에 심부전 치료제는 광범위한 효과를 보인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심부전 환자 예후를 개선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GDMT)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힘이 실렸다. 

미국 워싱턴대학 Nancy K. Sweitzer 교수는 21~23일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에서 열리는 대한심부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Considerations for the Treatment of HF in the Asia-Pacific Region'을 주제로 발표했다. 

TOPCAT 연구, 지역별 치료반응 차이 관심 높여

심부전 치료제 효과가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가정은 이뇨제 스피로노락톤의 TOPCAT 연구를 계기로 대두됐다. 

TOPCAT 결과에 따르면, 스피로노락톤은 위약보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심정지 등 1차 목표점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하지 못했다.

그런데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지역 간 편차가 확인됐다. 특히 러시아·조지아 지역에서 모집된 환자군과 북·남아메리카에서 등록된 환자군 간 임상적 특징이 달랐다.

이러한 차이에 따라 전체 결과에서 스피로노락톤은 위약보다 치료 혜택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북·남아메리카만 분석한 결과에서는 스피로노락톤의 우월성이 확인됐다. 이에 TOPCAT 연구팀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러시아·조지아 지역 데이터를 심사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심부전 환자의 동반질환, 식습관, 건강패턴 등 역학 및 근본적 원인이 서양과 다른 유형을 보여 심부전 치료제 반응 차이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아시아의 심부전 치료제 반응은 서양과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Sweitzer 교수 의견이다. 

Sweitzer 교수는 "특정 치료제가 있는 뚜렷한 원인을 배제하면 심부전은 신경호르몬 활성, 혈역학적 이상, QRS 변화 및 전기기계해리, 섬유증으로 인한 부정맥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이러한 병태생리학적 특징은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나타난다"며 "현재 개발된 심부전 치료제는 이 같은 병태생리학적 특징을 표적으로 한다. 병태생리학적 특징은 공통적으로 나타나기에 심부전 치료제는 광범위하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심부전약 효과, 아시아는 다를까?

그동안 학계에서는 지역에 따른 심부전 치료제 효과를 분석한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전에 계획되지 않았고 하위군 분석 규모가 크지 않은 등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엔 검증력(power)이 부족했다. 

그는 "이에 따라 학계에서는 심부전 치료제 반응이 지역에 따라 다른지 확인하고자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 환자 특징 및 예후에 대한 지역별 분석을 시작했다"면서 "일부 연구에서 치료반응 차이가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박출률 감소 심부전(HFrEF) 환자 예후를 아시아 국가별 그리고 아시아,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평가요인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또는 심부전 입원 등을 종합해 확인한 1차 목표점 발생률은 대만, 중국, 태국이 유럽보다 높았다. 

평가요인에 따라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위험은 서유럽보다 인도, 필리핀이 유의하게 낮았지만 중국, 일본, 대만 등은 더 높았다.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은 서유럽 대비 인도, 중국, 필리핀, 태국, 대만 등이 높은 반면 일본은 낮은 경향을 보였다.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도 앞선 결과와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Eur J Heart Fail 2019;21(5):577~587). 

"반응 다를 수 있어도, 치료 안하면 이환율·사망률 증가 분명"

▲미국 워싱턴대학 Nancy K. Sweitzer 교수.
▲미국 워싱턴대학 Nancy K. Sweitzer 교수.

그러나 그는 지역별 치료 효과를 파악하는 연구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지역별 치료반응에 중점을 두기보단, 치료를 통해 예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가이드라인에 따른 약물치료(GDMT)로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라며 "치료반응은 지역별로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 환자의 이환율과 사망률이 분명히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성분명 사쿠비트릴/발사르탄)의 HFrEF 환자 대상 PARADIGM-HF 연구 결과의 카플란-마이어 커브를 보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발생률은 아시아가 다른 지역과 유사했다. 또 아시아는 다른 지역보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이 약간 낮고 심혈관질환 또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지만 비슷한 수준이었다. 즉, 아시아 HFrEF 환자는 다른 지역과 유사하게 엔트레스토 치료반응을 보인 것. 

이번 달 JACC에 발표된 SGLT-2 억제제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의 효능을 지역에 따라 분석한 결과도 전 세계적으로 일관되게 나타났다. 분석은 포시가 임상3상인 DAPA-HF와 DELIVER를 기반으로 했다. 

조사 결과, 심부전 악화 또는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등에 대한 1차 목표점 발생률은 아시아가 다른 지역보다 낮은 경향을 보였다. 심부전 악화율 및 전체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은 북아메리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포시가는 지역과 관계없이 모든 지역의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적이었고, 치료 시작 이후 초기부터 그 효과가 나타났다. 이 같은 포시가의 혜택은 전체 좌심실 박출률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그는 "EMPEROR-Reduced에서 유럽이 아시아보다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는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 사건 발생 수가 적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점에서 연구 검증력이 중요하며, 검증력이 낮으면 치료 혜택을 보여주기 어렵다. 검증력이 부족한 분석 결과를 치료제의 효과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 입증한 치료제 투약해야

이에 따라 임상에서는 심부전 환자에게 치료 혜택을 입증한 치료제를 가이드라인에 따라 투약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는 "근본적인 심부전 병태생리학적 특징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연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날 때까지 심부전 환자에게 효과를 입증한 치료제를 투약해야 한다"며 "임상에서는 식단, 혈압 패턴, 전통적 약물치료, 질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화적 특징 등 지역별로 다를 것으로 예상되는 질병반응 양상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까지 데이터에 따르면 좌심실 박출률과 관계없이 모든 심부전 환자에서 GDMT 효과가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이환율과 사망률 감소 측면에서 GDMT 처방 및 순응도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 국제적 노력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심부전 치료비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모든 심부전 환자에게 현재 치료전략을 적용해야 하기에, 임상에서는 비용과 치료 접근성 등에 주목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질병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문화적, 식습관, 환경적, 유전적 요인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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