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 응급의료 순환당직제와 통합해 책임성 강화돼야
권역센터와 지역의료기관 간 치료기능 경쟁 벗어난 협력체계 기전 필요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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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신형주 기자] 정부가 심뇌혈관질환관리를 위한 중장기 종합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권역센터와 지역의료기관 간 기능 중첩 해소와 협력 강화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7월 31일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정부의 이번 제2차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골자는 신속한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해결 경로 마련과 진료자원 및 인프라의 최적 연계, 환자 중심의 포괄적 관리체계 구축, 근거 기반의 정책 실현이다.

이를 위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내외과 포괄적 전문치료 역량을 갖춘 예방-치료-관리 전주치 통합 거점기관을로 개편한다.

또, 응급 환자의 진단과 수술·시술을 위한 신속한 전원 결정을 위한 치료 역량이 있는 전문의들의 진료 협력체계를 지원하는 심뇌혈관질환 인적 네트워크를 도입한다.

그리고, 임상적 리더십 기반의 정책 지원을 위해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를 내년부터 도입, 운영할 계획이다.

이런 정부의 중장기 종합계획에 대해 의료현장에서는 인적 네트워크 정책에 대해 지속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달았다. 또 중앙심뇌혈관질환관리센터 도입에 따른 권역심뇌혈관센터 및 지역의료기관 간 치료기능 중첩과 협력체계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복지부는 심뇌혈관질환 응급 환자의 신속한 전원 결정을 위한 전문의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의료현장에서는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이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에 담겨 있는 순환당직제와 궤를 같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순환당직제는 365일 지역 내 병원 간 요일별 당번병원이 협력을 통해 중증응급환자를 지역완결적으로 대응하기 위헤 도입된 제도다.

이번 심뇌혈관질환관리 인적 네트워크 역시 급성심근경색증, 뇌졸중, 대동맥박리 등 질환별, 치료방법별 골든타임 내 도달 가능한 범위의 지역 내 서로 다른 의료기관 소속 7인 이상의 전문의들이 협력하는 체계다.

하지만 순환당직제와 인적 네트워크 시범사업의 차이점은 지속가능성과 책임성 부분이다.

순환당직제는 해당 요일에 당번 의료기관이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 의료자원을 책임지고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인적 네트워크는 관련 전문의들이 자율적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책임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응급 심뇌혈관질환자 발생했을 때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전원이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뇌혈관질환관리 인적 네트워크 정책 지속가능성 의문

부천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인적 네트워크 사업은 응급의료의 순환당직제와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결정적으로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누군가는 365일 24시간 7인으로 구성된 단톡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심뇌혈관질환 응급환자를 적시에 전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순환당직제는 의료기관에 책임성이 부여되지만, 인적 네트워크는 전문의 간 협력체계로 의사 개인이 의료자원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술장이나 중환자실 등 의료자원을 의료기관 차원에서 확보해야 한다.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말헸다.

즉 응급의료 기본계획의 순환당직제와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의 인적 네트워크가 통합 관리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의료현장은 권역심뇌혈관질환관리센터 보다 상위 개념의 중앙심뇌혈관질환관리센터를 내년부터 도입하는 것에 대해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의료기관 간 기능 중첩과 협력체계 강화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제까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지역 내 심뇌혈관질환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지역 의료기관과의 협력체계를 통한 관리 책임이 부여돼 왔다.

하지만,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는 지금까지 지역의료기관의 협조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오히려 지역의료기관과 심뇌혈관질환 치료에 대해 경쟁하면서 관리 기능이 약화돼 있다는 것이다.

박 이사장은 "이번 중앙심뇌혈관질환센터 도입은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치료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지역의료기관이 심뇌혈관질환을 두고 환자 유치를 위해 경쟁하게 돼 긍정적 효과보다 부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역센터 지역의료기관 전달체계 작동위한 중첩기능 해소 필요

심뇌혈관질환 치료를 위한 지역의료기관과 권역센터 간 기능이 중첩돼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박진식 이사장은 "정부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과 치료를 위한 경쟁관계 해소를 위한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며 "지역의료기관이 중증·응급 심뇌혈관질환 치료를 할 수 없는 어려운 케이스를 의뢰했을 때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지원하는 권역센터의 기능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병원계 관계자는 "응급의료체계 기본계획 및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모두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등이 서로 중첩된 기능을 통해 무한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심뇌혈관질환관리 종합계획 역시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역센터와 지역의료기관의 개념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와하고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해결책이 더 보강돼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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