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질병 과정 표적하는 치료제로 6일 첫 정식 허가
CLARITY AD 임상3상, 알츠하이머병 진행 지연 효과 입증
처방 정보에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 부작용 경고 포함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에자이와 바이오젠의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새로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었다.

FDA는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항아밀로이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6일(현지시각) 정식 승인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선발주자였던 아두헬름(아두카누맙)에 이어 두 번째 허가이자,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 질병 과정을 표적하는 치료제로 처음 FDA 정식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레켐비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약물로, 아두헬름의 개량된 형태다. 지난 1월 FDA 신속 승인을 받았고, 그 일환으로 개발사는 임상적 혜택을 확인하기 위한 시판후 조사를 시행할 것을 요구받았다. 

지난달 FDA 말초·중추신경계 약물 자문위원회는 레켐비가 CLARITY AD 임상3상에서 임상적 혜택을 입증했다는 의견에 6대 0으로 전원 동의하며 정식 승인을 예고했다. 

레켐비는 다기관 이중맹검 CLARITY AD 임상3상에서 알츠하이머병 진행 지연 효과를 입증했다(N Engl J Med 2023;388:9~21). 

연구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또는 뇌척수액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축적 근거가 있는 50~90세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레카네맙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최종 결과에 따르면, 레켐비군은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인지·기능 감소 진행을 지연시켰다. 

등록 당시 대비 18개월째 보정한 임상치매척도(CDR-SB) 점수 최소 제곱 평균 변화는 레켐비군 1.21점, 위약군 1.66점으로, 레켐비군이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0.45점 적게 변화했다(95% CI -0.67~-0.23; P<0.001). CDR-SB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안전성 평가에서 레켐비군의 주입 관련 반응은 26.4%에게서 나타났으나 위약군은 7.4%에 그쳤다. 부종 또는 삼출(effusion)을 동반한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ARIA-E) 발생률은 레켐비군이 12.6%였지만 위약군은 1.7%에 불과했다.

레켐비군에서 ARIA-E는 일반적으로 치료 첫 3개월에 경미하거나 무증상으로 발생했고, 경미한 경우 치료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았으며 4개월 이내에 해결됐다. 

뇌 미세출혈, 뇌 거대출혈, 표면적 철침착증 등을 소견으로 한 ARIA-H 발생률은 레켐비군 17.3%, 위약군 9.0%로 조사됐다. ARIA-E와 ARIA-H는 두 가지 APOE4 대립유전자를 가진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했다. ARIA로 인한 사망은 없었다.

이에 레켐비 처방 정보에는 ARIA 관련 잠재적 위험을 경고하는 내용이 '박스 경고(boxed warning)'로 포함됐다.

처방 정보에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ARIA 위험을 알리기 위해 치료 시작 전 APOE4에 대한 검사를 수행하도록 명시됐다. 또 항응고제를 복용하거나 뇌내출혈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에게 처방을 주의하도록 했다.

FDA는 "레켐비는 통계적·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질병 진행 지연 효과를 증명했다"며 "단, 흔하지 않지만 뇌출혈과 부종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FDA의 Teresa Buracchio 신경과학국장 대행은 "이번 결정은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 질병 과정을 표적하는 레켐비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임상적 혜택임을 최초로 입증하면서 이뤄졌다"며 "확증 연구에서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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