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바이오젠과 에자이의 '레켐비' 신속승인
경미한 인지장애와 치매 단계 환자만에게만 한정

[메디칼업저버 박선재 기자] 세계에서 두 번째 항아밀로이드 알츠하이머병(AD) 치료제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6일(미국 시간)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개발한 AD  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가 FDA 신속승인 트랙을 통과했다.  

레켐비는 베타 아밀로이드를 타깃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선발주자인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을 개량한 약물이다. 

FDA는 "레켐비는 모든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임상시험에서와 같이 경미한 인지 장애 및 경미한 치매 단계 환자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승인은 CLARITY AD 임상3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CLARITY AD 임상3상

CLARITY AD 임상3상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또는 뇌척수액 검사에서 아밀로이드 축적 근거가 있는 50~90세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레카네맙의 효능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환자들은 2주 간격으로 레카네맙 10mg/kg을 정맥투여한 군(레카네맙군, 898명)과 위약군(897명)에 무작위 배정돼 18개월 동안 치료받았다. 

1차 목표점은 등록 당시부터 18개월까지 임상치매척도(CDR-SB) 점수 변화로 정의했다. 

주요 2차 목표점은 △PET에서 확인한 아밀로이드 침착 △알츠하이머병 인지평가척도 점수(ADAS-cog14) △알츠하이머병 종합점수(ADCOMS) △일상생활능력평가점수(ADCS-MCI-ADL) 등 변화로 설정했다. 

연구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레카네맙 투약 시 인지·기능 저하가 약간 줄었지만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ARIA)이 확인됐다. 안전성 평가에서 레카네맙군의 주입 관련 반응은 26.4%에게서 나타났으나 위약군은 7.4%에 그쳤다. 

부종 또는 삼출(effusion)을 동반한 아밀로이드 관련 비정상적 영상 소견(ARIA-E) 발생률은 레카네맙군이 12.6%였지만 위약군은 1.7%에 불과했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레켐비 승인을 두고 관련 기관 및 신경과 의사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미국 알츠하이머협회의 최고 과학 책임자인 Maria C. Carrillo 박사는 "이정표를 달성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Carrillo 박사는 "그동안 AD 치료 타입 및 유형은 발전하고 다양화됐다"며 "이번 승인으로 파괴적 질병인 AD의 영향을 받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드의대 Alvaro Pascual-Leone 박사도 앞으로 흥미로운 개발과 전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몇 가지 임상적 이슈는 눈여겨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Pascual-Leone 박사는 "현재 의료 시스템은 레켐비와 미래에 개발될 약제를 사용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우선 레켐비 치료로 더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는 환자를 찾아낼 수 있는 워크플로(workflows)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인지장애를 식별하는 것 이상으로 환자의 아밀로이드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이를 알기 위한 검사방법이 침습적이며 매우 고가"라며 "이들 검사는 보험회사에서 모두 보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자가 한 달에 두번 투약을 위해 입원해야 하는 문제와 잠재적 부작용을 종적(longitudinal)으로 평가해야 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Pascual-Leone 박사는 "레켐비는 초기 AD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첫 원일조절치료제(disease-modifying therapy, DMT)지만, 다른 치료법을 추가하는 것인 더 가능성 있는 치료법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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