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SGLT-2 2제∙3제 병용 급여 확대 시사...4월부터 적용
제약업계 “매출 향상에는 도움될 것, 건보재정 악화는 우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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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SGLT-2 억제제의 병용 처방에 대한 보험급여가 내달부터 확대된다는 소식에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 오창현 과장은 4월 1일부터 SGLT-2 억제제의 급여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이며, 이달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복지부와 주요 제약사는 SGLT-2 억제제 병용 확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다. 복지부는 재정영향평가에 우려를 표하며 11개 판매사에게 약가 인하를 제안했고 여러 협의 끝에 합의해 성공했다. 

복지부가 병용급여 확대를 제시한 요법은 총 7개다. △경구 3제 병용요법 2개(메트포르민+DPP-4+SGLT-2, 메트포르민+티아졸리딘디온(TZD)+SGLT-2), △경구 2제 병용요법 3개(설포닐우레아(SU)+엠파글리플로진/이프라글리플로진/에르투글리플로진), △인슐린∙경구제 병용요법 2개(인슐린+이프라글리플로진/에르투글리플로진)다. 

경구 3제 병용요법은 신설, 경구 2제 병용요법은 현재 SU와 병용급여가 인정되는 다파글리플로진 외 3가지 성분 추가, 인슐린 병용은 현재 다파글리플로진∙엠파글리플로진만 급여가 인정되지만 4월부터는 2가지 성분이 추가될 전망이다. 

대한당뇨병학회 이대호 학술이사(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SGLT-2 억제제의 보험급여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학술이사는 “SGLT-2 억제제는 혈당 조절 효과는 우수하고 저혈당 등의 부작용 우려는 적다. 또 심부전, 신부전 등의 영역에서도 효과를 보이고 있어 당뇨병 환자 중 심장∙신장 질환 등의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군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U, 인슐린, 메트포르민, TZD 등은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에 오랫동안 써왔던 치료제인 만큼, 급여가 적용되면 이점이 다양한 SGLT-2 억제제와의 병용 처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메트포르민+TZD+SGLT-2 억제제 급여 신설이 환자에게 가장 혜택이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부종 등의 부작용이 있는 피오글리타존이 우려되지만 효과는 확실해 부작용이 적은 SGLT-2 억제제와의 조합으로 더욱 장점이 부각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GLT-2 억제제를 판매하고 있는 주요 회사 역시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에 허가된 SGLT-2 억제제 오리지널 제품은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 베링거인겔하임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 MSD 스테글라트로(에르투글리플로진), 대웅제약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 등 5가지다. 

제네릭까지 확장하면 모든 국내사가 SGLT-2 억제제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GLT-2 억제제는 4월 포시가의 특허 만료로 다수 국내 제약사가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 포시가 제네릭을 허가받은 회사는 87개사로, 오리지널과 화학구조가 다른 프로드럭으로 특허 회피를 가장 먼저 성공한 동아에스티 다파프로는 지난해 12월 시장에 출시됐다. 

또 자디앙 제네릭을 허가받은 회사는 51개사로, 2025년 특허 만료 시점 전에 참전하는 제약사의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병용 처방으로 약가가 인하되면 의료진 입장에서는 환자 부담이 감소돼 처방에 더 적극나설 수 있을 것”이라며 “병용 처방 급여가 확대되면 SGLT-2 억제제 관련 성분이 포함된 약물 전체가 적용돼 대다수 국내사들의 매출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처방이 크게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은 걱정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다른 국내 제약업계 관계자는 “만성질환인 당뇨병 환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고 4월부터는 제네릭이 대거 들어올 예정이다"라며 "처방이 우후죽순 늘어나게 되면 건보 재정이 바닥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학술이사는 “현재 SGLT-2 억제제 보험급여 기준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건보 재정 여건을 고려해야 하지만 단시간 내에 좋은 근거가 나온 SGLT-2 억제제를 기존에 유효성이 입증된 여러 치료제와 병용 급여를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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