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부종 없는 비증식성 환자 대상 Protocol W 무작위 연구 4년 결과 발표
4년 결과, 가짜약과 비교해 시력 개선되지 않아…2년 결과와 일치
美전문가 "위험·불편 감수하며 예방 목적으로 아일리아 투여할 가치 없을 수도"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독일 바이엘과 미국 리제네론이 공동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가 반전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T) 주사인 아일리아가 중심부 당뇨황반부종(CI-DME)이 없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NPDR) 환자 시력(visual acuity)에 장기적으로 혜택이 있는지 평가한 무작위 연구에서 2년에 이어 4년째에도 긍정적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번 결과는 CI-DME가 없는 NPDR 환자가 아일리아 투여에 따른 위험과 불편함을 감수하며 합병증 예방 목적으로 치료를 진행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Protocol W로 명명된 이 연구는 당뇨망막병증임상연구네트워크(DRCR Retina Network) 주도로 진행됐고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눈연구소(NEI) 지원을 받았다. 4년 연구 결과는 JAMA 2월호에 실렸다(JAMA 2023;329(5):376~385).

아일리아, 장기적 시력손실 합병증 예방·시력 혜택 있을까?

Protocol W는 아일리아가 중등도~중증 NPDR 환자의 시력손실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고 시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는 데 중점을 뒀다.

연구에는 2016년 1월~2018년 3월 미국 및 캐나다 64곳 지역에서 CI-DME가 없는 중등도~중증 NPDR 환자 328명(399개 눈)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남성이 57.6%를 차지했다. 

ETDRS(Early Treatment Diabetic Retinopathy Study) 중증도 척도는 43~53이었다. 척도 숫자가 클수록 중증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환자군은 등록 당시 아일리아 2.0mg 치료군(아일리아군, 200개 눈)과 가짜약 치료군(대조군, 199개 눈)에 무작위 분류됐다. 2년 동안 치료는 1, 2, 4개월째 진행 후 4개월 간격으로 이뤄졌고, 경도 NPDR로 개선되지 않는 한 4년까지 정해진 투여 주기에 따라 총 8회 치료를 시행했다. 

시력손실이 있는 CI-DME가 발생했거나 PDR 고위험인 환자라면, 환자군 분류와 관계없이 모두 아일리아를 투약했다. 

주요 결과로 등록 당시 대비 시력손실이 있는 PDR 또는 CI-DME 발생 그리고 시력 변화를 평가했다. 시력손실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1회 방문 시 10글자 이상 손실 또는 2회 연속 방문 시 5글자 이상 손실로 정의했다. 시력 변화는 최대교정 ETDRS 글자점수로 확인했다. 

아일리아 vs 가짜약 2년 결과, 시력 변화 차이 없어

▲바이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바이엘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

지난 2021년에는 Protocol W 2년 결과가 발표됐다. 결과에 따르면, 아일리아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시력 변화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PDR 또는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진행은 지연시킬 수 있었다.

2년 결과가 발표된 이후 예방적 치료로서 아일리아를 투약해야 할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PDR과 CI-DME를 예방해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시력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중증 NPDR 환자는 당뇨망막병증 중증도 척도(DRSS)를 낮추고 PDR로 진행될 잠재적 위험을 막기 위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중등도~중증 NPDR 환자 눈에 아일리아가 미치는 영향은 Protocol W 4년 추적관찰을 통해 명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일리아, 해부학적 혜택 있지만 시력 개선 효과 無

그러나 4년 결과에서도 아일리아의 시력 개선 혜택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또는 PDR 4년 누적 발생률은 아일리아군 33.9%, 대조군 56.9%였다. 이 같은 위험은 아일리아군이 대조군보다 60% 유의하게 낮았다(adjusted HR 0.40; P<0.001).

평가지표에 따른 4년 누적 발생률은 PDR의 경우 아일리아군 27.9%, 대조군 49.0%로 아일리아군의 PDR 위험이 58% 의미 있게 낮았다(adjusted HR 0.42; 97.5% CI 0.29~0.61).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발생률은 각11.3%와 19.1%로, 아일리아를 통해 49%의 CI-DME 예방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adjusted HR 0.51; 97.5% 0.27~0.97).

그러나 등록 당시 대비 4년째 평균 시력 변화는 아일리아군 2.7글자, 대조군 2.4글자 줄었다. 두 군 간 평균 차이는 0.5글자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P=0.52). 이 같은 결과는 하위군 분석에서도 일관되게 관찰됐다.

즉, CI-DME가 없는 NPDR 환자는 아일리아를 통해 유의한 해부학적 혜택을 얻을 수 있었지만 시력은 개선되지 않았다. 

"정기적으로 합병증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눈 치료해야"

이번 결과에 따라 CI-DME가 없는 NPDR 환자에게 아일리아가 예방적 치료로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됐다.

연구를 이끈 미국 인디애나의대 Raj Maturi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시력을 위협하는 당뇨병 합병증을 확인하고자 정기적으로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필요에 따라 눈을 치료하는 것이 최선의 접근법임을 시사한다"고 결론 내렸다.

공동저자인 미국 하버드의대 Jennifer Sun 교수는 "주사당 개별 합병증 발생 위험은 낮을지라도 약제를 추가로 주입할 때마다 위험이 높아진다"며 "이번 결과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초기 치료를 통한 해부학적 혜택이 시력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NPDR 환자는 예방 목적으로 약제를 여러번 주입함에 따른 위험과 불편함을 감수할 가치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정기적인 아일리아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또는 PDR 발생률이 2년째 16.3%에서 4년째 33.9%로 높아졌다는 점도 주목할 결과다. 이에 대한 위험은 아일리아군이 대조군 대비 2년째 68% 낮았으나 4년째 60%로 감소해, 아일리아의 예방 효과가 소폭 줄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중국 칭화대학 Tien Yin Wong 교수는 논평을 통해 "아일리아의 예방적 효과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좋아지지 않았다"며 "이는 NPDR에 대한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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