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도~중증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 환자 대상 Protocol W 무작위 연구
2년 추적관찰 결과, 아일리아군 샴시술군과 비교해 시력 변화 차이 없어
증식성 당뇨망막병증·당뇨병성 황반부종 발생률 낮아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는 당뇨망막병증 환자의 시력(visual acuity) 보존 혜택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Protocol W 무작위 연구 2년 결과에 의하면, 중등도~중증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NPDR) 환자는 아일리아를 투약하더라도 가짜(sham, 샴)시술과 비교해 시력 변화 차이가 없었다.

단, 아일리아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PDR) 또는 시력손실이 있는 중심부 당뇨병성 황반부종(CI-DME) 진행을 지연시킬 수 있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이미지 출처 : 포토파크닷컴.

Protocol W 무작위 연구는 당뇨망막병증임상연구네트워크(DRCR Retina Network) 주도로 현재 진행 중이며, 이번 연구에서는 2016년 1월 15일~2020년 5월 28일 데이터를 분석했다.

미국 Jaeb Center for Health Research의 Adam R. Glassman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 결과는 JAMA Ophthalmology 지난달 30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아일리아, 시력손실 합병증 예방·시력 혜택 있나?

이번 연구는 CI-DME가 없는 NPDR 환자 관리에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 주사 아일리아의 역할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뤄졌다.

분석에서는 아일리아가 중등도~중증 NPDR 환자의 시력손실 관련 합병증을 예방하고 시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중점을 뒀다. 

미국 및 캐나다 64곳 지역에서 CI-DME가 없는 중등도~중증 NPDR 환자 328명 데이터가 포함됐다. 평균 나이는 56세였고 남성이 57.6%를 차지했다. 

ETDRS(Early Treatment Diabetic Retinopathy Study) 중증도 척도는 43~53이었다. 척도 숫자가 클수록 중증도가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체 환자군은 등록 당시 아일리아 2.0mg 치료군(아일리아군)과 샴시술군(199명)에 무작위 분류됐다. 2년 동안 치료는 1, 2, 4개월 째에 진행 후 4개월 간격으로 이뤄졌다. 

이어 시력손실이 있는 CI-DME가 발생했거나 PDR 고위험인 환자라면, 환자군 분류와 관계없이 모두 아일리아를 투약했다. 시력손실은 등록 당시와 비교해 1회 방문 시 10글자 이상 손실 또는 2회 연속 방문 시 5~9글자 손실로 정의했다.

아일리아군 vs 샴시술군, 2년째 시력 변화 차이 '0.5글자'

등록 당시와 비교한 2년째 평균 시력 변화는 아일리아군이 0.9글자, 샴시술군은 2.0글자 줄었다. 보정한 두 군간 평균 차이는 0.5글자로 통계적 유의성이 없었다(P=0.47).

즉 PDR 또는 CI-DME가 발생해 예방적 치료로서 아일리아를 투약하더라도 시력 보존 혜택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아일리아는 중등도~중증 NPDR 환자의 시력을 위협하는 합병증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또는 PDR 누적 발생률은 아일리아군 16.3%, 샴시술군 43.5%였다. 이 같은 위험은 아일리아군이 샴시술군 대비 68% 유의하게 낮았다(HR 0.32; P<0.001).

각 평가요인에 대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확인됐다. 

아일리아군은 샴시술군 대비 PDR 위험이 66%(HR 0.34; P<0.001),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위험이 64%(HR 0.36; P=0.002) 낮았던 것.

2년간 누적 발생률은 △PDR: 아일리아군 13.5% vs 샴시술군 33.2% △시력손실이 있는 CI-DME: 4.1% vs 14.8% 등으로 조사됐다. 

Glassman 교수는 "아일리아 조기치료가 장기적으로 시력 혜택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추가 추적관찰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시력 예후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4년 연구 결과가 중요하다"며 "PDR과 CI-DME를 예방해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시력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증식성→증식성 예방 위한 사전중재 필요할까

이번 결과에 따라 NPDR이 PDR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사전중재(proactive intervention)가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일리노이대학 Jennifer I. Lim 교수는 논평을 통해 예방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Lim 교수는 "중증 NPDR 환자는 당뇨망막병증 중증도 척도(DRSS)를 낮추고 PDR로 진행될 잠재적 위험을 막기 위해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중증 NPDR 환자는 치료지연과 추적관찰 소실(follow-up loss), 망막병증 악화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을 주로 동반하고 있다. 치료를 통해 안질환 진행 위험을 낮추고 시력만으로 측정할 수 없는 질병 이환율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논평을 쓴 미국 워싱턴대학 Rajendra S. Apte 교수는 Protocol W의 추후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입장이다. 

Apte 교수는 "Protocol W의 4년 추적관찰은 2022년에 완료될 예정"이라며 "이 결과를 기다려야 중등도~중증 NPDR 환자 눈에 아일리아가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4년 추적관찰을 통해 아일리아로 치료한 경도 NPDR 환자 눈의 자연경과(natural history)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항혈관내피성장인자로 치료받지 않은 경도 NPDR 환자 눈과 비교한 결과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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