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 팩트시트 2022' 발표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 2018년 13.8%→2020년 16.7%
당뇨병 조절률 2016~2018년 28.3%→2019~2020년 24.5%

▲대한당뇨병학회는 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대한당뇨병학회 ICDM 2022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학회는 '당뇨병 팩트시트 2022'를 공개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대한당뇨병학회 ICDM 2022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학회는 '당뇨병 팩트시트 2022'를 공개했다.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증가세를 보이지만 조절률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6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대한당뇨병학회 ICDM 2022 기자간담회'에서 '당뇨병 팩트시트 2022'를 공개했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률은 2018년과 비교해 2020년 3%p가량 늘었다. 그러나 치료받는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 6.5% 미만에 도달한 조절률은 2016~2018년과 비교해 2019~2020년에 약 4%p 감소했다.

이번 팩트시트는 국민건강영양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팩트시트는 △당뇨병 현황 △당뇨병 관리 현황 △당뇨병과 동반질환 △당뇨병약제 치료 현황 △건강검진 대상자의 당뇨병 현황 △당뇨병의 주요 합병증 등 여섯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 당뇨병 환자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
▲대한당뇨병학회 권혁상 홍보이사.

2018~2020년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 2018년 13.8%, 2019년 14.5%, 2020년 16.7%로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2020년 기준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16.7%)이 당뇨병을 앓고 있었고 2019~2020년을 통합하면 15.6%가 당뇨병 환자였다.

공복혈당만 진단에 사용할 경우 당뇨병 유병률은 14.5%로 7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갖고 있었다. 65세 이상 성인 30.1%는 당뇨병 환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30세 이상만 조사했던 기존과 달리, 국건영 자료가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19세 이상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19세 이상으로 조사 대상을 넓히면 당뇨병 유병률은 2018년 11.5%, 2019년 12.2%, 2020년 13.9%였으며, 2019~2020년을 통합하면 13.1%로 조사됐다.

학회 권혁상 홍보이사(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30세 이상을 2형 당뇨병으로 판단했으나, 사실 1형과 2형 모두 당뇨병 환자이며 치료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앞으로는 19세 이상을 대상으로 팩트시트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혈당 조절 목표 개별화, 조절률에 영향 줬을 것"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대한당뇨병학회 원규장 이사장.

2019~2020년 당뇨병 관리 수준을 보면 당뇨병 있는 30세 이상 성인 중 65.8%만 당뇨병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10명 중 6명이 치료받았다. 

그러나 치료 중인 경우 조절률은 24.5%로, 4명 중 1명만 당화혈색소 목표치 6.5% 미만에 도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0년 팩트시트에서 보고한 2016~2018년 조절률 28.3%보다 떨어진 수치다. 

게다가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0% 미만으로 확대해도 조절률은 50%에 그쳤다. 당화혈색소가 8.0% 이상으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성인은 5명 중 1명(19.5%)으로 파악됐다. 

조절률 감소는 진료현장에서 당뇨병 관리에 문제가 있기보단, 혈당 조절 목표의 개별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권 홍보이사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목표가 개별화되면서 고령 환자에게는 혈당 조절 목표를 7.5~8.0%로 완화해 제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 도입을 눈앞에 두고 있어 완화된 혈당 조절 목표가 조절률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또 70세 이상 고령이거나 독거노인인 당뇨병 환자가 오랫동안 다회 인슐린 요법을 문제 없이 진행하다 최근 인슐린을 제때 투여하지 않아 혈당이 관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향후 주 1회 투여하는 인슐린과 당화혈색소를 크게 개선하는 신약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조절률 문제는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환자에게 정확한 질환 정보가 전달되지 않는 점도 조절률 감소 원인으로 지목된다. 

학회 원규장 이사장(영남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잘못된 당뇨병 정보가 많이 노출되고 있다"며 "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환자에게 정확한 당뇨병 정보가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2019~2020년 30세 이상 당뇨병 유병자 중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동반율은 43.6%였고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당뇨병 유병자 중 혈당, 혈압 및 LDL-콜레스테롤이 모두 목표치 내로 조절된 비율은 9.9%로 10%에 미치지 못했다. 당뇨병 통합관리 수준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낮았다. 

병용요법 처방 늘어…지속 치료율 증가세

이번 팩트시트에서는 처음으로 당뇨병 진단 후 생애 첫 약제 처방 현황을 담았다.

경구혈당강하제 처방 현황에 따르면, 2009년과 비교해 2019년 2제 또는 3제 이상 병용요법 처방이 늘었다. 2009년 대비 2019년 1제 처방은 66.7%에서 58.9%로 줄었으나, 2제는 각 30.6%에서 35.5%, 3제 이상은 2.7%에서 5.6%로 증가했다. 

매해 당뇨병 약제를 292일(80%) 이상 처방한 약제 지속 치료율은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증가세를 보였다. 

권 홍보이사는 "큰 폭은 아니지만 당뇨병 첫 진단 이후 2제 병용요법 처방이 늘고 있다"며 "최근 당뇨병 치료 패러다임이 초기부터 강력한 2제 또는 3제 병용요법이 필요하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건강검진 대상자의 당뇨병 분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건강검진을 통해 생애 처음으로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으로 확인된 미진단자는 2010~2019년 3% 수준을 유지했으나 공복혈당이 100~125mg/dL인 공복혈당장애 성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12년 학회가 팩트시트를 발행했을 당시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에 도달할 시기를 2050년으로 예측한 것과 달리 30년 앞선 2020년에 추월한 상황에서, 당뇨병 고위험군을 적극 발굴하고 초기부터 강력하게 치료해야 한다는 게 학회 설명이다. 

권 홍보이사는 "당화혈색소 5.7~6.4%인 국내 당뇨병 전단계 성인은 1500만명에 이른다. 또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장애 성인이 소폭 늘고 있다고 조사됐다"면서 "건강검진 항목에 당화혈색소 검사를 포함한다면 숨어있는 당뇨병 전단계 성인을 발굴해 초기부터 강력하게 혈당을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환자는 당뇨병 관해에 도달할 수 있고 결국 건강보험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