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SD·ADA '2형 당뇨병 고혈당 관리' 합의문 발표
체중 5~10% 감량, 신진대사 개선…10~15% 감량, 관해로 이어질 수 있어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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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관리에 체중 조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당뇨병 전문가들은 성인 당뇨병 환자의 공동 1차 관리 목표는 체중 조절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유럽당뇨병학회(EASD)·미국당뇨병학회(ADA)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형 당뇨병 고혈당 관리' 합의문을 19~23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유럽당뇨병학회 연례학술대회(EASD 2022)에서 발표했다.

합의문은 발표와 동시에 Diabetologia와 Diabetes Care 9월 2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체중 감량으로 당화혈색소 개선·합병증 위험 감소

당뇨병 환자는 합병증을 예방 또는 지연시키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관리 목표다. 이를 위해 체중 관리, 혈당 관리를 위한 약물요법, 심혈관질환 위험요인 관리, 심장·신장 보호를 위한 항당뇨병제 선택 등이 중요하다.

당뇨병 환자는 체중 조절을 통해 당화혈색소를 개선하면서 체중 관련 합병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최근에는 체중을 크게 줄일수록 예후가 좋아진다는 이유로, 당뇨병 환자는 체중 5~15% 감량을 1차 관리 목표로 정해야 한다고 제안된다. 

합의문에 따르면 체중 5~10% 감량 시 신진대사가 개선된다. 10~15% 감량 시 질병완화효과가 나타나 당뇨병 관해(remission)로 이어질 수 있다. 당뇨병 관해는 약물요법 없이 3개월 이상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합의문에서는 체중 감량으로 혈당 관리를 넘어 심장대사질환 위험요인과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체중 감량 위해 에너지 섭취 제한 고려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합의문에서는 체중 감량을 위해 개별적으로 약물요법 또는 비만대사수술과 함께 비수술적 방법으로서 에너지 섭취 제한을 고려하도록 제안했다.

에너지 섭취 제한의 혜택을 입증한 근거는 DiRECT 연구가 대표적이다. DiRECT 연구는 6년 이내에 당뇨병을 진단받은 비만한 환자를 대상으로 일반적인 관리보다 구조화된 강력한 체중 관리 프로그램이 당뇨병 관해 도달에 더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연구에서 내세운 관리전략은 초저칼로리요법이다. 12~20주간 매일 특수 유동식(formula diet) 825~853kcal를 섭취한 후 단계별 식이 재개를 2~8주간 진행하는 방법으로, 환자가 감량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1차 의료기관이 개입하도록 했다.

1년 평가 결과, 평균 체중은 등록 당시 대비 1년 후 초저칼로리요법군에서 10kg, 대조군에서 1kg 줄어 적극적인 개입으로 큰 체중 감량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1년 후 체중을 15kg 이상 감량한 환자는 초저칼로리요법군이 24%였지만 대조군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이 같은 결과는 2년 평가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났다. 2년째 체중이 15kg 이상 감소한 환자군은 초저칼로리요법군이 11%로 1년 평가 결과보다는 줄었지만, 대조군 2%에 비해 여전히 높았다. 

2년간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초저칼로리요법군 36%, 대조군 3%로, 초저칼로리요법군 3명 중 1명은 당화혈색소가 정상 수준으로 유지됐다.

체중 감량 정도에 따른 당뇨병 관해 도달률은 △0~5kg 감량군 5% △5~10kg 감량군 29% △10~15kg 감량군 60% △15kg 이상 감량군 70%였다. 10kg 이상 감량한 환자 중 64%가 2년간 당뇨병 관해에 도달했다. 

비만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주목

체중 감량을 위해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시행할 수 있는 보조요법인 약물요법은 당뇨병 환자의 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 

합의문에서는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한 비만치료제로 세마글루타이드와 티르제파타이드를 주목했다. 

세마글루타이드의 STEP-2 임상3상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1mg, 2.4mg을 위약과 비교했다.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치료를 진행한 결과, 세마글루타이드 2.4mg군은 1mg군보다 2.7%, 위약군보다 6.2% 더 체중이 감소했다. 또 세마글루타이드 2.4mg군 3명 중 2명이 당화혈색소 6.5% 이하에 도달했다.

이와 함께 티르제파타이드 5m, 10mg. 15mg은 비만하지만 당뇨병이 없는 환자의 치료 72주째 체중을 각 15%, 19.5%, 20.9% 줄였다. 단 티르제파타이드는 아직 규제 당국으로부터 비만치료제로 허가받지 않았다. 

약물요법에 이어 비만대사수술은 수술이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당뇨병 환자의 치료옵션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비만대사수술은 체질량지수(BMI)가 25kg/㎡ 이상인 당뇨병 환자의 관해 도달에 효과적으로 보이지만, 체중 감소와 당뇨병 관해 효과는 수술 유형에 따라 다양하다고 정리했다. 

진단 시 당화혈색소 8.5% 초과 환자, 초기 병용요법 고려 가능

메트포르민은 이번 합의문에서도 동반질환이 없는 당뇨병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굳건히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일부 환자에게는 초기 치료전략으로 병용요법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는 개별화된 환자 중심 의사결정에 따라 시행하도록 권했다. 

전통적으로 기존 치료에 새로운 약제를 추가하는 단계적 접근으로 당뇨병을 관리하지만, 초기 진단 시 항당뇨병제 병용요법으로 적극적 관리를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합의문에서는 초기 병용요법을 통해 단독요법보다 엄격한 혈당 관리가 가능하므로, 당뇨병 진단 시 당화혈색소가 8.5%를 초과했다면 병용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젊은 당뇨병 환자는 빠르고 지속적으로 혈당을 관리해야 평생의 당뇨병 합병증 발생을 막을 수 있다며 병용요법에 무게를 실었다.

아울러 합의문에서는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새로운 심장·신장 연구 근거를 포함하며 약제 특징을 기반으로 한 개별화된 치료 접근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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