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겔러티 9월부터 급여 가능…아조비 11월부터 급여권 진입 전망
릴리∙일동, 트립탄 계열 경구제 ‘레이보우’ 비급여 판매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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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업저버 손형민 기자] 릴리의 앰갤러티(성분명 갈카네주맙)가 편두통 예방 목적으로 이달 초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편두통 급여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CGRP 계열 편두통 치료제는 효과는 증명됐지만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비급여 비용 60만원 상당을 오롯이 환자가 부담했다. 이번 급여로 환자 부담이 한층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독의 CGRP 표적치료제 아조비(프레마네주맙)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약가를 협의해 11월부터 급여권에 진입할 전망으로 알려진 가운데,  릴리와 일동이 공동판매하는 레이보우(라스미디탄)는 비급여 판매가 결정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앰갤러티∙아조비 등 편두통 주사 치료제, 급여권 진입

앰겔러티는 2019년 9월 성인 편두통 예방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Calcitonin gene-related peptide, CGRP) 억제제다.

CGRP는 뇌에서 편두통 증상을 유발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하는 분자로, 앰겔러티는 CGRP와 결합해 수용체와 결합을 차단하는 단일 클론 항체 약물이다.

해당 치료제는 편두통 예방뿐만 아니라 기존에 처방되고 있는 치료제 사용 시 급성 편두통으로도 완화되지 않았던 환자 등에 효과를 보이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앰겔러티는 EVOLVE-1, EVOLVE-2 임상을 통해 위약군 대비 33% 환자에서 편두통 빈도가 75%까지 감소했고, 20% 가량 환자에서 100%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이 같은 효과를 통해 엠갤러티는 국내에서 CGRP 억제제 중 가장 먼저 보험급여권에 진입하게 됐다. 비용은 29만5250원으로 환자 부담은 3분의 1로 줄었다.

다만, 대체약제 대비 비용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월 편두통 일수가 기저시점 대비 50% 이상 감소하지 않을 경우 투여 중단해야 한다. 최대 투여기간은 12개월이다.

아조비도 제9차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급여적정성이 있다고 결론났다.

이에 따라 11월부터 아조비도 급여권에 들어갈 전망으로 보여져, CGRP 치료제가 시장의 대세임을 입증했다. 

아조비 역시 글로벌 임상을 통해 월간 편두통 발생일수를 위약 대비 유의하게 감소시켜 일차 목표점을 충족했다.

한 신경과 전문의는 “보툴리눔톡신 등 타 치료제의 투여 방식의 불편함∙부작용 등을 고려했을 때 CGRP 치료제가 꼭 필요했지만, 급여권에 해당되지 않아 선뜻 권하기가 어려웠다”며 “급성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예방치료도 모두 중요한만큼 적절한 치료제를 적극 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릴리는 앰겔러티의 파트너로 SK케미칼, 한독은 종근당과 공동 판매할 계획으로 알려져 영업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달에 1펜씩 주사하는 앰겔러티와 3달에 3펜 주사하는 아조비의 장단점은 명확하다.

결막충혈, 눈물, 코막힘, 콧물, 땀 등의 자율신경증상을 동반하는 심한 두통이 집단적으로, 그리고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군발두통은 환자군에서는 아조비보다 앰겔러티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

다만, 엠갤러티 치료 실패 이후의 옵션 측면, 가격, 1달에 1번씩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점은 아조비에게도 강점이 될 수 있어 CGRP 주사제 시장 경쟁은 아조비의 급여권 진입 이후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레이보우 급여 안갯속…비급여 출시

한편 릴리와 일동제약이 공동판매하게 될 레이보우는 당분간 비급여 판매로 이뤄질 전망이다.

레이보우는 트립탄 계열 경구제로 뇌혈관의 세로토닌 수용체 및 삼차신경 말단에서의 C-GRP, Susbtance P 등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에 대한 길항체다.

기존 트립탄 계열 약제들은 기전 상 혈관을 수축시켜 심근경색, 뇌졸증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미충족 수요를 갖고 있었다.

다만 레이보우는 심혈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약제로 평가받고 있었던 상황. 레이보우 개발판매사 측은 기존 트립탄 계열 약제보다 높은 약가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이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였다.

릴리와 일동제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평가 금액 수용 이하시 급여적정성이 있다는 고시를 수용하지 않고 비급여 판매를 결정했다.

약평위는 트립탄 계열 약물 가중평균가의 90%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치료제들은 이미 올드드럭으로 분류되는 약물이라 전반적으로 약가가 낮은 편에 속한다. 대표적인 트립탄 계열 약제 GSK의 이미그란(수마트립탄)은 1정에 3600원이다.

이에 회사 측은 투자 대비 효율성(ROI) 측면에서 약가 설정이 유리하지 못하다고 판단한 모양새다. 다만, 이번에 승인받은 CGRP 약제들도 보험급여 하에도 환자부담금액이 높은 편에 속해 치료 옵션 다양화 측면에서 추후 재협상의 여지는 남아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CGRP 치료제도 국내에선 주사제만 허가 받은 상황이라 제형의 다양성, 가격, 환자의 치료옵션 확대 측면에서 레이보우는 꼭 필요한 약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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